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습관
열왕기상 11장
운전은 편리하면서도 위험을 동반하는 행위입니다. 올바른 운전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지만, 잘못된 운전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올바른 운전 습관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차선 준수, 신호 준수, 안전거리 확보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대형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면 이러한 기본을 소홀히 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운전뿐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기본을 지키고 처음부터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하나님 앞에서의 영적 생활과 신앙생활에서 초기 습관을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느냐는 영적 성장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솔로몬의 완전한 타락과 하나님께 버림받는 과정을 목격하게 됩니다. 솔로몬의 영적 몰락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을 설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좋은 목적을 위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수단을 선택했던 것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정략결혼의 시작
"솔로몬 왕이 바로의 딸 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하였으니 곧 모압과 암몬과 에돔과 시돈과 헷 여인이라" (왕상 11:1)
솔로몬은 바로의 딸 공주를 왕비로 맞아들였습니다. 이는 그 나름의 분명한 목적이 있었던 결정이었습니다. 바로 평화를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애굽은 당시 매우 강력한 제국이었고, 이스라엘이 비록 강성한 나라였지만 애굽과 같은 강대국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던 솔로몬은 바로의 사위가 되면 최소한 전쟁의 위험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계산 하에 바로의 딸을 왕비로 맞이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전략이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무역은 활발해졌으며 별다른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험이 습관화된 솔로몬은 주변의 다른 이방 나라 공주들과도 정략결혼을 체결하며 이러한 정책을 점차 확대해 나갔습니다. 모압과 암몬, 헷과 시돈, 에돔 등의 공주들을 연이어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이것 자체도 심각한 문제였지만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성경이 솔로몬이 그들을 "사랑했더라"고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정치적 결혼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 여인들을 향한 솔로몬의 마음이 진정한 사랑으로 발전해 갔습니다. 사랑하게 되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사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그들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과거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에서 이렇게 경고하셨던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일찍이 이 여러 백성에 대하여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그들과 서로 통혼하지 말며 그들도 너희와 서로 통혼하게 하지 말라 그들이 반드시 너희의 마음을 돌려 그들의 신들을 따르게 하리라 하셨으나 솔로몬이 그들을 사랑하였더라" (왕상 11:2)
"솔로몬이 그들을 사랑하였더라"는 표현이 두 번이나 강조되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모세를 통해 이러한 경고를 주신 이유는, 이방의 공주들과 여인들이 하나님의 백성들과 결혼할 때 그들 나름의 종교적 사명감을 가지고 오기 때문입니다.
솔로몬과 결혼하여 이스라엘로 시집오는 여인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왔겠습니까? 자신들이 태어나서부터 섬겨온 신들을 이스라엘 땅에 전파하고 싶다는 선교적 열정을 품고 오지 않았겠습니까? 그들은 서로 경쟁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솔로몬이 수많은 첩들과 후궁들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솔로몬의 사랑을 확인하는 가시적인 지표는 솔로몬이 얼마나 자주 자신이 섬기는 신전에 와서 예배하느냐 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이 여인들은 시집올 때 자신들이 섬기던 신들과 그 신들을 섬기는 제사장들을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 서로 솔로몬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우상숭배의 결과
이렇게 형성된 여인들의 규모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왕은 후궁이 칠백 명이요 첩이 삼백 명이라 그의 여인들이 왕의 마음을 돌아서게 하였더라" (왕상 11:3)
이들이 솔로몬의 마음을 어디에서 돌아서게 했다는 것입니까?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서게 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이 떠난 솔로몬은 이제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솔로몬이 여호와의 눈앞에서 악을 행하여 그의 아버지 다윗이 여호와를 온전히 따름 같이 따르지 아니하고 모압의 가증한 그모스를 위하여 예루살렘 앞 산에 산당을 지었고 또 암몬 자손의 가증한 몰록을 위하여 그와 같이 하였으며 그가 또 그의 이방 여인들을 위하여 다 그와 같이 한지라 그들이 자기의 신들에게 분향하며 제사하였더라" (왕상 11:6-8)
여인들을 사랑하게 되고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진 후, 솔로몬은 이제 공공연하게 우상숭배에 빠져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바로의 딸을 위해 왕궁 내에 별도의 거처만 마련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예루살렘 앞 산에 산당을 건설하고 그곳에 이방 우상들을 위한 신전을 따로 건축했습니다.
당연히 백성들도 그곳에 가서 절하게 되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 신들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이 직접 그곳에서 절하고 분향하며 제사를 드리는 상황에서, 이제 솔로몬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경고
하나님께서는 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을 특별히 사랑하셨기에 두 번이나 친히 나타나셔서 경고하셨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마음을 돌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떠나므로 여호와께서 그에게 진노하시니라 여호와께서 일찍이 두 번이나 그에게 나타나시고 이 일에 대하여 명령하사 다른 신을 따르지 말라 하셨으나 그가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왕상 11:9-10)
하나님께서 두 번이나 직접 나타나셔서 경고하시며 다른 신을 따르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그를 사랑하시고 이스라엘을 위해 기회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귀를 닫았습니다.
하나님의 경고를 외면한 솔로몬과 이스라엘에게 이제 재앙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에돔 사람 하닷을 일으켜 솔로몬의 대적이 되게 하시니 그는 왕의 자손으로서 에돔에 거하였더라" (왕상 11:14)
"하나님이 또 엘리아다의 아들 르손을 일으켜 솔로몬의 대적자가 되게 하시니 그는 그의 주인 소바 왕 하닷에셀에게서 도망한 자라" (왕상 11:23)
"솔로몬의 신하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또한 손을 들어 왕을 대적하였으니 그는 에브라임 족속인 스레다 사람이요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스루아이니 과부더라" (왕상 11:26)
이제 사방에서 솔로몬을 대적하는 세력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는 감히 솔로몬을 거역할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내부와 외부 모든 곳에서 반대 세력들이 등장하여 그의 왕국의 위상을 흔들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의 역설
여기서 우리는 솔로몬이 당한 역설적 상황을 주목해야 합니다. 처음에 그가 바로의 딸과 정략결혼을 한 목적과 이유는 분명히 평화였습니다.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무력 충돌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정략결혼이라는 방편을 통해 이방 여인들을 맞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평화가 지켜졌습니까? 오히려 그가 소망했던 평화가 완전히 깨어지지 않았습니까?
결국 이 일련의 사건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핵심적인 교훈은 참된 평화는 오직 하나님께서 지켜주신다는 진리입니다. 평화의 근본적인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진정으로 이 땅에 평화가 임하기를 바란다면 철저하게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견지하고 여호와 중심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명하실 때는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세력을 향하여 의로운 전쟁도 마다하지 않아야 했는데, 솔로몬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이 오히려 평화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교훈도 이와 동일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믿음을 갖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나님이 아닌 다른 수단들을 모색한다면, 그것은 결국 우리에게 해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물질적 풍요를 원하든, 건강을 원하든, 가정의 평안을 원하든 모든 문제의 해답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물질적 성공을 원하든, 건강을 원하든, 평안을 원하든 그 무엇을 바라든, 하나님 아버지께 겸손히 나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님 외의 다른 방법들을 찾아 헤매기 시작하면, 그 방법들이 결국 우리에게 화를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처음 습관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솔로몬의 완전한 타락은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입니다. 바로의 딸과의 정략결혼이 성공한 것처럼 보이자 이 습관에 길들여져서 계속해서 이방의 공주들과 정략결혼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운전에서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나는 것처럼, 영적인 신앙생활에서도 처음 습관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가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됩니다.
둘째는 사랑의 대상을 바르게 정해야 합니다. 솔로몬은 하나님보다 이방 여인들을 더 사랑했습니다. "솔로몬이 그들을 사랑하였더라"는 표현이 두 번이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우상입니다. 사랑하게 되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싶고 마음이 그들에게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섬겨야 합니다.
셋째는 올바른 수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솔로몬이 평화를 원했던 것은 좋은 목적이었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을 잘못 택했습니다. 정략결혼이라는 하나님 아닌 다른 수단으로 평화를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오히려 평화가 깨어졌습니다. 평화의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무엇을 원하든 물질을 원하든 건강을 원하든 평안을 원하든, 하나님 아버지께 엎드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 솔로몬의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시고, 어떤 것을 소망하든 그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는다는 진리를 깊이 깨달아 믿음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시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