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0편

성경
시편4권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시편

시편 90편

어떤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과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사람이 남긴 말이나 글은 그 자체로 깊은 힘과 영향력을 지닙니다. 위대한 문학가들인 괴테나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같은 이들이 남긴 문학작품들은 그 시대만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언제 읽어도 재미있고 교훈이 되며, 인생의 많은 문제들을 풀어주고 깨닫게 하는 위대한 문학작품입니다. 이런 문학가들은 글로만 자신의 생각을 남긴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짧은 말로, 때로는 편지글로, 때로는 연설로 자신의 사상을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과 글이 지금도 짧은 명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을 많이 만납니다. 족장들 가운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그리고 야곱의 아들로서 애굽에서 총리가 되었던 요셉까지, 출애굽의 영웅이었던 모세와 여호수아,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달했던 많은 선지자들, 예수님의 제자들, 복음의 세계화에 힘썼던 사도 바울과 함께했던 일행들의 행적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삶을 통해서도 우리는 은혜받고 도전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글을 통해서도, 그들의 짧은 말들을 통해서도 우리는 큰 감동과 은혜를 받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모세는 유대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가장 사랑하는 율법의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모세오경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기록했던 사람인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430년 종살이를 끝내고 애굽에서 출애굽시켰던 출애굽의 지도자가 바로 모세입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서 많은 일들을 행하셨는데, 그 일들을 기억하고 유대인들은 모세를 가장 사랑했던 선지자요, 그들의 지도자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그런데 이 모세의 기도가 시편이 되어서 지금 우리 앞에 있습니다. 모세의 기도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구전되어 계속 내려오다가 어느 날 기록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기록물은 계속해서 전승되다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포로기 이후까지 내려옵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찬양시인 시편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모세의 기도는 시편에 편입됩니다.

그런데 후대의 편집자들이 모세의 기도를 기록하면서 그 앞에 적어놓은 표제어가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그냥 '모세의 기도'라고 적어두지 않고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고 기록해두었습니다. 후대의 사람들, 이스라엘 백성들의 후손들이 볼 때 모세는 곧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란 어떤 의미이겠습니까? 하나님께 속한 사람,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 하나님께 자신의 인생 전부를 드린 사람 등등으로 풀어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모세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겠습니까? 모세의 일생을 생각해보면 그의 일생은 갈수록 하나님 앞에 쓰임받는 인생이었습니다. 하나님 입장에서 볼 때 갈수록 좋아지는 인생이었습니다. 모세의 초기 40년은 어떠했습니까? 그는 애굽에서 왕자로 살았습니다. 비록 공주가 데려온 양자였지만 엄연한 왕위 계승 서열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려서부터 애굽의 왕이 될 수 있는 많은 훈련을 받고 애굽의 지식을 습득했던 초기 40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중기 40년은 어떠했습니까? 애굽의 왕좌에서 실각합니다. 그는 애굽 사람을 때려 죽인 죄로 도망가게 됩니다. 도망자가 되었습니다. 광야로 와서 십보라와 결혼하고 그의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는 자로 40년을 보냈습니다. 사람들이 볼 때는 도망자였고 실패한 인생이었습니다.

그 후에 마지막 40년은 어떠했습니까? 그때는 하나님을 만난 이후로 팔십이 넘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고 그들을 이끄는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40년을 살았습니다. 사람들이 볼 때는 갈수록 내리막길의 인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애굽의 왕 파라오가 될 뻔했는데 거기에서 미끄러져서 도망자가 되고, 노예들을 이끌고 가는 거지의 대장이 된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입장에서 볼 때 그의 인생은 갈수록 오르막길의 인생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만났고 하나님의 은혜로 민족의 지도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갈수록 빛나는 인생이었고, 갈수록 좋아지는 인생이었고, 날이 갈수록 하나님과 깊이 소통하는 인생이었습니다.

모름지기 믿음의 사람들의 삶이 이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처음에는 뜨겁게 신앙생활을 하는데 어떤 계기를 만나서 신앙이 식어져 버립니다. 사람에게 실망할 수도 있고, 내 인생이 답답할 수도 있고, 내가 원했던 것을 하나님을 통해서 이루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신앙이 식어지고 하나님을 떠나고 세상에 사로잡혀 살다가 내 인생은 갈수록 내리막길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볼 때는 너의 인생은 갈수록 성공하는 인생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돈도 많이 벌고 사람답게 살고 주변에 많은 사람들도 생깁니다.

그런데 하나님 입장에서 내 인생을 한번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정말 우리 인생이 갈수록 좋아지는 인생인지, 내가 애굽의 왕자의 삶을 살고 있는지, 도망자의 삶을 살고 있는지, 하나님의 사람의 삶을 살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모세의 인생은 하나님의 사람의 인생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 표제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라고 기록한 것이 후대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모세가 이 시편을 지으면서 자기 손으로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고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시편의 편집자가 모세를 어떻게 정의할까 고민하고 기도하고 생각하다가 모세는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단정해서 기록한 것입니다. 얼마나 영광된 기록입니까?

사실 우리가 우리 인생을 정의할 때는 팔이 안으로 굽기 마련입니다. 나름대로 잘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녀들이,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나와 함께 호흡하고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내 인생을 평가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성도는 교회 중심으로 삽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잘 압니다. 성도들의 눈에 보이는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나와 함께 한 부서에서 봉사하고 같은 교회에서 수십 년을 지낸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하나님의 사람입니까? 물질의 사람입니까? 나는 세상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뜻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입니까? 후대의 기록이,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나에 대한 평가가 나를 진짜 나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인물이었습니다.

인생의 유한성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순간 같을 뿐임이니이다" (시 90:3-4)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가 이렇게 고백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고백입니다. 그가 애굽 왕자의 삶을 지속적으로 죽을 때까지 살았다면 이렇게 고백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애굽 왕자로 살면서 수많은 피라미드를 보았고 많은 파라오의 죽음을 보았을 것입니다.

애굽의 파라오가 죽으면 어떻게 합니까? 미라를 만들지 않습니까? 미라를 피라미드에 매장합니다. 그런데 영생불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죽지 않는다고, 죽으면 신이 되어서 우리를 다스리고 우리를 지켜준다고 사람들에게 그렇게 거짓말합니다. 그런데 모세는 하나님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리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티끌로 돌아가게 된다고 고백합니다. 아무리 파라오라 할지라도, 세속권력을 다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티끌로 돌아가는 인생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서본 사람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도망자가 되어서 피난 가 있던 그의 시절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부귀영화도 시간이 지나면 떠나가고 인생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떠나갑니다. 우리 인생은 티끌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이 위대한 인생의 교훈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손바닥만 한 작은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면 그것 때문에 교만하거나 우쭐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세처럼 고통과 어려움의 광야 시절을 보내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 때문에 낙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티끌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 설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 언제나 오늘 하루하루를 믿음으로 잘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 90:10)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백이십까지 살았습니다. 모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자기의 인생과 대비해보면 모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팔십이라고 단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팔십 언저리에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에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플러스 알파의 인생, 덤으로 사는 인생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기 이전의 인생,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인데 그 인생이야말로 참으로 흙으로 살아갔던 인생, 의미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애굽 왕자로 살았어도 그렇게 죽어버리면 하나님 나라와 상관없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난 이후에 40년의 인생은 그에게는 가장 빛나고 복되고 아름다운 의미 있는 인생이었습니다. 우리의 인생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면 무엇 하겠습니까? 그렇게 살아도 하나님 없이 살면 죽어서 영원한 생명과 상관없는 인생인데, 그 자체가 의미 없는 인생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나에게 있어서 80년은 강건한 80년은 그다지 의미 없는 인생이었다고, 신속히 가고 날아가버린 인생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과 함께하는 그 이후의 40년의 인생이야말로 나에게는 은혜의 시간이요 복된 인생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몇 년 동안이나 의미 있었습니까? 하나님을 만나기 이전에 우리의 인생이 아무리 빛나고 찬란했다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기록할 만한 가치가 없는 아무것도 아닌 인생입니다. 출애굽기 어디에 모세의 애굽 왕자 40년을 기록한 단 한 줄이라도 있었습니까? 출애굽기 어디에 모세의 빛나는 애굽 왕자 시절에 그의 생활상을 기록한 것이 있습니까? 성경의 기록은 나머지 40년의 인생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의미 있기 때문입니다.

은총의 삶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우리에게 견고하게 하소서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 (시 90:17)

나머지 40년,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세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총이었습니다. 이전의 80년의 인생은 은총이 별로 필요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자기 힘으로 살아갔던 인생입니다. 그랬기에 실패가 더 크게 다가오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머지 40년의 인생은 덤으로 살고 하나님 만난 이후에 은혜의 인생이기 때문에 은총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있어야 자신의 삶이 견고해질 거라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만난 이후에 은혜로 사는 인생들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은총,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인생에게 임해서 우리의 인생이 견고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해야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과 우리 가족들, 나와 함께 수십 년 신앙생활 했던 우리 신앙의 동료들이 내가 세상 떠나고 난 이후에 나를 추억하고 기억할 때 '저분은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라는 이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물질의 사람이 되지 않고, 분노의 사람이 되지 않고, 남을 헐뜯는 원망과 불평의 사람이 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 사로잡힌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입니다. 하나님 만나기 전에 팔십 년의 인생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님 만나고 난 이후에 40년의 인생을 하나님이 모세의 인생으로 인정하시고 기록해 두셨던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 만나고의 우리 인생이 덤으로 사는 복된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그 인생에 은총이 필요하오니 우리에게 은총을 내려 주셔서 우리의 삶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우리 하루가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인생임을 고백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 앞에 한 줄 쓸 수 있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제대로 살아서 의미 있고 복되고 가치 있는 인생,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되는 인생, 이 하루가 되어야 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갈수록 하나님 앞에 쓰임받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모세의 일생은 세상 사람들이 볼 때 갈수록 내리막길이었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갈수록 오르막길의 인생이었습니다. 애굽의 왕자에서 도망자로, 도망자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그의 삶은 점점 더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삶이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처음에만 뜨겁고 점점 식어가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더 깊어지고 견고해지는 삶이어야 합니다. 하나님 입장에서 내 인생이 갈수록 좋아지는 인생인지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둘째는 인생의 유한성을 깨닫고 겸손히 살아야 합니다. 모세는 권력의 정점에 서보았지만 사람은 결국 티끌로 돌아간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부귀영화도 시간이 지나면 떠나가고,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지나갑니다. 이 진리를 아는 사람은 작은 성공에 교만해지지 않고, 작은 실패에 낙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 설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 오늘 하루하루를 믿음으로 잘 살아가야 합니다.

셋째는 하나님을 만난 이후의 삶에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모세는 칠십, 팔십의 인생은 의미 없고 하나님을 만난 이후의 40년만이 참된 인생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그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만난 이후의 삶을 은혜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임해야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이 견고해집니다. 매일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며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정받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후대의 사람들이 모세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기록했듯이, 우리를 아는 사람들이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기억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물질의 사람도 아니요, 분노의 사람도 아니요, 원망의 사람도 아닌, 오직 하나님께 사로잡힌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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