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21장

성경
여호수아

분산 배치

여호수아 21장

교회 위치의 성경적 원리

교회와 불교 사찰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다르지만, 그 중에서도 위치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교회는 동네마다 사람들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불교 사찰은 산속 깊은 곳에 은둔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산속 깊은 곳에 있는 것이 세속을 떠나 수행에 유리하고 영성 관리에 적합하다고 여기며, 교회가 세상 한복판에 있는 것을 오히려 타락의 증거나 타락하기 쉬운 조건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성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견해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살펴보면, 구약성경부터 하나님의 교회와 신앙 공동체는 백성들과 가까이 있어야 하며, 그곳에 거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이 바로 그 증거이며, 레위 지파가 어디에 거주해야 할지를 하나님께서 친히 정해주신 말씀입니다.

레위 지파의 기업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각 지파별로 기업을 분배받았습니다. 비록 그 정복이 완전하지는 않았으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동기부여를 받은 백성들은 미완의 땅까지 정복해 나아갔습니다. 반면 끝까지 순종하지 않고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는 지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열두 지파 땅 분배에는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레위 지파에게는 하나의 덩어리 땅을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신 요셉의 두 아들인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각각 한 지파씩을 이루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렇다면 레위지파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를 그들의 각 가문에 따라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 12지파의 거점 도시 48개 성읍에 분산시켜 정착하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자기의 기업에서 이 성읍들과 그 목초지들을 레위 사람에게 주니라" (수 21:3)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레위 자손에게 성읍들과 목초지들을 내어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12지파가 각각 제공한 전체 성읍은 총 48개였습니다.

"레위 사람들이 이스라엘 자손의 기업 중에서 받은 성읍은 모두 마흔여덟 성읍이요 또 그 목초지들이라 이 각 성읍의 주위에 목초지가 있었고, 모든 성읍이 다 그러하였더라" (수 21:41-42)

백성의 편의를 위한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께서 레위 자손에게 하나의 덩어리 땅을 주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전 지역에 분산 배치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레위 지파에게 주신 특별한 사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 자손에게 이스라엘 공동체의 세 가지 핵심 기능을 맡기셨습니다. 첫째는 예배를 주관하는 일이요, 둘째는 하나님의 말씀을 후손들에게 가르치는 신앙교육이며, 셋째는 분쟁이 생겼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재판하는 일이었습니다.

만약 레위 자손이 어느 한 지역에 집중되어 거주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예배를 드리거나 재판을 받거나 신앙 교육을 받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멀리 떨어진 그 지역까지 찾아와야 하는 극심한 불편을 겪게 될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 중심지는 실로였습니다. 실로는 가나안 땅의 정중앙에 위치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실로를 중심으로 한 중부 지역에 레위 지파의 땅을 집중 배정했다면, 북쪽 끝의 단 지파나 남쪽 끝의 시므온 지파 사람들은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실로까지 긴 여행을 해야 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부담이겠습니까?

거리가 멀고 접근이 어려우면 이스라엘 공동체의 영적 생활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에게 집중된 땅을 주지 않으시고,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주하는 전 지역에 고르게 분산시키신 것입니다. 이는 순전히 백성들의 영적 편의를 배려하신 하나님의 지혜로운 조치였습니다.

레위 지파의 타락

이제 분산 배치된 레위 지파는 각각의 거점 도시에서 신실한 믿음 생활을 유지하며 영적 중심을 지켜가고, 주변 백성들을 믿음으로 잘 섬기며 신앙 교육을 감당하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레위 자손들이 이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레위 지파 사람들 중에는 유다 지파의 중심지인 예루살렘 주변에 배치된 자들도 있었고, 에브라임 산지나 세겜 산지의 외진 산골짜기에서 영적 지도의 임무를 맡은 자들도 있었습니다. 대도시 근처에 거주하는 레위 자손들은 별다른 불만이 없었지만, 변두리 산골에 사는 레위 자손들은 깊은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왜 자신들이 이런 시골 구석에서 살아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레위 자손들 중에는 하나님께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야반도주하는 자들이 생겨났고, 그곳에서 맡은 삶의 중심인 예배 사역, 신앙교육, 재판 등 하나님께서 맡기신 고유한 사명을 저버리고 자기 마음대로 큰 도시로 떠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레위 자손이 타락한 것입니다.

이러한 레위 자손들의 타락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영적 신앙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사사시대의 대혼란과 격변기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교회의 사명

오늘날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회는 지역사회의 영적 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곳입니다.

성도들이 언제든지 예배 공동체에 나아와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어야 하고, 선악을 분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목회자들을 만나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어떤 길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길인지 신앙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믿음의 다음 세대에게 체계적인 신앙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교회가 이러한 고유한 기능들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교회를 정상적인 교회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별히 교회 공동체를 영적으로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인 목회자와 중직자들은 하나님께서 레위 자손에게 맡기신 그 사명을 오늘날 지역사회에서 충실히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는 자들입니다. 만약 이 일에 전념하지 않고 다른 일에 마음을 두거나,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품는다면, 그것은 타락한 레위 자손과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참으로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레위 지파를 48개 성읍에 분산 배치하신 그 뜻을 기억하며, 우리는 성도로서 교회를 중심으로 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둘째, 교회는 건물로서의 교회일 뿐 아니라 흩어져 살아가는 각 성도 또한 교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도들의 정체성을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세상의 소금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흩어져 살아갈 각자의 직장과 일터,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하나의 교회로서, 빛으로서, 소금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거룩한 영적 사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 참된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 그리고 목회자와 중직자들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거룩한 사명을 신실하게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이 귀한 말씀의 빛 가운데 행하며, 우리에게 맡겨진 거룩한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성실한 하나님의 일꾼들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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