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편

성경
시편1권

가능성의 현실화

시편 8편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합니다. 놀랍도록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저미게 애틋한 이 이야기는, 비록 동화처럼 들리지만 역사적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평강공주가 온달을 고구려 최고의 장수로 만든 비결입니다.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던 한 사내를, 어떻게 왕국의 가장 뛰어난 장수로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요?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강공주가 한 일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온달의 자존감을 극대화해주고, 그 안에 잠들어 있던 가능성을 깨워 현실로 만든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꽃피워야 할지 몰라 그냥 묻어두고 있었습니다. 평강공주는 그 귀한 가능성을 현실로 이끌어주었고, 가능성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던 낮은 자존감 - "나는 할 수 없다"는 움츠러든 마음 - 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격려하고 다독이며 힘을 북돋아 준 것,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교육을 무언가를 집어넣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교육의 전달자가 배우는 이에게 지식을 전해주고 가르치며 주입하는 것을 교육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래적 의미에서의 교육은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실제적 현실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교육입니다. 독일어로 교육을 뜻하는 '에어찌웅(Erziehung)'이라는 단어가 원래 '끌어올리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참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가능성이 현실로 꽃피우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사람 앞에서는 늘 책망당하고 불편해집니다.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이유 없이 주눅이 들고, 평소 잘할 수 있던 것도 손이 떨리며 생각이 나지 않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합니다. 그런 사람은 결코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사람도 존재합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지고, 별로 잘하지 못했던 것도 자신감이 생기며,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샘솟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온해집니다. 그런 사람은 자꾸 만나고 싶고 보고 싶으며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집니다. 바로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자입니다.

연약함을 통한 권능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시 8:1)

다윗의 어조를 살펴보면 영광과 감사로 충만해 있습니다. 아무런 서론도 없이 곧바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분의 영광을 높이 들어 올립니다. 본래 마음속에 찬양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넘실거리면, 앞뒤 가리지 않고 그저 감사하다는 말부터 터져 나오지 않습니까? 시라는 문학 장르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쏟아내는 것이기에, 사실 기승전결이라는 논리적 구조보다 감정의 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우선 감사부터 표현하는 것입니다. 결과가 감사이고 결론이 감사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찬양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시 8:2)

어린아이들과 젖먹이들은 어떤 존재들입니까? 지극히 연약한 자들입니다. 너무나도 약하고 부족한 자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로 이런 자들을 통해서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셨습니다. 어린아이들과 젖먹이들은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들입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존재가 될지 사실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연약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자라서 이 세상을 건져내고 살릴 위대한 하나님의 종이 될지, 혹은 잘못 자라 이 세상의 온갖 악한 일을 자행할 악인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바로 이 어린아이들과 젖먹이들 같은 연약한 자를 들어서 원수들과 보복자를 잠잠하게 하십니다. 다윗이 바로 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윗 자신에 대한 깊은 감정이입입니다. 어린아이와 젖먹이들, 그것은 바로 다윗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습니까? 그 누구도 그를 뛰어난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이새조차도 그를 찾지 않았고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들판에서 양을 치며 목동으로 살다가 한평생을 마칠 운명이라고, 그는 그렇게 여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집에 사무엘 선지자가 찾아왔습니다. 기름 부을 자를 찾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그의 형들이 모두 하나님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집에 또 아들이 있느냐? 데려오라." 그렇게 불려온 이가 바로 다윗이 아니었습니까? 사람들의 눈에는 어린아이와 젖먹이처럼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였지만, 하나님은 그 안에 감추어진 가능성을 보시고 그를 일으켜 세워 주셨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향해 맹렬히 돌진할 때, 이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과 다윗 외에는 그 누구도 이 대결에서 다윗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승리자는 다윗이었습니다. 어린아이와 젖먹이를 통해서 원수와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목동 다윗을 들어 올려 사울 왕을 넘어서게 하시고,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이런 분이 바로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다윗이 이 하나님을 그저 찬양하고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하나님은 애초부터 강한 자, 힘센 자, 능력 있는 자를 찾아 쓰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 손에 사로잡힌 자가 강한 자가 되고, 하나님 손에서 쓰임받는 자가 능력 있는 자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시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손에 사로잡힌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순종보다 더 나은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 말씀을 따라가려고 우리의 눈을 크게 뜨며, 하나님 말씀 가운데 머물러 살려고, 하나님 마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려고 애쓰고 분투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들어 귀하게 사용하십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은 가장 정의롭고 가장 공정하신 분이십니다. 세상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세상에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소위 집안 좋은 사람들, 혈통 좋은 사람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 없다고, 권력이 없다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지 못했다고 한탄하며 살아갑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은 공정하시고 정의로우시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 손에 사로잡히기만 하면, 순종하는 자가 되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시기만 하면, 우리는 비록 어린아이와 젖먹이 같은 연약한 자이지만 원수와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할 수 있습니다.

창조주의 돌보심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시 8:3-4)

다윗이 자기 인생을 이렇게 사용하여 주신 하나님에 대해 깊이 묵상하다 보니, 이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셨습니다. 이 하나님은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지금도 다스리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대하신 하나님, 전능하신 창조주께서 나 같은 미약한 자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이신다는 사실이 황송하기 그지없습니다. 너무나도 놀랍고 감사가 샘물처럼 솟아나 넘칩니다.

사실 이것은 하나님을 진정으로 묵상하기만 하면 누구나 다 이런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내가 무엇이기에 내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신다는 말입니까? 온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나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나를 친히 인도하시고 이끄시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의 눈동자같이 나를 세심히 살피고 계십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이것만 깨달으면 황송함에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다윗이 지금 바로 이런 심정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형상의 존귀함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시 8:5-6)

다윗은 인간의 본질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인간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한 존재라고 묘사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정확한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동물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보다는 낮은 위치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덧입은 존재입니다.

하나님과 닮았지만 하나님과 동일하지는 않은 존재입니다. 우리는 유한한 피조물로 지음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는 분명히 질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형상을 주신 이유는, 하나님의 이 아름다운 피조 세계를 다스리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받은 존재로서 온 세상 만물을 다스리는 위대하고 탁월하며 특별한 존재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안에 내재된 가능성입니다.

그런데 사탄은 끊임없이 우리를 참소하고 비하합니다. "너 같은 존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속삭입니다. "너같이 부족하고 무지한 사람이 무슨 일을 이루겠느냐"고 조롱합니다. 끊임없이 우리가 실수한 것, 실패한 것, 잘못한 것, 죄 지은 것만을 부각시킵니다. 그렇게 해서 가능성이 현실로 꽃피우지 못하도록 우리를 옭아매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사탄이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때로 우리 자신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 자신을 가혹하게 자책합니다. 또한 우리 자식들, 우리 자녀들을 심하게 책망합니다. 부모의 입에서 자녀들을 향하여 쏟아지는 말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시험에 떨어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는데, 그 한 번의 실수로 존재 전체를 부정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존재도, 그 누구에게도 그런 손가락질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으며, 손가락질 받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우리에게 허락해 주셨고, 부모 된 사람에게 보여주셨으며, 우리 자신도 그렇게 살아가야 할 책임과 사명이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자존감을 한껏 높여주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이런 하나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우리도 이 하나님을 배우고 닮아가서, 우리 자녀들과 어린 생명들 속에서 그들 안에 감추어진 하나님이 주신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끌어 세울 수 있는 성숙한 어른들이 되어야 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연약한 자를 들어 쓰신다는 진리를 믿고 순종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와 젖먹이 같았던 다윗을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는 위대한 장군으로, 위대한 하나님의 종으로,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부족하고 연약하여 아버지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들판의 목동 다윗이었지만, 하나님은 그의 가능성을 이끌어내셨습니다. 그에게는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좋은 집안 배경도 없었지만, 하나님은 오직 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순종하는 것, 그 한 가지만을 보셨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손에 사로잡힌 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만을 굳게 붙들고 의지하며, 주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둘째는 우리 자녀들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끌어내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이 다윗과 같은 하나님의 귀한 종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그들을 책망할 때도 하나님의 마음으로 책망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이 사탄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들 가운데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묶어두는 어리석은 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자녀들을 통해서 놀라운 일을 행하기를 원하시는데, 우리가 오히려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입술을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고 우리의 영적인 눈을 활짝 열어주시기를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셋째는 가능성이 현실이 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가능성이 현실로 꽃피는 아름다운 꿈을 꾸어야 합니다. 그 놀라운 현실을 우리 눈으로 목격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손에 사로잡힌 복되고 행복하며 가슴 벅차게 뛰는 하루를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나 같은 미약한 자를 늘 생각하시고 친히 돌보시는 그 놀라운 은혜를 날마다 깊이 경험하며,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을 부여받은 존귀한 존재로서 이 땅을 다스리는 신실한 청지기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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