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45편

성경
시편5권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여

시편 145편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 세상에서 관계란 본질적으로 상대적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위치와 존재, 그리고 사회적 지위까지도 결정됩니다. 상대방을 존귀하게 대하면 나도 존귀히 여김을 받게 되는 것이 관계의 원리입니다. 부부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면 양쪽 모두 존중받게 되어 있습니다. 남을 높이면 내가 낮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오히려 남을 높이고 존귀하게 여기며 귀하게 받들수록 나 역시 그러한 존재로 존귀하게 여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련한 사람은 자기가 가진 힘을 과시하려 합니다. 상대방을 짓밟고 억누르며 말이나 행동이 거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가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싸늘할 뿐입니다. 존중받지 못할 일을 하는 사람은 마땅히 그 사람의 존재도 하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왕의 고백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시편 145편은 다윗의 찬송시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어떻게 부르는가, 다윗이 하나님을 어떤 존재로 대하는가가 바로 다윗이 이 땅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위치가 됩니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를 높이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시 145:1)

다윗은 하나님을 왕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왕이 되시면 다윗은 당연히 왕의 신하 혹은 왕의 백성이 됩니다. 신하 혹은 백성으로서 왕에게 해야 할 마땅한 일은 왕을 높이고 왕을 송축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고백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왕이라고 고백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다윗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왕 되심을 고백하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왜냐하면 현실 세계에서, 다윗이 지금 살고 있는 이스라엘이라는 현실에서 인간 왕은 바로 다윗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다윗을 왕으로 받들고 섬기고 모시고 있습니다. 자기가 왕인데, 자신 아래에 모든 백성이 있고 자기 위에 어느 한 사람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하나님을 왕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고백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나는 왕이 아닙니다. 이 나라를 다스리는 진짜 왕, 이 나라를 통치하시는 참된 임금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이것이 다윗의 고백입니다.

사실 왕이라는 자리는 부담감과 무게감이 상당한 자리입니다. 왜냐하면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본인이 분노하여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화가 나서 그 사람을 죽이고 나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나 그의 일가친지들과 가족들은 영원토록 평생 동안 고통 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왕의 결정은 이토록 무거운 것입니다. 전쟁을 결정한다고 합시다. 명분 없는 전쟁 혹은 무모한 전쟁을 결정하면 무고한 인명이 죽거나 다칩니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이 최종 결정권자가 되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모든 국정의 결정권은 하나님께서 가지고 계시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나아와 "당신은 왕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지혜로운 태도이며, 다윗 스스로도 살 수 있는 방법이고, 그의 나라와 그의 백성을 행복하게 이끄는 고백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왕의 뜻을 잘 받들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기도요, 둘째는 말씀 묵상입니다. 왕의 뜻을 알려면 기도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기도하고 말씀을 읽어야 합니다. 시편 150편 가운데 73편이 다윗의 시편입니다. 이 다윗의 시편은 단순한 시가 아니라 그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 엎드려 구한 기도의 내용이 응축되어 있는 것들입니다. 다윗은 항상 하나님 앞에 엎드려 구하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법전인, 왕의 법전인 말씀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뜻과 의지를 분명히 알아야 하나님의 방법대로, 본인이 왕이라고 부르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 나라를 통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왕으로 모셨다고 해서 그의 왕의 권위가 실추된 적이 있습니까?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은 지금까지 오고 오는 모든 세대에 걸쳐 이스라엘 왕 중에 최고의 왕으로 다윗을 손꼽습니다. 다윗처럼 위대한 왕이 또다시 이 땅에 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방박사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탄생하신 것을 알리는 그 별을 다윗의 별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항상 다윗을 왕 중에 최고의 왕이라고 불렀고,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님을 이 땅에 뿌린 모든 씨의 결정판으로,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한 왕 중의 왕으로 모실 정도였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이 하나님을 왕으로 고백했다고 해서 그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땅을 살면서 자기가 속한 공동체, 가정, 일터, 교회 곳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결정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나의 결정이 나 자신만의 결정이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하나님께 여쭤보아야 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결정이 하나님의 결정이 된다면 나도 살아갈 것이고, 나의 결정으로 말미암아 우리 가족들과 내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그 일로 인해서 기뻐하고 존귀하게 되며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는 것은 나의 존재도 하나님께 인정받는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마음에 합한 자가 되려면 우리는 하나님을 진정 내 인생의 왕으로 모시고 그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위대하심의 선포

"사람들은 주의 두려운 일의 권능을 말할 것이요 나도 주의 위대하심을 선포하리이다" (시 145:6)

다윗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한다고 말합니다. 왕으로 살다 보면 백성들이 자신의 업적을 알아주기를 기대합니다. 자신의 업적을 알아주고 그 업적을 송축하고 찬양하며 높여주기를 기대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생각들입니다. 내가 이런저런 일을 했는데 사람들이 내가 한 일을 기억해주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서운한 일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는 것보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왕인데 백성들 앞에서 왕의 업적을 자랑하고 선포하는 일을 먼저 하지 않고, 하나님이 이 나라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이 땅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하나하나 알리려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는 뜻입니다.

사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보잘것없는 영광을 자서전으로 남기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기만 하면 자신의 업적을 기록한 책을 자기 지역구에 뿌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낯뜨거운 일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에게 크고 작은 공과가 있고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는데, 그것을 책으로 남겨서 후대가 보도록 하는 것, 자기 가족들에게 남기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가소로운 일이겠습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피조물로서 창조주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밖에 없습니다.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야 합니다.

사도행전 12장에는 헤롯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헤롯은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고,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 예루살렘 교회의 첫 번째 기둥이었던 베드로를 옥에 가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죽었습니까? "영광을 하나님께로 돌리지 아니하므로 주의 사자가 곧 치니 벌레에게 먹혀 죽으니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헤롯은 이방인이었습니다. 헤롯은 하나님을 섬길 의지가 전혀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지 않고 하나님께 올라가야 할 영광을 자기가 가로채니 하나님이 그를 그렇게 심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가로채는 사람을 가만히 두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그러므로 교만한 자를 가장 미워하시고, 교만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꺾어버리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께 올라가야 할 영광을 내가 가로채고 내가 그 영광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이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다윗이 정말 하나님께 사랑받고 하나님의 총애를 입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했다는 데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하고 자랑하며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지으신 모든 것들이 주께 감사하며 주의 성도들이 주를 송축하리이다" (시 145:10)

주의 성도들, 자신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송축하도록 자기는 자리를 비켜주었다는 뜻입니다. 자기의 백성들이 왕을 송축하도록 하지 않고 하나님을 송축하도록, 자신의 백성들의 눈이 왕을 향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할 수 있도록 자기는 자리를 비키고 몸을 낮추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자세입니다. 영광은 하나님이 받으시는 것입니다. 사람이 받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우리의 올 한 해 2024년을 잘 정리하며, 우리의 모든 일생이 하나님 한 분에게만 영광되는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다윗은 왕이었지만 참된 왕이신 하나님을 높였습니다. 인간 왕으로서 사람들 위에, 세상 위에 군림하려 들지 않고 자신을 지으시고 창조하시고 이 나라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진짜 왕으로 모셨습니다. 하나님의 법전인 말씀을 중심으로 통치했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기도했던 왕이었습니다. 우리도 함부로 결정하지 않고 모든 결정을 하나님께 맡기며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윗은 왕의 업적을 선포하지 않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했습니다. 내가 영광받으려 하지 않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는 삶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교만한 자를 하나님은 가만히 두지 않으시며, 겸손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자를 높여주십니다.

셋째는 모든 방향을 하나님께로 돌려드리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윗은 주의 모든 성도들, 왕의 백성들이 주를 송축하도록 모든 방향을 하나님을 향하여 돌려주었던 진정으로 좋은 왕이었습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교회에서 우리가 맡은 자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게 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하게 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올 한 해도 주의 은혜 가운데 살았습니다. 내가 잘나서 여기까지 온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키시고 돌보시고 일터를 주시고 생업을 주시고 먹고 살게 하시며, 우리 가족과 자녀들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잘 살아가게 하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께 모든 것을 송축하는 인생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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