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짖음과 읊조림
시편 119편 145-152절
인생에 주어지는 여러 가지 과제들, 또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해결하는 방식들이 각양각색입니다. 몸이 불편한 어떤 사람들은 격렬하게 운동을 해서 해소하고, 어떤 분은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서 몸을 개운하게 하는 분들도 있으며, 어떤 분들은 산책을 해서 기분 전환을 합니다. 불편할 때 해소하는 방식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음악에 집중하는가 하면, 어떤 분은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으면서 기분을 해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방식이지만 크게 나누어 보면 어떤 분은 격렬하게, 또 어떤 분은 조용하게 해소합니다. 이 문제를 잊어버릴 만큼 격렬하게 문제 해소에 나서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이 문제를 오히려 내면으로 가져와서 해소하고 삭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 영혼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때는 어떻게 문제를 해소해 가십니까? 하나님께서 분명히 나와 함께하심을 알고 있음에도 내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시지 않는 것 같을 때, 그리고 내 영혼의 깊은 밤을 보내고 있을 때, 그때 이 영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십니까?
오늘 본문 말씀이 우리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시편 119편은 22개의 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오늘 우리는 19번째 연을 살펴봅니다. 히브리어 알파벳 22글자 중에 열아홉 번째 글자 '코프(ק)'로 시작하는 8절입니다.
전심으로 부르짖음
"여호와여 내가 전심으로 부르짖었사오니 내게 응답하소서 내가 주의 교훈들을 지키리이다" (시 119:145)
시인의 상황은 아주 간절합니다. 두 가지 단어가 등장하는데 '부르짖다'와 '전심'입니다. 부르짖는 것은 큰 소리로 하나님을 향하여 외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큰 소리로 외칠 만큼 상황이 절박합니다. 나뉘어지지 않는 마음, 곧 전심으로 외치고 부르짖으며 하나님을 향하여 큰 소리를 내야 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만큼 그의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이것을 한 번만 말하는 것이 아니고 거듭해서 두 번 이야기합니다. 146절에서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라고 또 부르짖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를 구원해 달라고 말합니다. 지금 어딘가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를 좀 건져주십시오 하고 큰 소리로 외치고 또 외칩니다.
그런데 시인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부르짖는다고 들으시고 작은 소리로 신음으로 하나님께 눈물만 흘린다고 듣지 않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시인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시고 듣고 계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르짖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전심으로, 그것도 큰 소리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악을 따르는 자들이 가까이 왔사오니 그들은 주의 법에서 머니이다" (시 119:150)
악을 따르는 자들이 시시각각 포위망을 좁혀옵니다. 그래서 그의 숨통을 조여옵니다. 너무 급하기 때문에, 악인들이 자기 눈앞에까지 왔기 때문에 그는 전심으로 부르짖을 수밖에 없고 구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르짖되 원망은 멈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이런 급박한 상황이 되면 당연히 우리도 큰 소리로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기도할 때 그렇지 않습니까? 편안하게 앉아서 조용히 기도할 수 없는 상황, 큰 소리로 우리의 마음을 호소하고 토해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 상황이지 않습니까? 부르짖는 것은 당연히 해야 되는 일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외칠 수 있고 하나님을 향하여 하나님 살려 달라고 울부짖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망은 멈추어야 합니다. 감정이 격해지다 보면, 우리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보면, 이런 상황으로 나를 몰아가신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우리 입술에 터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할 때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건지시고 구원하시는 열 가지 재앙을 직접 눈으로 보았습니다. 애굽 전역이 그 열 가지 재앙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모든 애굽 백성들, 바로부터 시작해서 전 백성들이 그 재앙 앞에서 온전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결국 마지막 재앙인 장자의 죽음을 겪고 나서 바로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습니다. 결국 그들을 출애굽하도록 허락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뻤습니다. 430년 동안 종살이하던 곳을 떠나서 그들이 드디어 약속의 땅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입니다. 눈앞에 홍해가 나타납니다. 바다를 어떻게 건너란 말입니까? 그런데 그 뒤에 바로의 군대가 날아옵니다. 뒤는 애굽의 군대입니다. 바다에 빠져 죽든지 바로의 군대의 칼에 맞아 죽든지 결국 죽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출애굽기 14장을 보면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두 가지를 합니다. 우선 오늘 이 시인처럼 하나님께 크게 부르짖었습니다. 살려달라고 외칩니다. 전심으로 부르짖고 또 부르짖습니다. 사방으로 포위를 당하면, 출구가 보이지 않으면 당연히 부르짖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어야 했는데 그들은 한 발짝 더 나가서 원망하기 시작합니다.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했느냐고 모세를 원망합니다. 차라리 우리가 죽으려면 애굽에서 종살이하다가 맞아 죽는 것이 더 좋을 뻔했다고, 왜 우리를 이곳까지 인도해서 여기서 우리를 죽게 하느냐고 말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부르짖는 동시에 원망도 함께합니다.
모세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께서 혹시 이들의 원망을 들으시고 하나님이 이들을 심판하실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향하여 모세가 기도하고, 모세가 백성들에게 주의를 줍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말합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라,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모세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부르짖는 것을 그치라는 말이 아닙니다. 부르짖어 기도하고 목소리 높이는 것은 해야 되는 것이지만, 원망을 멈추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영혼의 깊은 밤을 보낼 때, 내 인생의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들을 만날 때,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는 기도도 하는 동시에 원망도 하곤 합니다. 하지만 하나만 해야 합니다. 원망, 하나님을 향한 혹은 사람을 향한 저주를 멈추고, 손을 들고 기도하고 부르짖어 기도하는 것, 거기까지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은 우리 인생을 또 다른 길로 인도하시고 새로운 돌파구와 이정표를 열어주실 줄로 믿습니다.
조용히 말씀을 읊조림
오늘 본문의 시인은 부르짖다가 이제 깨닫습니다. 하나님 앞에 부르짖기는 했는데 원망으로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내가 새벽녘에 눈을 떴나이다" (시 119:148)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새벽에 눈을 떴다고 말합니다. 악인들이 그의 숨통을 조여옵니다. 그래서 그가 부르짖었습니다. 열심히 외쳤습니다. 그런데 외치는 것과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는 것은 너무 정반대이지 않습니까? 부르짖어 기도하는 것은 격앙된 감정으로 하나님을 향하여 호소하는 것인데,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는 것은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조용히 말씀 앞에 집중하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 부르짖던 사람이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새벽에 눈을 떴겠습니까? 그 비밀이 바로 한 가지, 원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간절하게 소리를 높여 부르짖다 보면 이제 우리 감정이 해소가 됩니다. 악인들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행하실 구원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무력함을 깨닫게 되면, 그때는 우리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말씀 앞에 서게 됩니다. 시인은 자기 감정의 찌꺼기를 해소한 다음에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새벽에 눈을 떴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새벽에 나와서 하나님 앞에 조용히 묵상하고 주의 말씀 앞에 선 이유도 우리가 편안해서가 아니지 않습니까? 내 인생에 다가오는 시시각각의 문제들, 어려운 점들이 왜 없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새롭게 세운다는 사실, 이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고 믿고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결국 부르짖어 하나님께 기도하고, 동시에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며 하나님 앞에 말씀 앞에 서는 것, 이것이 우리 믿음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새롭게 도우실 것입니다.
영원히 세우신 말씀
"내가 전부터 주의 증거들을 알고 있었으므로 주께서 영원히 세우신 것인 줄을 알았나이다" (시 119:152)
이 시인은 이전부터 주의 말씀의 증거를 알고 있었습니다. 주께서 영원 전부터 이 말씀들을 먼저 세우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상황이 생기든 하나님의 말씀이 내 인생을 고치고 해결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부르짖고 외치고, 동시에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새롭게 서게 되면, 우리 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급박한 상황에서 전심으로 부르짖어야 합니다.
악을 따르는 자들이 시시각각 포위망을 좁혀올 때, 숨통이 조여올 때, 우리는 전심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조용히 기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큰 소리로 외치고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는 분입니다.
둘째는 부르짖되 원망은 멈추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 앞에서 부르짖기도 했지만 원망도 함께했습니다. 모세는 그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명했는데, 이것은 부르짖음을 그치라는 말이 아니라 원망을 멈추라는 말이었습니다. 감정이 격해질수록 원망이 터져 나오기 쉽지만, 그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부르짖음은 하되 원망은 멈추어야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
셋째는 부르짖음 후에 조용히 말씀을 읊조려야 합니다.
시인은 간절하게 부르짖은 후에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새벽녘에 눈을 떴습니다. 격앙된 감정으로 호소한 후에는 편안한 상태에서 말씀 앞에 집중해야 합니다. 영원 전부터 세우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인생을 고치고 해결한다는 사실을 믿고, 말씀 앞에 서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 시작하는 이 하루가 조용히 주의 말씀을 읊조리는, 그래서 말씀이 나를 이끌어 가시고 인도하시는 놀라운 경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