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2장

성경
열왕기상

현실 인식의 중요성

열왕기상 12장

한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에게는 정확한 현실 인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자존심만을 내세운다면 정확한 현실 파악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사업이 번창하고 수입이 좋을 때는 자연스럽게 씀씀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예전 같지 않고 수입이 줄어들면 당연히 지출도 줄여야 하는데, 체면 때문에 혹은 자존심 때문에 과거의 생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면 이는 현실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미련한 행동입니다.

지도자는 정확하게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추어 지혜롭게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미래가 밝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읽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르호보암은 정확한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머지, 그는 미래를 기약하지 못하는 미련한 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의 유산과 르호보암의 등극

솔로몬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솔로몬은 40년 동안 왕위에 있으면서 하나님께 지혜를 받았고 부귀와 영광까지 얻고 누린 인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께 받은 지혜를 하나님을 향하여, 백성들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자기의 부귀영광을 구하고 얻는 데에만, 여인들에게만 사용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그는 성전 건축에 7년, 왕궁 건축에 13년을 사용했습니다. 그의 재위 기간 40년 가운데 20년을 큰 공사만 한 것입니다. 성전 공사는 아버지 다윗의 숙원사업이었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온 백성들의 마음을 모으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왕궁 공사는 달랐습니다. 왕궁을 건축하고 이방의 여인들을 그곳에 두고 이방의 우상들을 섬기는 우상의 온상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백성들은 이런 상황에 지쳐있었습니다. 40년 솔로몬의 재위 기간은 백성들에게는 고난이었고 고통이었습니다. 이제 솔로몬이 죽고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됩니다.

"르호보암이 세겜으로 갔으니 이는 온 이스라엘이 그를 왕으로 삼고자 하여 세겜에 이르렀음이더라" (왕상 12:1)

그런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르호보암은 자기를 둘러싼 환경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했습니다. 아버지 솔로몬이 왕이 될 때와 할아버지 다윗이 왕이 될 때, 그리고 자신이 왕이 될 때는 분위기와 공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아버지 솔로몬이 왕이 될 때는 온 백성들의 축복 가운데 왕이 되었고, 할아버지 다윗이 왕이 될 때는 백성들이 그를 모셔다가 온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왕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르호보암이 왕이 될 때는 사람들의 기대가 달랐습니다. 불안과 설렘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솔로몬보다는 나았으면 하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솔로몬의 아들인데 더 심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그들에게는 공존했습니다. 그러므로 르호보암은 왕이 되면서 아버지의 실정을 분명히 알고 백성들에게 새로운 약속을 해주어야 했습니다.

또한 그 나라의 국력도 예전만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두르고 계시던 울타리를 거두시니 솔로몬 말년에 반란이 이곳저곳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제압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환경이 예전 같지 않았던 것입니다.

백성들의 간절한 요구와 상반된 조언들

이제 사람들이 르호보암에게 다짐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들은 특별한 인물을 대동해 왔습니다.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전에 솔로몬 왕의 얼굴을 피하여 애굽으로 도망하여 있었더니 이제 그 소문을 듣고 여전히 애굽에 있는 중에 무리가 사람을 보내 그를 불렀더라 여로보암과 이스라엘의 온 회중이 와서 르호보암에게 말하여 이르되" (왕상 12:2-3)

여로보암이라는 사람은 과거에 솔로몬의 미움을 받아서 애굽으로 망명해 갔던 인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특별히 데리고 온 것은 깊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르호보암 왕에게 나가서 이렇게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왕의 아버지가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 (왕상 12:4)

르호보암은 이 백성들의 진심을 정확히 알아차려야만 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여로보암을 앞세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여차하면 여로보암을 왕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아버지 솔로몬처럼 여전히 우리 어깨를 무겁게 하고 부역을 시키고 고생시킨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경고였습니다. 하지만 돌이키시면, 아버지와 다르게 행하시면 우리는 충성을 다해 왕을 섬기겠다는 조건부 약속이었습니다.

이토록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데도 르호보암은 여전히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돌아가 있으라, 3일 동안 기다려라, 답을 주겠다고 하며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르호보암은 두 그룹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먼저 과거 왕을 모시던 어른들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르호보암 왕이 그의 아버지 솔로몬의 생전에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과 의논하여 이르되 너희는 어떻게 충고하여 이 백성에게 대답하게 하겠느냐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 만일 오늘 이 백성을 섬기는 자가 되어 그들을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그들이 영원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 하나" (왕상 12:6-7)

이 노인들은 솔로몬의 실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조언은 매우 지혜로웠습니다. 섬기는 리더십, 겸손한 자세, 좋은 말로 대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어른들의 말씀을 그대로 따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르호보암은 자기와 함께 자란 젊은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전혀 달랐습니다.

"함께 자라난 소년들이 왕께 아뢰어 이르되 이 백성들이 왕께 아뢰기를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우리를 위하여 가볍게 하라 하였은즉 왕은 대답하기를 내 새끼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으니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였으나 나는 전갈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리라 하소서" (왕상 12:10-11)

젊은 조언자들의 말은 자존심과 객기에 가득 찬 것이었습니다. 백성들의 간절한 호소를 오히려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강압적인 통치를 하라고 부추겼습니다. 이는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위험천만한 조언이었습니다.

나라의 분열과 영적 현실 인식의 부재

안타깝게도 르호보암은 젊은 사람들의 조언을 택했습니다. 경험 많은 노인들의 지혜로운 조언보다 동년배의 객기 어린 말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나라가 둘로 나뉘어지고 말았습니다.

"온 이스라엘이 여로보암이 돌아왔다 함을 듣고 사람을 보내 그를 공회로 청하여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았으니 유다 지파 외에는 다윗의 집을 따르는 자가 없으니라" (왕상 12:20)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었습니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르호보암은 자기가 서 있는 환경이 어떤지 정확히 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수치와 굴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열두 지파 가운데 거의 모든 지파가 북이스라엘이 되고 유다 지파, 한 지파만 자기를 따르는 비운의 첫 번째 분열 왕국의 왕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영적'이라고 하는 말을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진정한 영성이란 지극히 합리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그 영적 현실이란 내가 처한 상황과 하나님의 말씀 사이의 균형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내가 처한 상황을 함께 고려하여, 말씀을 통해서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현실을 올바르게 파악하며 살아갈 방향을 찾는 것을 우리는 영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살펴보면 르호보암은 전혀 영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객기로만 정치를 했고 자존심에 가려져서 정확한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기반한 지혜를 구하지도 않았고, 현실을 직시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고 수치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확한 현실 인식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르호보암은 자기를 둘러싼 환경이 아버지나 할아버지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인식했어야 했습니다. 백성들의 불안과 설렘이 공존하는 상황, 국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 반란이 곳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어야 했습니다. 지도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지혜로운 대응을 해야 합니다.

둘째는 올바른 조언자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르호보암에게는 두 그룹의 조언자가 있었습니다. 솔로몬을 섬겼던 노인들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겸손한 섬김의 리더십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자란 젊은이들은 자존심과 객기에 찬 조언을 했습니다. 르호보암은 잘못된 조언을 선택함으로써 나라를 분열시키는 비극적 결과를 낳았습니다. 지혜로운 지도자는 경험과 통찰력을 갖춘 조언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셋째는 영적 현실 인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진정한 영성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내가 처한 상황과 하나님의 말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살아갈 방향을 찾는 것이 참된 영적 지혜입니다. 르호보암은 자신의 객기와 자존심에 가려져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도 않았고 현실을 직시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넷째는 겸손한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야 합니다. 노인들은 "왕이 만일 오늘 이 백성을 섬기는 자가 되어 그들을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그들이 영원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권위주의가 아니라 섬김에서 나옵니다. 자존심과 고집이 아니라 겸손한 자세와 따뜻한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야말로 지혜로운 지도자의 자세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환경에 서 있습니까? 이 세상이 교회를 보는 시선, 내가 처한 현실적 환경들, 그 가운데서 이 상황을 지혜롭게 돌파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이 시기를 통해서 우리의 내일을, 또 그 이후를 준비시켜 나가실지에 대한 기대와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런 지혜로운 삶을 살기를 기대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시고, 오늘 하루도 영적 지혜와 현실 인식을 겸비하여 지혜롭게 살아가시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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