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경험의 중요성
사사기 3장
경험이 빚어내는 성숙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역량을 만드는 핵심 요소임을 시사합니다. 어떤 일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접근 방식부터 판단 과정, 그리고 결과를 수용하는 태도까지 현격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한 번 걸어본 길을 다시 가는 것과 미지의 길을 처음 탐험하는 것 사이에는 자신감과 마음가짐에서부터 근본적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인식 때문에 현대 교육은 경험 학습을 매우 중시합니다. 부모와 함께하는 체험 학습을 신청한 학생에게는 결석 처리를 하지 않는 것도 교실에서의 이론 학습보다 현장에서의 체험을 통해 얻는 지식과 통찰이 더욱 가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 역시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영적 경험은 우리 영혼의 성장과 믿음의 성숙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아무리 많은 설교를 듣고 성경 공부에 열심을 다해도, 하나님의 말씀을 실제 삶에서 실천하고 적용할 기회가 없다면, 그것이 교회 안에서의 봉사든 일상에서의 삶이든 말씀과 삶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믿음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할 척도를 잃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충실히 배우고 익혔다 해도, 그 말씀을 실천하며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역동적 신앙의 여정이 있어야 진정한 영적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영적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예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영적 체험들이 그들의 어린 시절을 풍성하게 채워간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 귀한 영적 유산이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며, 하나님께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우상숭배의 심판과 구원자 옷니엘
오늘 본문은 젊은 시절의 영적 경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탁월한 믿음의 인물을 탄생시킨 감동적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여호수아의 뒤를 잇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가나안 정착 후에 세우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이스라엘을 열두 지파로 나누어 땅을 분배하신 후 48개 거점 도시를 정하시고, 레위지파를 각 도시에 분산 배치하여 하나님 말씀 교육, 제사 집례, 재판 등의 영적 의무를 감당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레위지파가 이 거룩한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지 않았습니다. 각 가정의 부모들 역시 자녀 세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가르치라는 명령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 결과 우상숭배가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여 자기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바알들과 아세라들을 섬긴지라" (삿 3:7)
우상숭배란 단순히 특별한 사람들이나 이상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이방 문화에 동화되는 것을 포괄적으로 의미합니다. 하나님 말씀의 절대적 기준이 사라지면, 우리가 매일 접하게 되는 것은 세상 문화와 이방 문화입니다. 레위인들이 신앙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부모들이 자녀에게 말씀 교육을 소홀히 하면, 다음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가나안 문화가 그들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게 됩니다.
결혼 문제부터 생활 방식까지 삶의 모든 영역이 가나안 사람들의 문화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물들어버린 것을 성경은 우상숭배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제대로 된 신앙 훈련과 교육이 없으면 학교에서는 세상의 법칙이, 직장에서는 세상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 교육과 영적 경험이 무너지자 하나님께서는 이를 간과하지 않으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사 그들을 메소보다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의 손에 파셨으므로 이스라엘 자손이 구산 리사다임을 팔 년 동안 섬겼더니" (삿 3:8)
'파셨다'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계셨던 보호의 울타리를 거두셨음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강하신 팔이 그들을 지키고 보호하셨으나, 하나님께서 그 보호를 철회하시자 그들에게는 아무런 대안이 없었습니다. 이방 민족들의 침략 앞에 8년 동안 종살이하는 비참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8년간의 고통 속에서 그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께서는 구원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음에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워 그들을 구원하게 하시니 그는 곧 갈렙의 아우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이라" (삿 3:9)
이것이 사사기의 전형적 패턴입니다. 타락, 심판, 회개, 구원의 순환 속에서 하나님께서 보내신 첫 번째 사사가 바로 옷니엘이었습니다.
"여호와의 영이 그에게 임하셨으므로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나가서 싸울 때에 여호와께서 메소보다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을 그의 손에 넘겨주시매 옷니엘의 손이 구산 리사다임을 이기니라 그 땅이 평온한 지 사십 년에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이 죽었더라" (삿 3:10-11)
갈렙과 함께한 영적 유산
옷니엘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려면 갈렙과의 관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가나안 정착 초기, 각 지파에 땅을 분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귀찮다는 이유로 가나안의 잔존 세력들을 완전히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나아가 헤브론 땅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여호수아는 갈렙을 축복하며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나 갈렙은 홀로 가지 않았습니다.
당시 85세였던 갈렙은 믿음의 다음 세대를 세우고자 하는 비전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딸 악사를 아내로 주고 정복한 땅을 기업으로 줄 테니, 자신과 함께 그 땅을 정복하러 갈 젊은 용사를 모집했습니다. 그때 선발된 인물이 바로 옷니엘이었습니다.
옷니엘과 갈렙은 함께 헤브론과 기럇세벨을 정복했고, 갈렙은 약속대로 딸 악사를 옷니엘에게 시집보내며 윗샘과 아랫샘까지 함께 주었습니다.
과연 옷니엘은 그 전쟁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요? 단순히 85세 노인 갈렙의 강인한 체력과 전투 기술만을 습득했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옷니엘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갈렙의 절대적 순종을 목격했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까지도 변함없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그 숭고한 자세를 배웠을 것입니다. 또한 한때는 여호수아와 함께 모세의 후계자로 거론되었음에도 직분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순수한 신앙인의 모습을 체득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옷니엘에게 잊을 수 없는 귀한 영적 유산이 되었습니다. 후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 사사로 세우셨을 때, 젊은 시절의 그 영적 경험이 발판이 되어 그는 떨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위대한 사사가 되어 재임 기간 40년 동안 이방인의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이스라엘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갈렙이 젊은 세대를 세우려는 마음 없이 혼자서 헤브론과 기럇세벨을 정복하고 끝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갈렙과 함께 용감하게 그 땅을 차지한 사람이 없고, 믿음의 다음 세대를 한 사람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계속되는 혼란과 영적 암흑 가운데 머물러야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젊은 세대에게 영적 경험을 제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가 한 사람, 한 아이, 한 젊은이, 한 청년에게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고,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하나님 나라의 실상을 알려주며, 교회가 그들에게 물질적 지원과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여 세워주는 것은 장차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투자가 될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길러내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도 젊은이들에게 귀한 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기성세대가 존재하는 목적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영적 경험은 믿음 성장의 필수 요소입니다. 아무리 많은 말씀을 배워도 실천할 기회가 없다면 진정한 영적 성숙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영적 경험은 훗날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소중한 기초가 됩니다.
둘째, 기성세대는 다음 세대를 세우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갈렙이 혼자 가지 않고 옷니엘과 함께 전쟁터로 나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다음 세대와 함께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며 그들을 믿음의 용사로 세워주어야 합니다.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셋째, 영적 교육의 부재는 필연적으로 우상숭배로 귀결됩니다. 제대로 된 신앙 교육과 영적 경험이 결핍되면 세상의 가치관과 문화가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공동체와 국가 전체의 미래와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갈렙과 함께 영적 경험을 쌓은 옷니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40년간의 태평성대를 이룩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역시 이 시대의 갈렙이 되어 다음 세대를 세우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