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침묵
사무엘상 14장
주로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데 그 갈등의 원인이 명백하게 아랫사람이 잘못했을 경우에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되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어른들의 성향과 성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찾아가서 자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그리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어른이 그 순간 혹은 조금 시간이 지나도 용서하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때를 기다려야 됩니다. 한두 번 용서를 빌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고 해서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자기 멋대로 행동해 버리면 이제는 그 어른과의 관계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방식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살아가다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죄를 범하고 나중에 그걸 깨닫게 되면 하나님 앞에 당연히 회개해야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즉각 용서해 주시기도 하지만 아무 반응 없이 그냥 기다리라고 내버려 두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우릴 다루시는데 우리가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서 오히려 반항적으로 반응하면 "나도 내가 할 일을 하겠다"고 내가 원하는 길을 가버리면 그럼 그때부터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시는 데는 즉각 용서도 하시지만 시간이 좀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남유다 백성들이 나라를 잃고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을 때 그들은 하나님께 회개만 하면 즉시 고향으로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70년 동안이나 바벨론 포로 생활을 했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용서하고 그들을 돌려보내시는데 자그마치 70년이나 걸린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는 사울
오늘 본문에서 사울은 하나님 앞에 명백한 잘못을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회개하지 않는 사울에 대해서 침묵합니다. 그 침묵에 대해서 사울은 오히려 자기가 원하는 길로 더 멀리 가버렸습니다.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쟁을 앞두고 사무엘을 기다렸는데 사무엘이 오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마음을 다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번제를 드렸습니다. 사무엘에게 크게 책망받았습니다. 단순하게 번제를 드린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가 왕이신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음이 문제였고 기도하지 않았음이 문제였고 예배를 해치우듯이 드려버린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진짜 왕이신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데 그는 하나님을 참된 왕으로 섬기지 않고 자기가 진짜 왕으로 군림하려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서 강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는 하나님 앞에 그 책망을 받고도 회개하지 않습니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울이 아히야에게 이르되 하나님의 궤를 이리로 가져오라 하니 그 때에 하나님의 궤가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있음이니라" (삼상 14:18)
하나님의 궤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여호와의 궤는 굉장한 트라우마를 주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궤는 하나님의 말씀과 임재 영광의 상징이었지만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나갔다가 전쟁에 패하고 궤는 빼앗기고 그 당사자가 되었던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죽었습니다. 전쟁에는 대패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었던 엘리는 놀라서 넘어져서 목이 부러져서 죽고 말았습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 영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울은 회개하지 않은 채로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자기는 회개하지 않고 여호와의 궤를 가져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번제를 자기 마음대로 드린 그 죄에 더해서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오라 한 죄까지 다시 더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립니다.
"사울이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으니 이는 그가 여호와를 위하여 처음 쌓은 제단이었더라" (삼상 14:35)
하나님 앞에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렸는데 이 예배조차 그가 하나님 앞에 처음 쌓은 제단이었습니다. 다급하니까, 급하니까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제단을 쌓고 예배부터 드리고 있습니다. 제단을 쌓았다는 말은 제물을 드렸다는 말인데, 하나님은 제물을 기뻐하시지 않고 우리의 심령을 찢고 나오는 회개를 원하시는 분 아닙니까? 그런데 사울은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고 바라는 건 하지 않고 제물만 하나님께 드리고 있습니다.
죄로 인한 침묵
이에 대해서 하나님은 어떻게 반응하십니까?
"사울이 하나님께 묻자오되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추격하리이까 주께서 그들을 이스라엘의 손에 넘기시겠나이까 하되 그 날에 대답하지 아니하시는지라" (삼상 14:37)
하나님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답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회개하지 않는데 하나님이 왜 대답하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기도응답이 안 되는 이유를 발견합니다. 기도응답이라고 하는 건 하나님과 우리 기도하는 사람들 사이의 영적인 관계요, 대화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으로 혹은 생각으로 여러 가지 환경으로 혹은 말씀을 통해서 타인을 통해서 깨달음을 주셔야 되는데, 기도는 열심히 하는데 어떤 말씀도 들리지 않습니다. 깨달음이 없습니다. 방향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왜 그런 겁니까? 오늘 읽은 이 본문 말씀에 의하면 죄가 가로막혀 있으면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말씀하지 않습니다. 죄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그 죄 문제를 먼저 털고 나와야 하나님은 우리와 소통하는 분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깨끗하시고 하나님은 정결하시고 하나님은 공의롭고 정의로우셔서 죄를 용납하지 않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 기도하는데 기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될 것이 바로 회개기도입니다. 우린 매일같이 죄짓고 살지 않습니까? 돌아보면 죄투성이에 살고 있고 하루를 살아가면 말로 행동으로 우리 마음으로 짓는 죄가 굉장히 많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이키고 죄를 토설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그래야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들어주십니다.
사울은 죄 문제 해결하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갔더니, 당연히 하나님은 어떤 말로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포기한 사울
이제 사울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하나님이 대답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전쟁의 문제가 아닙니다. 블레셋과의 전쟁, "그들을 추격할까요? 우리가 이제 멈출까요? 피할까요?" 이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대답하시지 않으면 대답할 때까지 옷을 찢고 죄를 뒤집어쓰고 그 자리에 앉아서 엎드려 부복하고 기다려야 됩니다. 하나님이 대답하지 아니하셨으니까.
그런데 사울은 너무 멀리 가버립니다.
"사울이 사는 날 동안에 블레셋 사람과 큰 싸움이 있었으므로 사울이 힘센 사람이나 용감한 사람을 보면 그들을 불러 모았더라" (삼상 14:52)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용병을 의지했다는 말입니다. 힘센 사람, 용감한 사람이 있으면 그들을 불러 모았더라. 용병들을 모으는 데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국가 재정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이제는 하나님이 대답하지 않으니까 아무리 기도해도 아무리 예배드려도 회개하지 않는 사울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지 않으니까 사울은 하나님을 포기해 버렸습니다.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 자기 기도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포기하고 자기는 용병을 의지합니다. 이렇게 사울이 타락해 갑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회개를 우선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올릴 기도 제목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기도 제목, 저런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올라오지만,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올려 드리는 기도에 반응하지 않고 말씀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의 죄가 가로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사울처럼 회개하지 않고 구하는 미련한 자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우선 우리가 하나님 앞에 엎드릴 때마다 무엇보다도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덧입어야 합니다.
둘째는 회개는 나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나의 말과 행동과 내 삶을 돌이켜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난 것이 있다면 철저하게 회개하고 돌이키고 하나님 은혜를 간구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는 하나님의 침묵에 끝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회개 기도를 드려도 하나님이 즉각 반응하지 않는다면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림에 성공하고 오래 참고 기도하며 기다려서 하나님께서 나를 온전히 용서하실 때까지 그 앞에 죄를 뒤집어쓰고 옷을 찢고 통회 자복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용병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등진 사울 같은 어리석은 자 되지 않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 말씀을 통해서는 우선 회개해야 함을 깨달아야 하고 또 회개하고 기도해도 하나님이 반응이 없으면 끝까지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그 앞에서 엎드리고 또 회개하고 매달려야 되는 걸 깨달아야 됩니다. 그렇지 않고 하나님의 침묵에 이런 식으로 반응하면 우리도 결국 사울처럼 됩니다. 기억하시고 회개하고 기다리는 하나님의 믿음의 백성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