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7장

성경
사사기

삼백 용사

사사기 7장

현대 전쟁은 거의 최첨단 무기로 승부가 결정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전쟁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숫자가 많은 쪽이 훨씬 더 유리했습니다. 그 시대가 그러했으니 고대 사회에서는 당연히 숫자가 많은 쪽이 유리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였습니다.

숫자가 적으면 그만큼 국력이 약했고,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나라는 주변국을 정복하고 복속시키는 것이 고대사회의 기본 질서였습니다. 이스라엘이 살았던 고대 근동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 많은 병력을 보유한 나라가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평시에는 풍부한 인력이 노동력이 되었고, 전시에는 강력한 군대가 되어 이웃 나라들을 위축시켰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많은 숫자를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 많은 숫자를 기뻐하지 않으시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택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하며 우상을 숭배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셨습니다. 미디안 족속을 통해 7년 동안 이스라엘을 압제하게 하셨습니다. 고통 속에서 이스라엘이 부르짖자,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을 사사로 세우셨습니다.

기드온이 사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지도자를 세우셨으니, 그를 중심으로 단결하여 미디안을 물리치고 자유를 되찾자"는 마음으로 결집한 것입니다.

이렇게 모인 숫자가 3만 2천 명이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규모였습니다. 전술을 잘 세우고 병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만 하면, 7년 동안 이스라엘을 압제하던 미디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모인 숫자가 너무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삿 7:2)

하나님께서 이런 이유로 3만 2천 명이 너무 많다고 하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숫자가 경쟁력이라고 여기며, 전쟁에서는 당연히 많은 병력이 모일수록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많은 숫자로 승리하면 결국 "우리 힘으로 이겼다"고 자랑할 것을 염려하셨습니다. 즉, 그들의 교만을 우려하신 것입니다.

두 번의 선별

사실 오늘날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들과 마찬가지로 알게 모르게 숫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질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기고,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든든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숫자를 의지하는 이면에는 하나님보다 물질을,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신뢰하려는 교만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이런 인간의 연약함과 본성을 아시기에, 철저히 하나님만을 의지하도록 모인 숫자가 너무 많다며 돌려보낼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제 너는 백성의 귀에 외쳐 이르기를 누구든지 두려워 떠는 자는 길르앗 산을 떠나 돌아가라 하라 하시니 이에 돌아간 백성이 2만 2천 명이요 남은 자가 만 명이었더라" (삿 7:3)

3만 2천 명도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었는데, 두려워하는 자들을 돌려보내니 무려 2만 2천 명이 떠나고 만 명만 남았습니다. 두려워하는 자들을 제외시킨 것은 매우 합리적인 판단이었습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들은 분위기를 해칩니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전장에서 두려움은 전염병과 같아서, 한 사람의 두려움이 다른 병사들에게 퍼져 나가면 전체 군대가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두려움에 떠는 자들을 즉시 돌려보내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런데 남은 만 명으로도 어떻게 전투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이것도 여전히 많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선별할 방법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에 백성을 인도하여 물가에 내려감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개가 핥는 것 같이 혀로 물을 핥는 자들을 너는 따로 세우고 또 누구든지 무릎을 꿇고 마시는 자들도 그와 같이 하라 하시더니 손으로 움켜 입에 대고 핥은 자의 수는 삼백 명이요 그 외 백성은 다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지라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을 네 손에 넘겨 주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자기의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 (삿 7:5-7)

하나님께서는 만 명의 군사를 물가로 인도하여 물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대부분이 목이 말라 머리를 물에 박고 무릎을 꿇어 물을 마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들을 모두 제외시키고, 앉아서 손으로 물을 떠서 혀로 핥아 마신 자들만 따로 세우셨습니다.

왜 이렇게 하셨을까요? 전쟁 중에 주위를 살피지도 않고 적군의 매복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물에만 정신이 팔려 무분별하게 마시는 자들은 전쟁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물을 마시기 위해 무릎을 꿇는 모습에서 바알에게 무릎을 꿇어본 경험이 있는 자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들을 배제하시고, 신중한 자,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자, 우상숭배 경험이 없는 자, 전투에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자들인 300명만을 선택하여 전투에 나서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3만 2천 명이 300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300명으로 이스라엘은 미디안의 대군을 완전히 물리쳤습니다.

결론

하나님께서 행하신 이 놀라운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하나님 나라는 결코 숫자의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풍부한 물질이 있어야 하고, 화려한 경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오직 하나님의 방식대로 서 있는 자들을 가려내어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두려움 없는 믿음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자, 하나님의 전투에 쓰임받는 자들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기로 결단한 자들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 사이에서 애매하게 서 있으며 두려워 떠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라면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걸 수 있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원하십니다.

둘째, 깨어있는 영성 전투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주변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필요만 채우려 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에 필요 없다고 하셨습니다. 항상 영적으로 깨어있으며 하나님의 일에 집중하는 자들을 요구하십니다.

셋째, 순수한 신앙 우상숭배하는 자,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에게 무릎 꿇는 자들도 하나님께서는 원치 않으십니다.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는 순수한 신앙의 소유자들을 찾으십니다.

오늘 우리가 숫자에 매몰되어 숫자의 노예가 되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나는 과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용사요, 전사로서 합당한 사람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삼백 용사 가운데 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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