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6장

성경
여호수아

쫓아내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수아 16장

작은 타협

역사를 되돌아보면 거대한 제국의 멸망이나 견고한 성의 몰락은 결코 큰 문제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항상 작은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큰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사람이 위기감을 느끼고 긴장합니다. 함께 지혜를 모으고 마음을 합쳐 해결책을 찾습니다. 그 결과 문제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신속하게 해결됩니다.

그러나 작은 문제는 다릅니다. 누구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문제"라며 가볍게 여깁니다. 아무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쉽게 넘어갑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작은 문제들이 하나씩 쌓여 거대한 문제로 변모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 것입니다.

건강 문제를 생각해보십시오. 작은 나쁜 습관들이 모여 큰 나쁜 습관이 되고, 그것이 건강을 서서히 해치다가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합니다.

영적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탄은 처음부터 큰 죄를 던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하는 일", "이 정도는 괜찮다", "요즘 시대에 이런 것도 못한다면 어떻게 살겠느냐"며 교묘하게 유혹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죄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죄들이 영혼에 계속 쌓이고 타격을 가하다가,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영적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쫓아내지 아니하였으므로

오늘 본문은 바로 이러한 원리를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명령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그 말씀을 하나님의 진지한 명령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는 비극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여 각 지파별로 땅을 분배받았지만, 그것은 완전한 정복이 아니었습니다. 가나안 정복은 여전히 미완성 상태였습니다. 대세는 장악했지만 각 성에는 아직 쫓아내지 못한 가나안 족속들이 남아 있었고, 블레셋 족속은 한 족속도 쫓아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들을 쫓아낼 것이니 너희는 일어나서 그 땅을 정복하라." 각 지파별로 땅을 분배하신 후, 남은 족속들을 완전히 쫓아내는 최종 사명을 각 지파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무도, 어느 지파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85세 노인 갈렙이 먼저 모범을 보였습니다. 유다지파 땅에 속한 헤브론을 기업으로 달라고 여호수아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믿음의 본을 보이기 위함이었습니다.

갈렙은 혼자만 나서지 않았습니다. 유다지파 젊은이들 가운데 영적 각성을 일으키기 위해 공개 모집을 했습니다. 기럇세벨을 정복하는 자에게 자신의 딸 악사를 아내로 주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이에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들었고, 그 중 옷니엘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유다지파가 훌륭한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이제 다른 지파들이 이 성공 사례를 보며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우리도 저렇게 하면 된다. 하나님께서 갈렙을 통해 직접 방법을 보여주셨으니, 이제 우리도 젊은 세대를 일으켜 함께 떨쳐 일어나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땅을 완전히 정복하자." 이런 믿음으로 나아가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다른 지파들은 하나님 말씀대로 행하지 않았습니다. 갈렙과 유다지파가 보여준 모범의 길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지파였던 요셉 자손, 곧 므낫세와 에브라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요셉의 자손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그들의 기업을 받았더라" (수 16:4)

요셉의 자손인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본래 한 조상에서 나온 두 지파였습니다. 그들은 큰 지파로서 넓은 기업을 분배받았지만, 그들이 받은 땅에도 역시 미완성 지역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 역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갈렙이 보여준 모범을 따라 행동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의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게셀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아니하였으므로 가나안 족속이 오늘까지 에브라임 가운데에 거주하며 노역하는 종이 되니라" (수 16:10)

"쫓아내지 아니하였다"는 표현이 우리의 주의를 끕니다. 이는 열심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여호수아 13장 6절에서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그들을 쫓아내리니 너희들이 일어나기만 하면 내가 너희를 도와 반드시 그들을 이 땅에서 쫓아내게 할 것이다. 그런데 너희는 왜 일어나지 않느냐?"

그런데 이들은 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별것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잘해왔는데 이 정도는 넘어가도 된다", "요단강도 건넜고 가나안 땅 대부분도 차지했는데, 이제 하나님의 이런 말씀쯤은 눈 감고 귀 막고 지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므낫세와 에브라임 지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이 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순종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만약 그들이 갈렙을 본받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무기를 들고 일어났다면 위대한 역사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 놀라운 승리는 성경에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분명한 사명을 주셨습니다. 성도에게는 기본적인 사명들이 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사명, 가정에서는 그리스도인 부모로서의 사명, 교회에서는 각자에게 주어진 직분의 사명이 있습니다. 성도, 집사, 권사, 안수집사, 장로, 목회자... 하나님께서는 각 분야에서 우리에게 고유한 사명을 맡겨주셨습니다.

이 사명들은 모두 행동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세상에서도, 교회에서도 실제로 일해야 합니다. 그 일을 시작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누군가 일거리를 가져다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할 일을 찾아 시작할 때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요단강을 건널 때를 기억해보십시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주신 첫 번째 명령은 무엇이었습니까?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창일하게 넘치는 요단강에 발을 담그라는 것이었습니다.

발을 넣어야 요단강이 멈춥니다. 발을 담그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요단강은 그냥 계속 흘러갑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강이 먼저 멈추면 그때 발을 담그겠습니다. 강이 멈춰야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강이 멈추지 않는데 발을 담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죽으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는 이렇게 하나님께 불평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다릅니다. "일단 발을 담그라. 그러면 너희의 믿음을 보고 내가 강을 멈춰 주겠다. 일단 시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시작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가정의 변화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정작 가정에서 기도하는 일, 가정예배를 드리는 일, 가족이 함께 마음을 모으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며 "하나님, 변화시켜 주세요"라고 기도만 할 뿐입니다. 기도는 하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해주실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요셉 자손인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가나안 족속들을 완전히 쫓아내지 않고 그들을 노역하는 종으로 삼는 선에서 타협했습니다. 이 작은 불순종은 훗날 커다란 재앙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들이 오히려 힘이 커져서 이스라엘을 압제하는 사사시대 비극의 근본 원인이 된 것입니다.

작은 것을 무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들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큰 문제가 되어 그들을 오히려 지배하는 안타까운 역전이 일어났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작은 불순종도 결국은 큰 재앙을 불러옵니다. 하나님의 말씀 중에 작은 것은 없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명령이라도 무시하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영적 생활에서 작은 타협들이 쌓여 큰 영적 타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의 순종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리 간절히 기도해도 순종하는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먼저 믿음의 발걸음을 내디딜 때 놀라운 역사를 행하십니다. 요단강에 발을 담그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셋째, 주어진 사명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세상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시켜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찾아서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행하는 자와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 작은 것부터 성실하게 순종하며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모든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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