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27편

성경
시편5권

지키시는 하나님

시편 127편

운동 경기에서 특별히 축구나 야구 같은 구기 종목에서 마지막에 역전패를 당하면 그것만큼 허무한 시합이 없습니다. 경기 내내 앞서고 있다가 마지막 몇 분을 견디지 못하고 지키지 못해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하면 사기도 떨어지고 마음이 굉장히 불편해집니다. 차라리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처음부터 끌려가다 큰 점수 차이로 패배한다면 그것은 담담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이기다가 마지막에 패배하는 것은 정말 피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모든 팀들은 마지막 수비에 집중하고 끝까지 잘 지키려고 총력을 기울입니다.

그런데 지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이 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과거 30년 전, 40년 전에 전 세계를 주름잡고 호령했던 기업들 가운데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됩니까? 일본 경제가 전 세계를 주도하던 시절, 그때 앞서가던 일본의 기업들 중에 지금도 여전히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남아 있습니까?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하여 무언가를 일구어 나가는 것이 물론 어렵습니다. 맨 바닥에서, 빈손으로 시작하여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 세워져 가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여정입니다.

솔로몬의 고뇌

그런데 더욱 어려운 일은 일정한 위치에 올랐을 때 그 위치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거센 도전들에 직면해야 합니다. 이제 막 출발하는 사람들과 기업들, 경쟁 관계에 있는 자들의 도전을 모두 견디고 버티고 이겨내는 것, 그것 또한 대단히 힘든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시편은 솔로몬의 시편입니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솔로몬이 이 시를 지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시 127:1)

솔로몬은 태어나 보니 가장 완벽한 인생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무려 다윗입니다. 아버지 다윗은 40년 동안 왕이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승리했고, 백성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며 따르는 위대한 왕 중의 왕이었습니다. 그러한 가문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습니다. 그의 창고에는 항상 금과 은패물이 가득했고, 그는 왕자로서 사랑받고 대우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밧세바는 아버지 다윗이 가장 아끼던 여인이었습니다. 솔로몬은 왕위를 계승했고, 성전 건축을 하는 데도 자신이 수고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왕으로 재직하던 40년 동안 전쟁터에서 모은 전리품으로 그는 성전을 건축했습니다. 수고로울 것이 전혀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아버지 다윗의 왕국을 물려받은 솔로몬에게 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파수꾼을 아무리 세워놓아도, 자신의 영토에 대군을 배치해 놓아도, 그것을 지키는 일이 너무 힘겨웠습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이 그에게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가 어찌 지키는 것만 생각했겠습니까? 아버지가 영토를 확장했으니 자신은 아들로서 이보다 더 넓은 왕국을 이루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던 중 그는 깨닫습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다는 것을, 아버지가 스스로 세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셨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또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도 헛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의 발걸음이 성전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성전에 나아가 하나님께서 이 넓은 왕국을 지켜 달라고, 하나님께서 이것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자신이 아무리 수고하고 애써도 소용없다는 것을 하나님께 아뢰고 부탁하러 성전으로 올라가는 중입니다.

분별의 지혜

우리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세우는 것도 어렵고, 지키는 것도 어렵고, 그보다 더 넓고 훌륭하게 사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아무리 수고하고 노력해도, 정말 발버둥 쳐도 잘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시 127:2)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는 이 말씀을 역설적으로 살펴보면, 솔로몬에게 이 짐이 무척 커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밤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이 짐이 그에게 너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솔로몬의 문제가 무엇이었습니까? 그가 밤잠을 자지 못하고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이리저리 고민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즉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나님께서 해주셔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면 자신의 수고를 하면 그뿐입니다. 그 너머의 문제는 하나님이 하셔야 할 일이기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인생의 대부분의 문제들, 그것을 붙들고 걱정하는 문제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걱정한다는 것은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인데,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므로 누가 해야 합니까? 하나님이 하셔야 할 문제가 아닙니까?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께 의탁하고, 자신은 자신이 할 일을 하고 편안히 잠들면 됩니다.

그런데 자신이 그 문제를 붙들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 맡겨야 할 일을 하나님께 부탁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려고 애쓰고 발버둥치기 때문에, 이것이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되어 돌아옵니다. 자신이 끌어안고 있다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까? 붙들고 있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고 나아질 수 있습니까?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인생의 큰 고민과 염려에 빠져서 얼굴은 항상 어둡고, 그 문제로 영혼이 쇠잔해지며, 영혼의 영향을 받은 육체에 병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자신이 할 일은 자신이 하고, 하나님이 하셔야 할 일은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이것이 지혜입니다.

솔로몬의 실패

그런데 솔로몬은 과연 그렇게 했습니까? 그가 성전에까지 올라가면서 밤잠을 청합니다. 하나님 앞에 이 문제를 가지고 나오면서 이 넓은 왕국과 영토를 지켜 달라고 하나님께 구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가 정말 기도한 대로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자신은 두 다리 뻗고 편히 잠을 청했습니까? 결국 그는 애굽 왕 바로를 찾아갑니다. 그의 넓은 영토를 지키기 위해, 더 넓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애굽 왕 바로의 사위가 됩니다. 바로의 딸인 공주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합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이방 여인과의 결혼, 곧 정략결혼이었습니다.

바로의 딸과만 결혼했습니까? 암몬 자손의 여인, 모압 자손의 여인, 자신의 주변 국가의 여러 왕들과 사돈 관계를 맺고 그 왕들의 딸들을 맞아들입니다. 그 순간 하나님은 그의 나라를 떠나시고, 이방의 신들이 그의 나라에 들어와 자리를 잡습니다. 이방의 공주들이 들어오면서 이방의 신상들을 가지고 들어오고, 이방의 제사장들을 데리고 들어옵니다. 결국 그의 나라 이스라엘 영토는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아버지가 넓혔던 그 온 나라가 우상 천지가 되고 맙니다.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려 했던 자의 비참한 결말입니다. 밤잠 자지 못하고 왕국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며 노력했던 그의 수고가 결국 아들 르호보암 때에 가서 무너지지 않습니까? 나라가 반토막 나고, 북왕국과 남왕국으로 나뉘어지고 맙니다.

우리는 솔로몬의 일에서 큰 교훈을 깨달아야 합니다. 가만히 살피고 돌아보며 분별해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지혜를 주신 것, 하나님이 자신에게 하도록 능력을 주신 것, 거기까지입니다. 그러면 그 일을 열심히 수고롭게 하면 됩니다. 나머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들은 그냥 맡기면 됩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도 본인이 육체의 옷을 입고 오셨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할 수 없는 일은 아버지께 지혜를 구하지 않으셨습니까? 매일 새벽 미명에, 아직 날이 밝기 전에 하나님께 나아가 그 문제를 기도하지 않으셨습니까? 십자가를 앞두고 너무 큰 번민이 되어 견딜 수 없을 때 겟세마네 동산에 나아가 아버지 하나님께 구하지 않으셨습니까?

스스로는 이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예수님도 기도하셨는데, 우리가 무엇이라고 기도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도 하나님께 눈물로 구하셨는데, 예수님보다 나을 것이 없는 우리가 어찌 기도하지 않고 스스로 인생의 문제들을 해결하려 하겠습니까?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기도는 달라고 구하는 것 이전에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이것은 제가 못합니다. 하나님, 해결해 주십시오. 하나님, 저는 무능합니다. 하나님께서 이것을 맡아 주십시오." 하나님께 맡기고 의탁하고, 대신 자신이 할 일은 최선을 다해 감당하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고 편안한 잠을 허락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세우고 지키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합니다. 솔로몬은 아버지의 왕국을 물려받아 지키고 확장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지키는 일이 무척 어려워 잠을 자지 못하며 하나님께 구하고, 성전으로 올라가며 노래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다고 고백했습니다. 우리의 인생을 세우시고 지키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둘째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별합니다. 솔로몬의 문제는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나님께서 해주셔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이 분별의 지혜가 우리에게 평안한 잠과 참된 안식을 선물합니다.

셋째는 기도로 하나님께 의탁합니다. 기도는 단순히 무언가를 달라고 구하는 것 이전에,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나님께 부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의탁하며 기도하는 삶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과 지혜를 누리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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