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처럼 보이는 하나님의 손길
열왕기상 22장
세상에는 설명 가능한 일들과 함께 설명 불가능한 일들이 공존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 지식의 확장으로 과거에 미지의 영역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이성과 지성의 탐구 영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의 이성과 지식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설명 불가능한 현상들이 세상에 차고 넘칩니다.
이는 우리 인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명확한 인과관계로 설명되는 필연적인 일들이 있는가 하면, 애매모호하거나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일어나는 일들도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돌보고 양육하며 교육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타인이, 혈연관계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 위기의 순간에 나를 도와준다면, 이는 아무런 관계 없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기적 혹은 우연이라고 명명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람에게 우연은 결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영적 안목으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찰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하나님의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이면에는 하나님의 손길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이는 당연하고도 분명한 진리입니다. 우리는 믿음의 안목으로 그 이면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합의 전쟁 계획
오늘 본문은 아합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합의 죽음은 표면적으로는 우연의 산물처럼 보입니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분명히 하나님의 손길이 역사하고 있었습니다.
아합 왕은 아람과 삼 년간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아람에 대한 분노와 원한이 깊이 뿌리박혀 있었습니다. 아람의 왕 벤하닷이 32명의 왕들과 연합하여 침입해 아합에게 굴욕을 안겨주었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개입하시어 두 차례에 걸쳐 아람왕 벤하닷을 물리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삼 년의 평화를 누렸지만, 아합의 마음 깊숙이에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언제 다시 아람이 침입해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를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아야 한다. 길르앗 라못 요새를 점령하여 그들이 다시는 침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아합은 북이스라엘 혼자의 힘으로는 아람과 대적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돈 관계였던 남유다의 여호사밧 왕에게 동맹을 제안했습니다. 함께 전쟁에 나서자고 권했습니다.
"여호사밧에게 이르되 당신은 나와 함께 길르앗 라못으로 가서 싸우시겠느냐 여호사밧이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나는 당신과 같고 내 백성은 당신의 백성과 같고 내 말들도 당신의 말들과 같으니이다 여호사밧이 또 이스라엘의 왕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먼저 여호와의 말씀이 어떠하신지 물어보소서" (왕상 22:4-5)
여호사밧은 본질적으로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는 완곡한 표현으로 거절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어떠한지 물어보소서"라는 말은 사실상 내키지 않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참전을 원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단호하게 거절할 용기도 없었습니다. 결국 여호사밧과 아합은 아람과의 전쟁을 위해 길르앗 라못으로 향했습니다.
아합의 속셈과 변장
그러나 전장에서 아합의 교활한 계략이 드러났습니다.
"이스라엘의 왕과 유다의 여호사밧 왕이 길르앗 라못으로 올라가니라 이스라엘의 왕이 여호사밧에게 이르되 나는 변장하고 전쟁터로 들어가려 하노니 당신은 왕복을 입으소서 하고 이스라엘의 왕이 변장하고 전쟁터로 들어가니라" (왕상 22:29-30)
아합은 여호사밭에게는 왕복을 그대로 입도록 하고, 자신은 왕의 표식을 감추고 변장했습니다. 당연히 아람군은 왕복을 입은 여호사밧을 주요 표적으로 삼아 집중 공격할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적의 주의를 분산시키면서 자신의 생명을 보전하려는 교묘한 책략이었습니다. 아합 나름대로는 치밀한 계획이었습니다.
"아람 왕이 그의 병거의 지휘관 삼십이 명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작은 자나 큰 자와 더불어 싸우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 왕과 싸우라 한지라" (왕상 22:31)
이는 당연한 전략이었습니다. 왕 한 사람만 제거하면 전쟁의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32명의 병거 지휘관들은 왕복을 입은 인물을 표적으로 삼았고, 자연스럽게 여호사밧이 집중 포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여호사밧은 공포에 질려 필사적으로 도주했습니다.
"병거의 지휘관들이 여호사밧을 보고 그들이 이르되 이가 틀림없이 이스라엘의 왕이라 하고 돌이켜 그와 싸우려 한즉 여호사밧이 소리를 지르는지라 병거의 지휘관들이 그가 이스라엘의 왕이 아님을 보고 쫓기를 그치고 돌이켰더라" (왕상 22:32-33)
악한 자와 동행하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악을 철저히 단절하지 못하고 악과 타협하며 함께하면 이런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여호사밧이 아합의 악한 본성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악한 왕과 사돈 관계를 맺은 것부터가 잘못이었고, 그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지 못한 것 역시 문제였습니다. 다행히 그는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이 경험을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
무심코 당긴 활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건이 뒤따랐습니다.
"한 사람이 무심코 활을 당겨 이스라엘 왕의 갑옷 솔기를 맞힌지라 왕이 그 병거 모는 자에게 이르되 내가 부상하였으니 네 손을 돌려 나를 전쟁터에서 나가게 하라 하였으나 이 날의 전쟁이 맹렬하였으므로 왕이 병거 가운데 붙들려 서서 아람 사람을 막다가 저녁에 이르러 죽었는데 상처에서 흘린 피가 병거 바닥에 고였더라" (왕상 22:34-35)
아람의 한 병사가 특별한 의도 없이 무심코 활을 쏘았습니다. 그런데 그 화살이 기적적으로 아합이 입고 있던 갑옷의 솔기를 정확히 관통했습니다. 갑옷 솔기란 갑옷의 가죽 조각들을 연결하는 이음새 부분으로, 갑옷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병거 위에서 말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숙련된 궁수라 할지라도 그토록 작은 틈새를 정확히 겨냥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이는 의도적인 조준 사격이 아니라 무심코 당긴 화살이었습니다. 그 화살이 정확히 갑옷의 급소를 뚫고들어가 아합에게 치명상을 입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날의 전투는 치열했고, 전선에서 이탈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합은 이 전쟁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변장을 하고 왕복을 벗었으며, 그 안에는 견고한 갑옷을 착용했습니다. 생존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전능자이신 하나님의 손길이 이 전쟁에 개입하시자, 누군가 무심코 당긴 화살이 갑옷의 유일한 약점을 찾아 그를 치명적으로 상하게 했고, 결국 그는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
이 사건을 과연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운명의 장난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요? 이는 명백히 하나님의 섭리적 개입이었습니다.
아합은 철저한 우상숭배자였습니다.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를 끊임없이 핍박했습니다. 갈멜산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증거를 목격하고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하나님의 말씀과 율법을 철저히 지키며 살려고 했던 의인 나봇을 거짓 증언으로 죽이고 그의 포도원을 강탈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그에 대한 심판을 집행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연을 가장하여 당신의 뜻을 성취하십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 그것이 고통스러운 일이든 기쁜 일이든 믿음의 사람들은 영적 안목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비록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이 우리와 동행하시며 모든 일을 주관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더욱 굳건한 믿음 위에 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전하는 핵심적인 교훈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사람에게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설명 불가능한 현상들이 우리 삶에 일어날지라도 그 이면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섭리적 손길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 안목으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둘째는 악한 자와의 동행이 초래하는 위험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여호사밧처럼 악과 타협하고 악한 세력과 연합하면 예상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단호하게 악을 거부하고 오직 하나님의 편에 서야 합니다.
셋째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반드시 실현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합처럼 아무리 정교한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준비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공의를 반드시 이루어 가십니다.
오늘 하루가 전능자이신 하나님의 손을 굳게 붙잡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 위에 서서 승리하는 복된 시간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체험하며, 말씀 위에 굳게 서서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