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9장

성경
여호수아

명분과 실리 사이의 선택

여호수아 9장

역사가 남긴 교훈

인생에서 우리는 종종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민과 갈등 끝에 결국 실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분은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보이는 반면, 실리는 눈에 보이는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내가 한평생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 내 한 목숨을 바쳤다"는 뜨거운 열정과 숭고한 명분을 가슴에 품고 살았습니다. 그분들의 후손들은 지금도 "우리 할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는 자랑스러운 명분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갑니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말입니다.

그러나 같은 시대에 친일을 하거나 일제에 부역했던 사람들은 어떠했습니까? 그들은 막대한 이익을 손에 넣었습니다. 거액에 눈이 멀어 민족을 배반하고 조국을 팔아넘긴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후손들은 그 부를 지금까지도 대물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명분을 포기하고 실리를 택한 어리석은 자들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의 본질을 살펴보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잘 잡히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즉 우리는 실리보다는 명분을 따르는 자들입니다.

기브온 족속의 계략

"요단 서쪽 산지와 평지와 레바논 앞 대해 연안에 있는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모든 왕들이 이 일을 듣고 모여서 일심으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에게 맞서서 싸우려 하였더라" (수 9:1-2)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성에서 승리하고, 아이성에서의 실패를 딛고 재차 승리를 거둔 소식이 가나안 땅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이 소식은 가나안의 모든 족속들에게 큰 두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힘으로는 이스라엘을 당해낼 수 없음을 깨닫고 연합하여 맞서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히위족속인 기브온 사람들만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들은 맞서 싸워봐야 결과는 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기브온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평화조약을 맺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앞에는 큰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일곱 족속과는 어떤 언약이나 조약도 맺지 않고 무조건 쳐서 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그와 같이 명령하셨던 것입니다.

"기브온 주민들이 여호수아가 여리고와 아이에게 행한 일을 듣고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헤어진 전대와 헤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그 발에는 낡아서 기운 신을 신고 늙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준비하고" (수 9:3-4)

그래서 그들은 교묘한 속임수를 계획했습니다. 자신들이 가나안 땅 사람들이 아니라 먼 나라에서 이스라엘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사신들인 것처럼 위장했습니다. "우리가 가져온 떡에는 곰팡이가 폈고, 우리 신발은 모두 해어졌으며, 가죽부대도 찢어졌습니다. 이렇게 남루한 모습이 된 것은 먼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부디 우리와 조약을 맺어주십시오"라고 간청했습니다.

기도 없는 판단의 위험

이러한 상황에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이 문제에 대해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과연 이들과 화친조약을 맺어도 되는지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는 어떻게 할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조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그들과 조약을 맺은 후 사흘이 지나서야 그들이 이웃에게서 자기들 중에 거주하는 자들이라 함을 들으니라" (수 9:14-16)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이 말씀이 핵심입니다. 즉 기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기도 없이 성급하게 조약을 맺고 난 후 사흘이 지나서야 이들이 가나안 땅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분별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 어떤 길이 옳은지 알기 어려울 때, 그때야말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이성 전투에서 실패한 이유가 바로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하나님께 묻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영적 분별력의 필요성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악한 사탄과 세상의 세력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속이고 미혹하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혜롭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분별하고, 하나님께서 정말로 이 일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기도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세상은 갈수록 악해져 가고 교활해져 가는데, 그들의 궤계에서 우리가 순결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깨어 기도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는 항상 이와 같은 속임수에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속임수가 낳은 올무

"족장들이 그들에게 이른 대로 그들이 온 회중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가 되었더라" (수 9:21)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가 되었다는 것은 곧 종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이렇게 결론지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훗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치명적인 올무가 되고 말았습니다.

훗날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 전체를 차지하게 되었을 때, 가나안 일곱 족속의 잔당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완전히 진멸하고 쫓아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미 기브온 사건의 전례가 있었습니다.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로 삼았던 기브온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가나안의 잔존 족속들도 이미 힘을 잃고 세력을 잃었는데, 굳이 그들을 쫓아낼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히 쫓아내라고 하셨기에 명분상으로는 쫓아내는 것이 옳았습니다. 그러나 실리적으로 보면 그들을 쫓아내지 않고 종으로 부리는 것이 더 유익해 보였습니다. 어차피 농사도 지어야 하고 목축도 해야 하는데, 이들을 종으로 부리면 얼마나 편리하겠습니까?

결국 그들은 가나안 일곱 족속의 잔당들을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기브온 사건이라는 전례를 만들어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결정은 후대에 엄청난 문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실리 추구가 낳은 비극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힘있고 바르게 살 때는 그들이 나무를 패며 물을 길어오는 순종하는 종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고 언약을 어기며 타락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징계하시되 바로 나무를 패며 물을 길었던 그 종들을 들어 이스라엘을 정복하시고 치시는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사시대의 비극적 역사가 아닙니까?

결국 이 모든 비극은 이스라엘이 명분이 아닌 실리를 택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눈에 보이는 종이라는 이익을 택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지금 당장 눈에 손해가 될지라도 명분을 택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그 숭고한 명분을 따라 살아가면 우리는 좁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서 우리가 참된 손해를 보는 일은 결단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그렇게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얕은 지혜로 기도 없이 실리만 추구하면 올무에 빠지게 됩니다

피상적인 계산으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쫓아 살다가는 평생토록 거기에 발목이 잡히고 올무가 되어 결국 세상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분별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 반드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세상은 갈수록 악해지고 교활해져 가는데, 그들의 궤계에서 순결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깨어 기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명분을 굳게 붙잡고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지금 당장 눈에 손해가 될지라도 명분을 택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서 참된 손해를 보는 일은 결코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이 악한 세상에서 기도로 분별하며 하루를 시작하시고, 하나님 말씀이라는 숭고한 명분을 붙잡고 실리가 아닌 말씀을 따라 승리하시는 하나님의 자녀, 참된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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