시편 114편

성경
시편5권

믿음의 결단

시편 114편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려면 반드시 그에 따르는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게 마련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결심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실외 운동을 하자니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봄에는 황사가 날리고 가을에는 햇살이 따갑습니다. 그렇다고 실내 운동을 하자니 공기가 탁하고 답답합니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건강관리는 물 건너가게 됩니다. 진정 건강을 챙기려면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실천해야 합니다.

경제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벌어 가족을 건사하려면 일터에 나가야 하고,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의 삶이란 가만히 앉아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주님이 원하시는 일, 맡기신 사명을 믿음으로 감당해야 비로소 하나님과의 교제가 일어납니다. 이것저것 따지며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반문합니다. "성경에 하나님께서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으셨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을 오해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 시편 114편에는 출애굽 사건이 담겨 있습니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웅장해지는 이 장엄한 대서사시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모든 놀라운 역사의 출발점은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결단이었습니다.

떠남의 결단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오며 야곱의 집안이 언어가 다른 민족에게서 나올 때에" (시 114:1)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오려고 결심했기 때문에 출애굽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이 짐을 싸서 걸어 나왔기 때문에 역사가 움직인 것입니다. 처음에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사명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을 찾아갔을 때, 그들은 모세를 믿지 않았습니다. 비록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 그들이 종살이한 세월이 430년에 이르렀고, 그동안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구원을 간구했지만, 막상 하나님이 보내신 지도자가 나타났을 때는 의심부터 앞섰습니다. 이 사람을 정말 믿어도 되는지, 함께 출애굽을 시작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가 바로와 애굽 백성들에게 열 가지 재앙을 하나하나 행하면서, 백성들은 점차 모세와 하나님을 신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열 가지 재앙이 끝난 후에도 또 다른 심각한 고민과 장벽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과 모세를 신뢰하는 것과 실제로 애굽을 떠나 홍해를 건너고 광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애굽은 430년 동안 종살이하던 땅이었지만, 그래도 예측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노예로 살았어도 일하기만 하면 먹거리가 생겼고, 잘하면 하루 종일 매 맞지 않고 지나가는 날도 있었습니다. 힘들고 고단했지만 저녁에 돌아와 피곤한 몸을 누일 공간은 있었습니다. 반면 모세를 따라 나서는 광야는 모든 것이 불확실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먹고 살 길은 있는지, 과연 가나안 땅에 도착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를 따라,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애굽을 떠났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결단이었습니다. 이 결단이 있은 후에야 그다음 역사가 펼쳐졌습니다. 애굽을 떠나는 결단 없이 어떻게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겠습니까?

책임지시는 하나님

"유다는 여호와의 성소가 되고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도다" (시 114:2)

유다가 여호와의 성소가 되었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성막 안에 성소와 지성소가 있는데, 성소는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거룩한 장소입니다. 유다가 여호와의 성소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지키시고 가장 사랑하시는 존재로 삼으셨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영토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친히 책임지고 보호하신다는 선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했기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아끼시며 사랑하시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책임지신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리가 믿음의 삶을 시작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를 책임지십니다.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사는 것은 예측 가능하고 평범한 일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길은 평범하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습니다. 늘 위로부터 주시는 은혜에 의지해야 하고, 먹고 사는 문제조차 하늘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믿음의 길을 시작하고 결단한 자들을 반드시 책임지십니다.

다윗을 생각해 보십시오. 다윗이 역사의 전면으로 등장한 것은 골리앗과의 전투였습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서지 않았다면, 그는 하나님과 함께 그토록 길고 긴 여정을 동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회는 그 전쟁터에 있던 사울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있었지만, 그 기회를 붙잡은 것은 오직 다윗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기회를 붙잡은 자, 믿음으로 나선 자를 책임져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신앙생활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 기회를 꼭 붙잡고 애굽을 떠나듯 믿음의 발걸음을 옮기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 인생이 하나님의 성소가 되고, 하나님께서 책임지시는 영토가 될 줄로 믿습니다.

기적의 경험

"바다가 보고 도망하며 요단은 물러갔으니" (시 114:3)

여기서 바다는 홍해 바다입니다. 홍해가 갈라지고 요단강이 멈추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을 시작할 때 첫 번째 만난 난관이 홍해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홍해를 가르시고 백성들을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셨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첫 관문에서 만난 가장 큰 장애물은 요단강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요단강을 멈춰 세우시고 백성들이 그 강을 건너게 하셨습니다.

출애굽했기 때문에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광야를 온전히 걸어갔기 때문에 요단강이 멈추는 놀라운 역사를 체험한 것입니다.

"그가 반석을 쳐서 못물이 되게 하시며 차돌로 샘물이 되게 하셨도다" (시 114:8)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마름을 호소할 때 반석에서 물을 내신 사건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출애굽하지 않았다면 반석에서 물이 터져 나오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었겠습니까? 떠났기 때문에, 걸어갔기 때문에 이 놀라운 기적들을 경험한 것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수십 년의 신앙 여정을 되돌아보십시오. 믿음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냥 살았으면 알 수 없었을 크고 놀라운 비밀한 일들을 순간순간 경험하고 만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적 같은 선물이요 놀라운 역사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그들을 부르시며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확실한 생계 수단이었던 배를 버렸고, 그물도 버렸으며, 가족까지 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책임지지 않으셨습니까? 그들의 영혼과 삶을 책임지시고, 굶주리게 하지 않으시며, 수치당하게 하지 않으시고, 마침내 이스라엘 가운데 선택받은 자들로,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로 세우셨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믿음의 결단으로 애굽을 떠나야 합니다. 확실하고 예측 가능한 세상의 삶을 떠나 불확실한 믿음의 길로 발을 옮기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 결단 없이는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도, 요단강이 멈추는 역사도 경험할 수 없습니다.

둘째는 하나님께서 믿음의 길을 걷는 자를 책임지십니다.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성소가 되고 그분의 영토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믿음의 발걸음을 옮기면,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친히 책임져 주십니다.

셋째는 광야 길 가운데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믿음의 여정에서 순간순간 의심이 들고 낙심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애굽을 떠났기에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하시고 끝까지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이 은혜의 하나님과 함께 아름다운 믿음의 여정을 끝까지 걸어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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