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5장

성경
사무엘하

하나님이 하실 일을 분별하라

사무엘하 5장

생일날 홀로 케이크를 구입하여 집으로 돌아가 촛불을 켜고 스스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얼마나 쓸쓸한 광경이겠습니까? 생일의 참된 기쁨과 의미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마음을 다해 축하해 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법입니다. 마찬가지로 가정에 경사가 생겼을 때 스스로 나서서 이웃과 지인들에게 자랑하며 축하를 구하는 것 또한 그 의미를 크게 반감시킵니다. 조용히 기다리면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정하며, 그들의 진심어린 축하와 격려를 받게 될 것입니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타인이 해주어야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결코 용이한 과제가 아닙니다. 우리 마음이 성급히 앞서려 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여정에서도 인간이 감당해야 할 영역과 하나님께서 친히 행하셔야 할 영역을 분별하는 것이 그리 단순하거나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하나님의 고유한 영역을 인간이 침범하면 교만의 죄에 빠지게 되고, 인간이 마땅히 감당해야 할 책임을 하나님께 전가하면 게으름의 죄를 범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다윗은 하나님의 주권적 영역과 자신의 책임 영역을 철저히 구별하는 탁월한 영적 분별력과 성숙한 믿음을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내의 시간

다윗은 자신의 혈족인 유다 지파의 왕으로 즉위하여 7년 6개월이라는 상당한 기간을 통치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다윗에게 결코 평안하고 행복한 나날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극도로 힘겹고 때로는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놀랍게도 사울에게 쫓기며 광야를 전전했던 십여 년의 도피 생활보다, 사울이 세상을 떠난 후 유다 지파만의 왕으로 지낸 이 7년 6개월이 오히려 더욱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사울에게 추격당하던 시절에는 완전무결한 약자의 처지였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생존 자체가 최우선 과제였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 어느 곳에 몸을 숨길 것인가만을 고민하면 되었습니다. 반면 유다 지파의 왕이 된 후에는 북이스라엘의 허약한 통치자 이스보셋을 언제든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솟구치는 야망과 욕망을 철저히 억제하며 살아야 했기에, 이 시기가 오히려 더욱 혹독한 인내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이스보셋의 실질적 후견인이었던 아브넬이 세상을 떠났고, 이어서 이스보셋마저 비극적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조금도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묵묵히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셔서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진정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그 순간까지, 그는 숨을 죽이며 인내로 기다렸습니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이르러 다윗에게 나아와 이르되 보소서 우리는 왕의 한 골육이니이다 전에 곧 사울이 우리의 왕이 되었을 때에도 이스라엘을 거느려 출입하게 하신 분은 왕이시었고 여호와께서도 왕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며 이스라엘의 주권자가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라" (삼하 5:1-2)

바로 이 역사적 순간을 위해 다윗은 그토록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것입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고, 각 지파의 대표 장로들이 직접 헤브론까지 찾아와 다윗을 전 이스라엘의 왕으로 추대하는 그 순간까지, 그는 인내로써 버텨냈습니다. 이런 놀라운 상황이 현실로 펼쳐졌을 때 다윗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그동안의 모든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하나님의 시간표는 정확히 그분의 약속대로 성취되었음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에 감격이 더욱 컸을 것입니다.

"이에 이스라엘 모든 장로가 헤브론에 이르러 왕에게 나아오매 다윗 왕이 헤브론에서 여호와 앞에 그들과 언약을 맺으매 그들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니라" (삼하 5:3)

하나님께 대한 존중

다윗의 행보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깊은 교훈을 전해줍니다. 그 첫 번째 교훈은 다윗이 하나님을 철저히 존중했다는 점입니다. 그에게는 사울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주어졌지만, 한 번도 그 기회를 악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울 개인에 대한 사적인 애정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기름을 부어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는데, 그런 사울을 하나님께서 아직까지 생존하게 하시고 계시며, 하나님의 손으로 직접 왕좌에서 끌어내리지 않고 계신다면, 반드시 그 안에는 하나님의 깊은 섭리와 뜻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나님의 경륜 안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신비로운 계획을 자신처럼 미약하고 부족한 인간이 감히 어떻게 재단하고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다윗은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주권의 질서를 철저히 인정했기 때문에 결코 사울의 몸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이와 같이 행하기는 결코 용이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선한 섭리,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온전히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 사랑받는 비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고유한 영역을 인간이 함부로 침범한다면 그것은 가증한 교만으로 이어집니다. 다윗은 그 거룩한 경계선을 결단코 넘지 않은 참으로 지혜로운 신앙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

두 번째로, 다윗은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했습니다. 다윗이 소년이었을 때 사무엘이 자기 집에 와서 왕을 세운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는 엉겁결에 기름부음을 받았으나 그 강렬했던 기억은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형들을 다 마다하고 막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서 장차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사무엘이 말해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택하시고 나에게 기름을 부으셨으니 시간이 지나면 그 섭리대로 하나님이 이루실 것입니다. 이 믿음을 그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떤 고난과 역경과 환난이 닥쳐 와도 하나님이 세우실 것이니까, 자기 스스로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울에게 십수 년을 쫓겨 다닐 때도 그 어린 시절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시켜서 기름 부었던 그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유다지파의 왕이 되었을 때도 하나님이 하시겠다고 한 일은 반드시 이루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믿음이 필요합니다. 섭리를 인정하는 믿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를 선한 손길로 도우시고 인도하셨다면 앞으로도 하나님이 그렇게 도우실 것입니다. 나를 택하셨다면 책임질 것입니다. 나를 부르셨다면 하나님의 선한 손길로 끝까지 이끄실 것입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우리는 끝까지 믿음 변치 않고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지 않고 중간에 떨어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윗이 첫 번 기름부음 받았던 그 귀한 일을 기억하지 않고 스스로 왕이 되려고 경거망동했더라면 하나님의 손길에 택함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처음 기름부음 받았던 그 귀한 자리를 기억하고 끝까지 견뎠기에 이 위대하고 놀라운 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백성에 대한 사랑

세 번째, 다윗은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들을 사랑했습니다. 만약에 다윗이 사울을 죽이고 자기 스스로 자기 힘으로 왕이 되었다면, 만약에 다윗이 전쟁을 해서 이스보셋을 죽이고 아브넬을 처단하고 그가 통일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면 자기가 왕 된 것 아닙니까?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수없이 많이 죽어나갔을 것입니다. 자기 동족인데 그런데 기다렸습니다.

때를 기다렸기 때문에 한 사람도 피 흘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국민 통합에도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그가 만약 사울과 이스보셋의 피 위에 왕국을 건설했더라면 그것을 본 사람들이 다윗도 암살하려고 시도했을 것입니다. 다윗이 암살자가 되어서 왕이 되었다면 그가 암살로 생을 마감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의 목숨을 노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때를 기다리고 가만히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고 있으니 백성들이 한 마음이 됩니다. 국민 통합이 되고 앞으로 장차 이스라엘을 이끌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가를 사랑하고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세월이 더디 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기다림의 기간은 그에게 있어서는 큰 추진력이 되었습니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므로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 (삼하 5:10)

이런 다윗에게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존중하는 다윗,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는 다윗,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다윗에게 하나님이 당연히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져서 예루살렘 성을 빼앗아 다윗성으로 만들고 블레셋과 싸워서 숙적 블레셋을 물리치고 이제 이스라엘은 주변 나라를 복속시키는 강력한 대국, 강력한 나라로 발돋움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하나님이 하실 일과 내가 할 일을 철저하게 분별하고 구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일을 침범하면 교만한 자가 됩니다. 그 교만의 선을 넘지 않는 지혜로운 백성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주권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고 선을 넘지 않은 참으로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하실 일만 기대하고 자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리석은 게으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할 일은 성실하게 감당하는 참으로 성실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고 끝까지 견디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를 선한 손길로 도우시고 인도하셨다면 앞으로도 하나님이 그렇게 도우실 것입니다. 나를 택하셨다면 책임질 것이고, 나를 부르셨다면 하나님의 선한 손길로 끝까지 이끄실 것입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끝까지 믿음 변치 않고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사랑의 마음이 충만한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다윗처럼 자기 욕심과 욕망을 억제하고 더 큰 유익을 위해 기다릴 줄 아는 성숙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도 그리할 때 주의 귀한 은혜가 우리 인생을 함께 덮는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이 인생이 주 안에서 복된 인생이 되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점점 강성해지는 인생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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