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1편

성경
시편2권

한결같은 믿음

시편 71편

우리는 삶의 여정 가운데 참으로 고귀한 인격을 지닌 사람, 인간적으로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은혜로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인격을 지닌 분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깊은 기대감이 마음속에 싹트게 됩니다. 그 기대 중에서 가장 간절한 것은 그분이 영원히 변함없기를, 그 고결한 인품과 따스한 온기가 세월 속에서도 한결같기를 소망하는 마음입니다. 다음 만남에서도 여전히 그 선한 마음을 간직하고 계시기를, 그분으로 말미암아 또다시 감화를 받고 영혼의 행복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리의 기대와 소망대로 한결같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의 길을 걷기도 하고, 때로는 타락의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참으로 아름다운 인격을 지녔던 분이었는데, 교만이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죄가 은밀히 스며들어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나보면 적지 않은 실망감을 맛보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끊임없이 인간관계라는 그물망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결같기를 소망하는 대상이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마찬가지로 당신의 백성들,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그 사랑이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영원히 한결같이 지속되다가, 그 거룩한 삶을 끝까지 견지하며 주님의 나라에 이르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계십니다.

첫사랑의 회복

예수님께서 사도 요한에게 허락하신 계시의 말씀, 요한계시록을 살펴보면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주시는 책망과 칭찬의 말씀이 교차하며 나타납니다. 그중 첫 번째 교회인 에베소 교회를 책망하실 때, 주님께서는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깊이 성찰하라"고 말씀하시며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고 권면하셨습니다. 이는 곧 에베소 교회가 그 뜨거웠던 첫사랑에서 떨어졌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과연 어떠한 교회였습니까? 사도 바울이 그토록 가기를 열망하여 제3차 선교여행 때 에베소에 들어가 두란노 서원을 세우고 3년 동안 눈물로 목회했던 그곳이 아닙니까? 바울이 그곳에서 사역할 때 놀라운 기적과 권능의 역사가 일어났고, 그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체험하였으며, 소아시아를 오가는 모든 사람들 중에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을 듣지 못한 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에베소는 복음의 불길이 뜨겁게 타오르던 교회였습니다. 신앙의 기초가 견고히 세워졌던 교회요, 두란노 서원에는 생명의 말씀이 풍성하게 흘러넘쳤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교회가 첫사랑을 잃어버렸습니다. 한결같지 못했다는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어릴 때부터의 신뢰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말씀에는 한 성도의 깊은 신앙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성도는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을 품고 있는데, 그것은 영원토록 나이가 들어 백발이 성성해지고 노년에 이를 때까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자신의 믿음이 하나님 앞에서 변함없이 한결같고 꾸준히 지속되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주 여호와여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내가 어릴 때부터 신뢰한 이시라" (시 71:5)

그는 어릴 때부터 주님을 신뢰하였습니다. 주님은 그의 소망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가 어릴 때부터 주님을 신뢰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구체적으로 그가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을 자신의 소망이라고 고백한 것일까요?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를 의지하였으며 나의 어머니의 배에서부터 주께서 나를 택하셨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시 71:6)

그가 어릴 때부터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은 자신의 소망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어머니의 모태에서부터,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라고 고백합니다. 물론 그가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주님을 신뢰했다고 고백하는 것은 그의 신앙적 표현입니다.

모태신앙을 가진 사람들, 바울도 그러하였고 디모데도 그러하였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거듭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결국 그가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신앙의 인격과 신앙의 훈련을 받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영접하며 신앙을 고백하는 결정적 계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었습니다. 베냐민 지파의 순수한 혈통이었습니다. 디아스포라 유대인으로 태어날 때부터 그의 가정은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경건한 믿음의 가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유대인의 피를 받아 태어났을지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결정적 순간은 다메섹 도상에서였습니다. 그는 바로 그 영광스러운 순간부터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였고 하나님을 유일한 소망으로 붙들었으며, 그 소망과 신뢰는 그가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단 한 순간도 흔들림 없이 변함없이 지속되었습니다. 분명한 계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디모데에게도 그러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유니게였고, 외할머니는 로이스였습니다. 아름다운 믿음을 물려받은 믿음의 가문에서 그는 태어나 신앙 속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그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결정적 계기는 자기가 거하던 지역에 사도 바울이 선교여행차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그는 바울을 따라나섰고, 바울과 평생을 동행하며 바울의 신앙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바울을 통해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그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 되신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태중에서부터 하나님을 영접하고 만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성장하면서 일정한 계기를 통해, 그 거룩한 순간을 통하여 비로소 새롭게 하나님 앞에 서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고, 앞선 세대의 역할이며, 신앙 공동체의 역할입니다. 믿음을 심어주고 영적 환경을 조성해 주며, 그 은혜로운 환경 안에서 신앙생활을 온전히 잘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것, 그래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고 만나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시인은 자신이 태중에서 신앙의 분위기 속에 있었지만, 그러나 거듭난 것은 분명한 계기가 있었고 바로 그때부터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감사의 입술

그렇다면 이 시인의 현재 신앙은 어떠합니까?

"주를 찬송함과 주께 영광 돌림이 종일토록 내 입에 가득하리이다" (시 71:8)

찬송과 영광이 항상 그의 입에 충만하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의 신앙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지표가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에서 현재의 영적 상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입술에 찬양이 있는가, 감사가 흘러나오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입술에 감사와 찬양이 부재하고 원망과 불평만 가득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금 신앙생활을 올바르게 하고 있지 못하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지금 내 신앙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건강한 믿음인가, 아니면 병들어 쇠약해져 가고 있는가 하는 것은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언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내 입술의 고백이 항상 주께서 기뻐하시는 감사와 찬양으로 가득하다면, 우리는 믿음의 생활을 건강하게 잘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항상 불평과 불만으로 점철되어 있고, 주변 사람들을 탓하며 공동체를 원망하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입술이라면, 그렇다면 내 신앙은 심각하게 병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원망과 불평은 무서운 전염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여정을 살펴보십시오. 그들이 광야에서 가장 빈번하게 행했던 것이 바로 원망과 불평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럭저럭 견디어 낼 만한 상황인데도, 소수의 사람들이 선동하고 원망하며 불평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삽시간에 공동체 전체로 번져나갑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지도자들일수록 더욱 감사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하며 원망과 불평을 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건강한 비판과 불평의 원망은 그 본질과 뿌리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시인은 지금까지 믿음의 생활을 온전히 잘 지켜왔습니다. 그의 믿음 생활의 현주소는 주님을 찬양함과 주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자신의 입술을 한번 깊이 성찰해 보십시오. 어쩌면 우리가 내뱉는 말을 자신의 귀로 듣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감사의 사람인지 원망의 사람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용기 내어 한번 물어보십시오. "나는 원망의 사람입니까, 아니면 감사의 사람입니까?"

우리가 하나님 앞에 항상 감사의 입술로 고백하고, 찬양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입을 통하여 끊임없이 흘러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우리와 친밀히 동행하시고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주께서 기뻐하시는 찬양과 영광을 우리에게 풍성히 허락하실 줄로 믿습니다.

영원한 소망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 (시 71:9)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버리시거나 먼저 떠나시는 법이 결코 없는데, 시인이 이처럼 간절하게 기도하는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는 어머니의 모태신앙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거룩한 계기를 통해서 하나님을 유일한 소망으로 붙들고 온전히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신앙 안에서 성장해 오다가 지금 그의 입술에는 신앙 고백과 찬양과 감사가 충만합니다.

그런데 그가 가장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이 믿음이 늙을 때까지,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지속되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내가 노년에 이를 때까지 지금 이 믿음을 간직하고 한결같게 해달라고,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살다가 혹시라도 내가 주님을 부인하지 않을까, 그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 제가 늙을 때까지 이 믿음이 변치 않게 지켜주십시오"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기도 제목입니다. 우리의 믿음에 큰 진폭의 오르내림이 없도록, 우리가 아버지 하나님 앞에 항상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사람의 신앙이 완전히 한결같을 수는 없고 어느 정도의 오르내림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 진폭이 지나치게 크지 않기를, 하나님 앞에서 언제나 한결같은 믿음을 유지하기를 그렇게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 나의 가족들, 자녀들이 그 온전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좋을 때는 한없이 고조되다가 믿음이 흔들릴 때는 한없이 곤두박질친다면, 그것은 결코 정상적이고 건강한 신앙생활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노년에 이를 때까지 그 소망과 그 믿음이 한결같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린 아기 예수님께서 성전에 처음 오셨을 때, 그때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아본 두 분의 경건한 노인이 계셨습니다. 시므온과 안나 선지자였습니다. 두 분 모두 연로한 나이였습니다. 특별히 안나 선지자는 결혼하여 7년 동안 남편과 함께 살다가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성전에 거처한 지가 무려 84년이나 되었습니다. 대략 23세에 결혼하였다고 가정하면 30세에 과부가 되어 5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성전에서 한결같이 머무른 것입니다.

성전에서 섬기며 그곳에서 필요한 일들을 감당하고, 변함없이 한결같았습니다. 한결같이 노년에 이를 때까지 그 거룩한 자리에서 믿음 생활을 견고히 지키며 하나님께 크게 영광을 돌리고 깊은 감사를 드리는 삶을 살았더니, 마침내 메시아 되신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아보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한결같으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광을 반드시 허락하십니다.

"나는 항상 소망을 품고 주를 더욱더욱 찬송하리이다" (시 71:14)

시인의 소망이 무엇이겠습니까? 한결같이 노년에 이르러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이 믿음과 감사의 생활을 온전히 지켜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망은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의 소망이 지나치게 일차원적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물질, 건강, 자녀, 의식주의 문제 등, 이러한 것들이 우리 소망의 전부로 굳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더하여 풍성히 부어주실 줄로 믿습니다.

우리의 소망이 한결같이 노년에 이르러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주님을 찬양하고 경외하는, 참으로 아름답고 고귀하며 영원한 가치를 지닌 소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귀중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한결같은 신앙의 여정을 끝까지 이어가야 합니다. 시인의 과거는 어머니의 모태였고, 그는 어떠한 거룩한 계기를 통하여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하나님을 유일한 소망으로 붙들게 되었습니다. 그의 현재는 주님을 찬송하고 주께 영광을 돌리는 감사의 입술로 충만하였습니다. 그의 미래는 노년에 이르러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주님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것이었고, 이것이야말로 그의 가장 간절한 소망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둘째는 감사와 찬양이 끊임없이 넘치는 입술이 중요합니다. 우리 입술에서 원망이 완전히 그치고 사람을 향한 원망, 사회를 향한 원망, 부모를 향한 원망이 그치며 오직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영광만이 우리 입술에서 생명처럼 살아나야 합니다.

셋째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굳건히 붙잡아야 합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믿음의 생활을 성실하고 온전하게 잘 감당하면 주께서 은혜로 도우시며, 우리와 매순간 친밀히 동행하시고, 거룩한 소망이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인도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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