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의 지혜
시편 143편
쥐가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말도 있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속담들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면, 어떤 어려운 상황을 겪더라도 절망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는 오고, 그 기회를 붙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말들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수록 정말 이 말이 그대로임을 깨닫습니다. 어려운 일을 겪지 않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을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어려운 일은 우리 인생에 찾아오고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위기감도 느낍니다. 그러나 정신 바짝 차리고 다시 한번 심기일전하면 얼마든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고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레 겁먹고 포기해 버리면 찾아온 기회도 붙잡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143편의 저자 다윗이 위기 상황에, 어려운 상황에 믿음의 백성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되는지를 깨닫게 하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영혼의 암흑
우선 다윗이 처한 상황을 살펴봅니다.
"원수가 내 영혼을 핍박하며 내 생명을 땅에 엎어서 나로 죽은 지 오랜 자 같이 나를 암흑 속에 두었나이다" (시 143:3)
원수가 내 영혼을 핍박했다고 했습니다. 나를 죽은 지 오랜 자같이 암흑 속에 두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원수는 다윗에게 그를 힘겹게 하고 어렵게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원수가 자기 육체를 힘들게 할 수는 있습니다. 육체가 힘들면 하룻밤 자고 나면 극복하고 회복됩니다. 그런데 육체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영혼의 문제로 넘어오면 그때는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영혼이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내 마음이 깊이 병들고 상하고 무너집니다. 그래서 그는 이런 상태를 암흑 속에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 심령이 속에서 상하며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참담하니이다" (시 143:4)
다윗은 자신의 영혼에 깊은 인생의 문제, 이 암흑의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참담하다는 말을 합니다. 내 영혼이 참담하다. 영혼이 상하고 병들어서 지금 깊은 굴욕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입니다. 다윗이 굴욕감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대표적인 사건은 사울에게 쫓겨다녔던 초창기에 가드 왕 아기스에게 잠깐 피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블레셋은 5부족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 가드는 다윗이 죽인 골리앗의 고향이었습니다.
그 당시 다윗은 해투항하고 망명을 요청하면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아기스의 신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윗을 데리고 자기 왕에게 가면 칭찬받을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드 왕 아기스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를 요모조모로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추궁하기 시작합니다. 본능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 다윗은 그의 앞에서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친 척합니다. 침을 흘립니다. 미친 사람처럼 행세해서 겨우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그곳을 빠져나온 이후에 다윗의 마음이 참담하고 굴욕적인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나라를 호령하던 군대 장관이었습니다. 전쟁터에 나가면 진 적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셨고 그는 승승장구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가 처한 현실을 보면 그는 참담하고 비참하고 굴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영혼이 깊이 병들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영혼은 정말 중요한 자리입니다. 나무에게 있어서 뿌리가 중요한 것처럼, 만약에 나무의 뿌리가 병들고 상하면 나무는 금방 죽어 버리는 것처럼, 내 영혼이 병들고 상하면 우리 인생은 그 다음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과거의 기억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솟아날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내가 옛날을 기억하고 주의 모든 행하신 것을 읊조리며 주의 손이 행하는 일을 생각하고" (시 143:5)
다윗은 이런 상황에서 옛날을 기억한다고 노래합니다. 주께서 하신 모든 일을 읊조린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신의 인생에 과거에 하나님께서 능력 중에 행하신 일들을 자기 입으로 하나하나 고백하고 기억하고, 또 생각하고 고백하고, 생각하다가 고백하고, 고백하다가 또 생각나면 또다시 고백했다는 말일 것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화려했던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금 현실, 내가 처해있는 현실이 비루할수록 과거를 기억하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윗이 고백하는 이것은 그런 유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고 종류가 다른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영광을 기억하는 것이지만, 지금 다윗이 말하는 것은 과거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서 행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입으로 고백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다윗은 과거 아버지 집에서 목자로 살았습니다. 양들을 치고 있었는데, 맹수가 달려오면 맹수에게 달려가서 곰의 발톱에서 맹수의 입에서 양들을 건져옵니다. 그때 함께 하셨던 하나님을 그가 기억하고 입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입으로 고백한다는 말입니다. 입의 고백은 마음의 생각 없이는 입으로 나올 수가 없습니다. 입술의 고백은 내 마음의 생각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불평, 불만, 원망으로 가득한 입술이라면 내 마음이 이미 원망과 불평으로 정복되어 있고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과거에 나에게 행하신 일들을 입으로 고백하고 읊조리려면 내 마음속이 항상 하나님의 기억으로 가득 차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마음부터 다스리겠다는 말입니다. 다윗은 절망적인 상황, 내 영혼이 침잠하고 비참해지고, 굴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깊게 심호흡하고 과거에 나에게 베풀어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조목조목 생각하고 입으로 고백합니다. 오늘 우리 인생에도 역시 이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 위기를 겪을 때 앞이 희뿌옇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그때마다 지난날 나와 함께 하셨던 하나님을 떠올리고 입술로 고백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 과거에 나에게 이렇게 하셨죠, 제가 그때 참 어려웠는데 하나님 구체적으로 이렇게 도우셨습니다 하고, 이렇게 하나님을 기억하고 떠올려 보시고 입술로 고백하면 지금의 어려움도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으로 살아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2천 년 전 예수님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고, 온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지으신 여호와 하나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면 우리는 지금 당한 어려움을 능히 이기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침의 소망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내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내가 다닐 길을 알게 하소서 내가 내 영혼을 주께 드림이니이다" (시 143:8)
다윗은 아침에라는 말을 노래합니다. 그는 지금 암흑에 있는 상태인데 아침을 기대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찬란하게 빛날 아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절망 가운데 있으면 앞이 보이지 않는데, 그러나 그때 찬란하고 화려한 미래를 기대해야 됩니다. 사람들은 낙심하고 있으면 그 다음 날도 혹은 그 이튿날도 생각하지 못하고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는 소망을 품을 수가 없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바울이 우리에게 주신 삶의 지표가 아닙니까?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소망은 바로 미래에 대한 기대입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라고 우리에게 말하지 않습니까? 암흑 속에 있고 내 영혼이 심히 비참하고 참담한 상황에서도 아침을 기대하고 그 아침이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 그것을 다윗은 붙들고 살았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그런 소망의 기대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종의 정체성
"주의 인자하심으로 나의 원수들을 끊으시고 내 영혼을 괴롭게 하는 자를 다 멸하소서 나는 주의 종이니이다" (시 143:12)
어려운 형편에서 다윗이 붙잡았던 것은 자신의 정체성이었습니다. 나는 주의 종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또 다른 힘이 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면 위기 상황에서 극복이 될 수가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나는 하나님의 종이다. 이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어야 절망 가운데서도 이 정체성으로 다시 한번 딛고 일어설 수가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 할수록 하나님이 더 선명해집니다. 내가 주의 종이면 우리 주님, 우리 하나님은 나의 주인이십니다.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종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고 자녀가 위기를 겪고 있는데, 가만히 두고 보시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우리는 지금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힘내고 일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항상 사도성을 의심받았습니다. 그때마다 바울이 서신서에서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사도 된 바울이라고 여러 번, 또한 사람들이 듣고 각인될 만큼 계속해서 자기 정체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다메섹 도상에서 나를 만나주신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자신의 사도됨을 스스로 자기 입으로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그는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해 나갑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어려움 속에서 과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고백해야 합니다. 다윗은 영혼이 참담하고 굴욕적인 상황에서 과거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셨던 은혜들을 입으로 고백하며 읊조렸습니다. 지난날 그 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를 지키시고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도 분명히 이기게 하시고 돌파하게 하실 것입니다.
둘째는 절망 가운데서도 소망을 품고 아침을 기대해야 합니다. 다윗은 암흑 속에 있으면서도 찬란하게 빛날 아침을 기대했습니다. 절망에 빠져 살지 않고 소망을 가지고 인내하며, 새로운 아침이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붙들고 살아야 합니다.
셋째는 하나님의 종이요 자녀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다윗은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주의 종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 할수록 주인이신 하나님이 더 선명해지고, 자녀된 우리를 기억하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