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3장

성경
사무엘하

자격지심의 함정

사무엘하 13장

현대 사회에서 지도자의 권위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력과 인격을 갖춘 지도자라도 도덕성 문제 하나로 모든 것을 잃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봅니다. 특히 영적 지도자에게 있어서 도덕성이 무너진다면, 그는 더 이상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고 권위 있게 공동체를 이끌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의 도덕성 문제를 사람들이 아는데 누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바로 이런 상황에 처했습니다. 한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불렸던 다윗이,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를 통해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왕의 무력함

다윗은 밧세바와의 간음죄와 우리아를 죽인 살인죄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나단 선지자를 통해 그의 죄가 드러났고, 신하들 앞에서 그의 위상이 땅에까지 떨어져 버렸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회개를 받아주셨지만, 면책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칼이 네 집에서 떠나지 아니하리라"는 첫 번째 징계가 이제 현실이 됩니다. 다윗의 첫째 아들 암논이 셋째 아들 압살롬의 누이 다말을 억지로 욕보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가 그에게 대답하되 아니라 내 오라버니여 나를 욕되게 하지 말라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마땅히 행하지 못할 것이니 이 어리석은 일을 행하지 말라 내가 이 수치를 지니고 어디로 가겠느냐 너도 이스라엘에서 어리석은 자 중의 하나가 되리라 이제 청하건대 왕께 말하라 그가 나를 네게 주기를 거절하지 아니하시리라 하되 암논이 그 말을 듣지 아니하고 다말보다 힘이 세므로 억지로 그와 동침하니라" (삼하 13:12-14)

다말의 간절한 호소도 소용없었습니다. 암논은 처음부터 육체적 욕망만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욕망을 충족시킨 후에는 다말을 차갑게 외면하고 떠나보냅니다. 이것이 다말에게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억울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을 다윗이 들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즉시 강력한 조치를 취했을 다윗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다윗 왕이 이 모든 일을 듣고 심히 노하니라" (삼하 13:21)

다윗은 심히 노했지만, 그 다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을 벌인 암논을 불러서 호되게 책망하지도 않았고, 그에게 벌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이런 일을 당한 다말을 불러서 위로하지도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자격지심의 함정

다윗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는 자격지심 때문이었습니다. 밧세바와의 사이가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궁 안에 있는 여인 밧세바는 다윗이 암논보다 더 심각한 죄를 저지르고 데리고 온 여인이 아닙니까? 간음에다가 우리아를 죽인 살인죄까지 저지른 마당에, 다윗이 아들의 죄를 당당하게 책망하거나 벌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화는 냈지만, 자격지심 때문에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내 아들들이 어떻게 나를 볼까? 백성들이 나를 따르기나 할까? 신하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 때문에 그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사이에 더 심각한 문제가 벌어집니다. 다말의 오라비였던 압살롬은 마음에 원한을 품고 2년 동안이나 복수를 계획합니다. 다윗은 2년 동안 여전히 어떤 일도 행하지 않았습니다.

2년이 지난 후, 압살롬은 양털 깎는 날을 핑계 삼아 왕자들을 다 모으고 그 자리에서 암논을 살해합니다.

"압살롬이 이미 그의 종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이제 암논의 마음이 술로 즐거워할 때를 자세히 보다가 내가 너희에게 암논을 치라 하거든 그를 죽이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너희는 담대히 용기를 내라 한지라 압살롬의 종들이 압살롬의 명령대로 암논에게 행하매 왕의 모든 아들들이 일어나 각기 노새를 타고 도망하니라" (삼하 13:28-29)

이런 피의 보복을 부른 근본 원인은 다윗에게 있었습니다. 결국 그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만 냈을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들들끼리 형제들끼리 칼부림이 나고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용서받은 자의 당당함

다윗은 자격지심 이전에 더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실 하나님 앞에 회개한 죄인이었고 용서받은 죄인이 아닙니까?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회개했고, 하나님은 그의 죄를 사한다고 말씀하셨고, 그리고 징계까지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탄은 바로 이 부분을 우리에게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크고 작은 죄를 짓고 잘못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선뜻 나서서 당당하게 행동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자격지심 때문입니다. "너는 깨끗하냐? 너는 그래서 잘났느냐? 너는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느냐?" 이런 생각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수시로 올라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해서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됩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이 문제가 다 해결되었고, 징계까지 다 받았고, 그리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한 죄인이기 때문에 그는 자녀들 문제와 국가를 통치하는 왕의 자리에서 보다 더 당당해야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그 자리에 세워두신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왕자들이 이런 짓을 벌이는데도 가만히 두고 보는 것은 더 큰 화를 부르는 일입니다. 실제로 다윗의 무대응은 압살롬의 복수를 불러왔고, 결국 왕실에 더 큰 비극을 가져왔습니다.

결론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과거의 죄에 매여 현재의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됩니다. 다윗은 자신의 과거 죄 때문에 왕으로서의 현재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용서하신 죄를 계속 붙들고 있으면서 현재의 사명을 포기하는 것은 더 큰 죄를 낳습니다. 우리는 용서받은 죄인으로서 담대하게 현재의 책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둘째는 자격지심을 극복하고 하나님이 주신 권위를 바르게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만날 때 사탄이 우리를 꼼짝달싹 못하도록 과거에 지었던 죄와 모든 문제를 들추어내며 자격지심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다 해소하고 해결한 이후에는 더 당당하게 세상 앞에서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살아가야 합니다.

셋째는 미루는 것이 더 큰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다윗의 2년간의 침묵과 무대응은 결국 암논의 죽음과 압살롭의 도피라는 더 큰 비극을 낳았습니다. 옳지 않은 일 앞에서 침묵하고 방관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처사가 아닙니다. 때로는 어려워도 단호한 결단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자녀들 앞에서, 세상 앞에서, 교회공동체 앞에서 우리는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모든 문제를 하나님 앞에서 해소하고 해결한 이후에는 더 당당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다윗처럼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꼭 기억하시고, 이 세상 살아가는데 우리는 회개한 죄인이라는 사실,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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