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다한 성실함의 축복
여호수아 22장
개근상의 가치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떠올려 보십시오. 어떤 학생은 우등상을 비롯하여 각종 상장을 여러 개 받으며 무대를 오르내리는 반면, 어떤 학생은 오직 개근상 하나만을 받습니다. 그러면 담임 선생님이 개근상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학생들에게 정성스럽게 설명을 이어갑니다.
먼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해야 하고, 매일매일 성실한 자세로 학교생활에 임해야 하며, 그리고 한 곳에서 꾸준히 버텨낼 수 있는 인내와 지구력이 있어야만 이 귀중하고 의미 있는 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성품을 가진 학생은 앞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격려해 줍니다.
사실 어린 나이에는 다양한 상을 받고 싶어 하고 우등상이나 학교장 표창도 받기를 원하지만, 그때는 개근상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가치와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면, 한 곳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한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삶을 통해 깊이 깨닫게 됩니다. 그 선생님의 말씀대로 진정한 성실함이란 건강함과 진실함, 그리고 변함없는 책임감이 모두 어우러져야 만들어지는 귀한 성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목회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한 자리에서 꾸준히 그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성도만큼 고맙고 감사한 존재는 없습니다. 작은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들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말없이 성실하게 맡은 일을 감당하는 직원을 만난다면, 그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겠습니까?
두 지파 반의 특별한 청원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이스라엘의 두 지파 반을 바라보는 여호수아의 마음이 바로 그런 깊은 감사의 마음이었습니다.
때는 모세가 아직 생존해 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가기 전 요단 동편 지역에 머물러 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때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 그리고 므낫세 반지파가 모세에게 찾아와 특별한 청원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요단강을 건너서 서쪽 땅으로 가서 전쟁을 치르며 그 땅을 정착지로 삼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 지금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 요단 동편 땅을 우리의 기업으로 분배해 주신다면, 우리는 이 땅에 정착하여 만족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청원에 대해 모세는 조건부 허락을 내렸습니다. "너희가 진정으로 이 땅을 소유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들과 함께 요단강을 건너가야 한다. 요단 서쪽 땅을 위한 정복 전쟁에 온 힘을 다해 참여하라. 그 땅을 완전히 차지하고 정복을 마친 후에, 그때 너희가 그 전쟁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면, 그제야 다시 돌아와서 요단강 동쪽 땅을 너희의 기업으로 허락하겠다."
이렇게 모세와 약속을 맺은 르우벤지파, 갓지파, 므낫세 반지파는 그 약속을 신실하게 지켜나갔습니다. 모세의 말을 믿고 요단강을 건넜습니다. 다른 지파들과 완전히 합심하여 요단 서쪽 정복 전쟁에 전력으로 참여했습니다. 마침내 모든 땅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열두 지파의 땅 분배 작업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심지어 레위 지파가 48개 성읍을 분배받고 그에 딸린 목초지까지 모든 분배가 끝날 때까지 그들은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여호수아의 깊은 감사
그런 후에 비로소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이제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허락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때에 여호수아가 르우벤 사람과 갓 사람과 므낫세의 반지파를 불러서 그들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종 모세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너희가 다 지키며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일에 너희가 내 말을 순종하여" (수 22:1-2)
여호와의 종 모세가 그들에게 명령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겠습니까? 바로 조건부 허락이었습니다. 요단강을 건너가서 요단 서쪽 정복 전쟁에 온 마음을 다해 성실하게 임한다면, 그 후에 너희가 간절히 원하는 요단 동편 땅을 기업으로 허락해 주겠다는 엄중한 약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매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먼저 여호수아에게 찾아와서 "이제는 모든 땅을 정복하고 분배까지 마치지 않았습니까? 레위인들에게도 성읍과 목초지를 모두 나누어 주지 않았습니까? 이제 우리도 우리의 땅으로 돌아가서 정착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직접 그들을 불러서 말할 때까지 그들은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이어서 그들에게 진심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날이 오래도록 너희가 너희 형제를 떠나지 아니하고 오직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그 책임을 지키도다" (수 22:3)
"오래도록 책임을 지키도다." 이 말씀이야말로 오늘 본문의 핵심이자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귀한 교훈입니다. 이들은 참으로 기다렸습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모세가 생존해 있을 때 받았던 그 약속을 여호수아가 노년에 이를 때까지, 그들은 단 한 번도 원망하거나 보채지 않고 오래도록 그 거룩한 책임을 지키며 끝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여호수아는 지도자로서 이런 르우벤지파, 갓지파, 므낫세 반지파의 성실하고 신실한 태도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백성들은 입만 열면 원망과 불평을 쏟아내고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는데, 이들만은 오래도록 참아주고 기다려주었으며, 이제 여호수아가 때가 되었으니 돌아가라고 말할 때까지 그들은 단 한 번도 불만의 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도 이처럼 오래도록 자신의 책임을 성실하게 다하는 자들에게 깊은 고마움과 감사를 표현하십니다.
성실한 책임감
실로 성경은 도처에서 오래도록 책임을 다할 것을 우리에게 간곡히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러한 오래도록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태도를 간절히 요청하고 계십니다.
목회자는 오래도록 하나님의 교회를 책임지고 성도들의 영혼을 목양할 책임을 맡은 자들입니다. 교회에서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을 통해 각종 중직자들을 세우십니다. 장로와 권사, 안수집사들, 이들의 직분을 가리켜 항존직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래도록", 그 "오래도록"이라는 표현은 곧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 거룩한 직분을 지키고 책임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엄숙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정한 기간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오래도록 그 책임을 다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런데 현실 속의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의 감정대로, 우리의 생각대로, 화가 나면 모든 것을 내던져 버리고, 기분이 상하면 하고 싶은 말을 목청껏 소리치며 분노를 표출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래도록 책임을 지고 참고 견디며 인내하는 자들을 진심으로 기뻐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런 성실한 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아낌없이 표현하십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정한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6개월이나 1년, 3년 혹은 10년만 참는 것, 이런 것이 사랑이 아니라 바로 "오래 참는" 것이 사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오래"의 기준과 척도가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바로 예수님처럼 오래 참는 것 아니겠습니까? 매를 맞으시면서도, 누군가 주님을 배신하고 떠나가도, 누군가 주님을 부인하고 저버려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그들에 대한 사랑을 결코 그치지 않으시고 멈추지 않으시며 거두어들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간절히 요청하시는 것은 바로 오래도록 그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성실하게 다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들을 반드시 축복해 주십니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축복하여 보냄에 그들이 자기 장막으로" (수 22:6)
여호수아가 그들을 향해 축복할 때의 마음가짐이 과연 어떠했을까요?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온 정성과 진심을 다해 축복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여호수아의 그 진심어린 축복을 받은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그 축복이 풍성한 열매로 맺히지 않았겠습니까?
결론
오늘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소중한 교훈들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 복을 받는 참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래도록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변했다고, 환경이 바뀌었다고, 기분이 상했다고, 상대방이 나를 화나게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집어던지고 포기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기다리며 참아내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오래 참고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자들을 진심으로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신실한 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아낌없이 표현하시며, 그 고마운 마음을 풍성한 복으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셋째, 우리 각자에게 맡겨진 모든 책임을 생명 다하는 날까지 성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맡은 거룩한 직분, 가정에서 감당해야 할 소중한 책임, 직장에서 수행해야 할 맡은 바 역할들을 우리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오래도록 변함없이 성실하게 지켜나가야 합니다.
이 귀한 말씀의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며, 오늘 하루도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겨주신 그 거룩한 사명과 책임을 오래도록 성실하게 잘 감당하여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복과 은혜를 풍성히 받아 누리는 신실한 하나님의 자녀들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