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26편

성경
시편5권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시편 126편

1990년 10월 3일에 동독과 서독이 전격적으로 통일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서독과 동독, 두 나라는 서신 왕래도 가능했고 친지들끼리 오가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두 나라가 전격적으로 통일된 것은 전 세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들조차 잠깐이라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전 세계 언론들과 많은 사람들은 두 나라의 통일을 기뻐하고 축하했지만, 그러나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이 걱정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동독과 서독의 경제적인 격차가 너무 커서 서독이 동독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고, 두 번째 문제는 분단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는 통일이 되었다 하더라도 정서적으로 정말 하나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될 시행착오들, 지불해야 될 사회적 비용들이 크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독은, 그리고 동독은 이 두 가지 문제를 상쇄시키고 훌륭하게 통일을 완수해 내어서 오늘 유럽연합 국가 중에 가장 앞서고 가장 안정적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분단의 시간에 남들이 모르는 끊임없는 준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열심히 깨어 있어서 하나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그런 일이 닥쳤을 때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읽은 하나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실 때, 그때 준비하지 않은 자들은 어떤 일도 할 수 없음을 보여 주고, 동시에 준비하는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 그 준비된 자들에게 주시는 은혜와 복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는 말씀입니다.

꿈꾸는 것 같은 해방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 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시 126:1)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 보내실 때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다. 고레스 칙령으로 70년간 포로 살이하던 백성들이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들이 그토록 그리워하고 꿈에도 기대했던 그 충격을 그들은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남유다가 기원전 586년에 망합니다. 그들의 성전 신앙이 쇠퇴했고, 그들의 믿음이 엉망이었고, 하나님은 그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서 예루살렘 성이 무너지게 하시고 성전이 불타게 하셨으며, 성전에 있는 모든 그릇들, 성전의 모든 기명들을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으로 말미암아 다 가져가게끔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라가 망했습니다. 그 후에 70년 포로기를 거쳐서 하나님께서 드디어 고레스 칙령으로 그들을 해방시킵니다. 그 일이 너무 충격적이고 갑작스러웠다는 말입니다.

물론 예레미야 선지자가 지속적으로 예언했습니다. "너희들 포로의 기간은 70년이 될 것이라, 70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포로 해방은, 이제 자유가 그들에게 선포된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지만 그러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일이었습니다. 사실 그들은 기대하고 또 소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감사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놀랍고 전격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남방 시내의 비유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 보내소서" (시 126:4)

이렇게 전격적이고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일이긴 했지만, 준비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가장 남단에는 네게브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그 지역에는 '빗물 농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네게브 지역은 1년 내내 바짝 마른 건조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짧게 우기가 찾아옵니다. 비가 갑자기 내립니다. 우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언제 어느 날 우기의 기간에도 비가 내릴지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비가 한번 내리면 세차게 내립니다. 이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암반을 타고 흘러내릴 수 있도록 길을 내고 고랑을 파고 준비하고, 그 짧은 우기의 기간에도 물을 대고 농사짓는 사람들을 가리켜 '빗물 농부'라고 부릅니다. 그 빗물 농부들이 준비하고 만들어 낸 고랑을 '남방 시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들이 열심히 고랑을 내고 땅 파고 준비해서 자기 논으로, 또 자기들이 준비한 곳으로 물길을 끌어내는 것, 그것을 사람들이 볼 때 마치 시냇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남방 시내라고 불렀습니다.

빗물 농부의 기다림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1년 내내 그 짧은 우기의 기간만 기다립니다. 그렇게 메마르고 건조한 땅에도 하나님께서 비를 주시는데, 그 비 내림이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기의 기간이 찾아올 때쯤만 되면 긴장하고 기다립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늘에서 비가 내릴까?' 이 짧은 시기에 내리는 비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비 한 방울, 한 방울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이 빗방울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그들은 열심히 땅을 파고 고랑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농사에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시내를 만듭니다. 이것이 남방 시내입니다.

준비하는 믿음

이런 느낌을 가지고 4절 말씀을 다시 한번 살펴봅니다.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 보내소서" (시 126:4)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의 말씀을 붙잡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포로를 돌려보내신다고 했는데, 70년 이후에 보내신다고 했는데, 정말 하나님께서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 그때 우리는 어떻게 이 포로 귀환을 준비해야 될까? 나는 돌아가서 어떤 일을 하고 살까? 우리 할아버지가 사셨던,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그 땅에 가서 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까? 그들은 70년 동안 전승되는 신앙을 가지고 준비하고 또 준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보낼 수 있도록 빗물 농부의 심정으로 그들은 땅을 파고 준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해방을 주실 때, 그때 우리가 믿음이 제대로 없어서 나라가 망했는데, 이제는 돌아가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될지, 그들은 구체적으로 기대하고 기도하고 준비하면서, 농사를 준비하는 빗물 농부의 심정으로 땅을 파고 일구어 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실제로 하나님께서 포로 귀환을 명령하셨을 때, 고레스 칙령으로 나라가 회복되고, 아직까지 여전히 식민지 상태지만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을 때, 1차 포로 귀환자들은 성전 재건을 합니다. 2차 포로 귀환자들은 에스라와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재건합니다. 3차 포로 귀환자들은 느헤미야와 함께 무너진 성벽을 재건합니다. 빗물 농부들처럼 그들이 끊임없이 기도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기가 올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70년이 지나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해방을 주실 것을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빗물 농부처럼 열심히 준비하고, 깨어서 기다리고, 그때를 기대하고 소망하지 않는다면, 정말 하늘에서 비가 내렸을 때 땅은 누가 팝니까? 정말 하나님께서 포로 해방을 주셨을 때 고향으로 누가 돌아가겠습니까? 준비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갈 수 없습니다.

믿음의 백성들이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과 자세가 빗물 농부처럼 살아야 됩니다. 메마른 우리 인생에 땅을 파고 남방 시내들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요셉의 인생

요셉의 인생을 살펴봅시다.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꿈을 주셨습니다. 두 번의 꿈을, 같은 내용의 꿈을 겹쳐서 꾸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꿈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그 꿈이 언제쯤 이루어질지 우리는 알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인생의 빗물 농부들입니다. 내 인생의 메마르고 건조한 이 땅에 언제 하늘에서 비가 내릴지, 언제 하나님의 은혜가 내릴지 알 수 없는 이 시기에 우리는 열심히 기대하고 소망하고 그때를 기다리고 준비해야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내리면 그때마다 열심히 땅을 파야 됩니다. 이 비가 언제쯤 그칠지 모르기 때문에, 이 내렸던 비가 언제쯤 땅속으로 스며들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때 우리는 열심히 농사지어야 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은혜를 흘려보내지 않고 남방 시내를 만들어 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셉의 인생이 귀하고 복된 것입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실 때마다 그 은혜를 자기 것으로 끌어갔습니다. 그렇게 메마른 자기 인생에 하나님이 은혜를 주셨고, 그는 결국 그 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아버지와 형제들과 민족을 구원했습니다.

남방 시내는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빗물 농부의 눈물과 수고가 그 인생을 행복하고 복되게 만들어 갑니다. 우리 인생에 빗물 농부의 수고로움이 있기를 바랍니다.

눈물의 씨 뿌림

그 빗물 농부의 수고를 오늘 이 시인은 이렇게 찬사를 보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 126:5-6)

하나님께서 70년 이후에 포로 귀환을 예고하셨습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지 않으면, 울며 씨를 뿌리지 않으면, 남방 시내의 기쁨은 우리 것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정말 내 것으로 만들고, 하나님의 은총의 말씀이 내 인생의 남방 시내가 흘러 넘쳐서, 메마르고 건조한 땅에도 내 인생의 아름다운 초목이 활짝 피어오르기를 기대하신다면, 눈물로 씨를 뿌려야 됩니다.

70년 남방 시내를 준비했던 이스라엘 백성들, 유다 백성들처럼 우리도 우리 인생을 그렇게 기대하고 준비하셔야 됩니다.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서는, 기도하지 않아서는, 기대하지 않아서는, 내 인생을 하나님 말씀에 복종시키고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아야, 그래야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질 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하루를 우리가 성실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입니다.

믿음의 백성들, 주신 달란트 가지고, 은혜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내십시오. 하나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부어질 때 그 성실이 결국은 열매가 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은혜는 준비된 자에게 임합니다. 70년 이후에 포로 귀환을 주실 거라는 그 한 마디 말씀만 믿고 빗물 농부들은 열심히 남방 시내를 준비했습니다. 메마르고 건조한 그 땅에 하나님께서 우기를 주시고 비를 선물하실 것을 기대하며, 네게브 땅에서 농사짓는 빗물 농부들은 하나님께서 주실 그 비를 기대하며 남방 시내를 준비했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가 내릴 그때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눈물로 씨를 뿌려야 기쁨으로 거둡니다. 하나님, 그때 그 비를 땅속으로 흘려보내지 않도록 깨어 준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고,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야 합니다. 요셉에게 꿈을 주셨지만, 그 꿈을 자기 것으로 끌어가고 만들어 가는 것은 요셉의 헌신과 눈물이었습니다.

셋째는 이 하루를 성실로 살아야 합니다. 게으른 자 되지 않아야 합니다. 내 인생을 말씀에 복종시키며 살아야 하고, 하나님 말씀이 내 인생에 진실로 성취되고 이루어질 때까지 이 수고를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매일매일 빗물 농부의 수고가 차곡차곡 쌓여서 우리 인생에 찬란한 열매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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