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의 참된 목적
열왕기상 8장
사람들이 집을 장만할 때 특별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그 공간이 활용되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분은 자신의 가족 수보다 훨씬 많은 방을 가진 넓은 집을 구입하셨는데,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이 집의 몇 개 방은 선교사님들이 언제든지 편안히 머무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 중에서도 수익의 일정 부분을 하나님 나라의 특별한 사역을 위해 헌신하며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독거노인 돌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청소년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후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공간이든 물질이든 시간이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것을 거룩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는 마음은 신앙적으로나 삶의 차원에서나 깊은 의미를 지니며,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도 기쁘고 아름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솔로몬은 자신이 정성을 다해 건축하여 하나님께 봉헌한 성전이 참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봉헌 기도를 올려드리고 있습니다.
기도의 소통이 일어나는 곳
28절과 29절을 살펴보십시오.
"그러나 내 하나님 여호와여 주의 종의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이 종이 오늘 주 앞에서 부르짖음과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내 이름이 거기 있으리라 하신 곳 이 성전을 향하여 주의 눈이 주야로 보시오며 주의 종이 이 곳을 향하여 비는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왕상 8:28-29)
솔로몬이 성전 봉헌을 하면서 간절하게 올린 이 기도에는 분명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 성전이 하나님과 백성들 사이에 살아있는 기도의 소통이 일어나는 거룩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솔로몬이 특별히 이런 기도를 드리지 않았더라도, 성전의 본래적 사명과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는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의 깊은 영적 소통에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성전의 핵심 기능을 간과한 채 다른 목적들을 추구합니다. 사람과의 만남이나 사교적 교제, 혹은 전혀 다른 동기들을 가지고 성전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성전의 진정한 정체성은 하나님과 당신의 백성 사이의 영적 소통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당신의 마음을 성도들에게 전하시고, 성도들은 기도를 통해 말씀에 대한 응답과 고백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성전이 성전다워지려면 반드시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에 이러한 원활하고 진실한 영적 소통이 살아 숨쉬어야 합니다. 만약 이런 본질적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성전이 가진 고유한 사명을 상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내 아버지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는 예수님의 선언은 성전의 참된 기능이 기도하는 곳, 곧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에 깊이 있는 영적 소통이 일어나는 거룩한 공간임을 명확하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약 시대 성막으로부터 시작하여 솔로몬이 건축한 성전,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예배드리는 이 거룩한 공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성전에 나올 때마다 기도하는 자,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나와야 하는 곳
이어서 솔로몬은 구체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응답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31절과 32절을 살펴보십시오.
"만일 어떤 사람이 그 이웃에게 범죄함으로 맹세시킴을 받고 그가 와서 이 성전에 있는 주의 제단 앞에서 맹세하거든, 주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행하시되 주의 종들을 심판하사 악한 자의 죄를 정하여 그 행위대로 그 머리에 돌리시고 의로운 자를 의롭다 하사 그의 의로운 바대로 갚으시옵소서" (왕상 8:31-32)
여기에는 매우 현실적인 상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분명히 죄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의롭다고 주장하며 맹세합니다. 심지어 거룩한 성전에 와서까지 그 거짓 맹세를 반복합니다. 인간의 제한된 시각으로는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분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완전한 정의의 재판관이 되셔서 악한 자에게는 그 행위대로 갚으시고 의로운 자는 의롭다 인정해 달라고 솔로몬이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성전에 나오는 이들의 진정한 마음 상태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누가 선한 동기로, 누가 악한 의도로 왔는지 그 속마음의 실상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명확히 아시고 계십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 특히 거룩한 성전 앞에서는 그 어떤 기만이나 속임수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전에 나올 때는 반드시 정결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속이려는 생각은 추호도 품지 말고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가식이나 외면적 경건이 아니라 진실하고 순수한 내면의 상태를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떤 마음으로 나왔는지, 솔로몬의 이 간절한 기도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회복과 회개가 있는 곳
33절과 34절을 살펴보겠습니다.
"만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주께 범죄하여 적국 앞에 패하게 되므로 주께로 돌아와서 주의 이름을 인정하고 이 성전에서 주께 기도하며 간구하거든, 주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사하시고 그들의 조상들에게 주신 땅으로 돌아오게 하옵소서" (왕상 8:33-34)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악 가운데 있으면서 전쟁에 임했다가 패배를 당한 후, 다시 성전으로 돌아와 기도할 때의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그들이 깨달음을 얻고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성전은 바로 이런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고, 진실한 회개가 받아들여지며, 하나님께서 어떠한 죄에서든지 돌이키는 자를 용서하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은혜의 공간입니다.
이것은 솔로몬 성전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주님 앞에 나와서 진심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회복의 길을 열어주지 않으십니까? 문제는 성전에 나오지 않는 것, 기도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회복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하기만 하면, 하나님 앞에 나와서 엎드리기만 하면, 진심으로 회개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용서해 주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자비로우신 아버지이십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하나님의 성품이며, 성전이 가진 놀라운 은혜의 기능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환경과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하기를 쉬지 말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주의 백성들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전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교훈입니다.
선한 길을 가르쳐 주시는 곳
35절과 36절을 살펴보십시오.
"만일 그들이 주께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하늘이 닫히고 비가 없어서 주께 벌을 받을 때에 이 곳을 향하여 기도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고 그들의 죄에서 떠나거든, 주는 하늘에서 들으사 주의 종들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사하시고 그들이 마땅히 행할 선한 길을 가르쳐 주시오며 주의 백성에게 기업으로 주신 주의 땅에 비를 내리시옵소서" (왕상 8:35-36)
솔로몬은 단순히 죄 용서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행할 선한 길을 가르쳐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통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자의 회개를 받아주시는 것에 그치지 않으시고, 한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방향과 방법까지 친히 가르쳐 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의 갈림길에서 막막함을 느끼며 "하나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합니까?"라고 간절히 구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마땅히 행할 선한 길을 분명히 보여주시는 분이십니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시고, 방법을 깨닫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삶이 사방으로 막힌 것처럼 느껴질 때, "하나님, 오늘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상황을 겪게 되는데,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합니까?"라고 엎드려 간절히 구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해야 할 말을 생각나게 하시고, 취해야 할 행동을 깨닫게 하시며, 때로는 우리 입에 적절한 말씀을 넣어주시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알려주시는 분이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이 바로 이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생생하게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전쟁을 해야 할지 피해야 할지, 피하고 싶은 전쟁도 하나님께서 명하시면 순종하고, 때로는 하나님께서 전쟁의 구체적인 전략까지 제시해 주시는 놀라운 경험들이 성경 곳곳에 증거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동일하게 하나님 앞에 나와서 기도하면 막힌 길을 열어주시고, 닫힌 문을 여시며,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주시고, 우리의 영적 눈을 열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게 하실 줄로 믿습니다.
마음을 아시고 위로하시는 곳
38절과 39절을 살펴보십시오.
"한 사람이나 혹 주의 온 백성 이스라엘이 다 각각 자기의 마음에 재앙을 깨닫고 이 성전을 향하여 손을 펴고 무슨 기도나 무슨 간구를 하거든,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며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오니 그들의 모든 행위대로 행하사 갚으시옵소서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심이니이다" (왕상 8:38-39)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심이니이다." 이 고백 속에는 깊은 영적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우리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부부라 할지라도, 때로는 자신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는 마음 깊은 곳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복잡한 내면의 세계를 누가 감히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속속들이 아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픔도, 남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도, 때로는 스스로도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까지도 모두 아시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이렇게 우리를 완전히 아시는 하나님 앞에 나와서 기도하며 엎드릴 때,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사람도 줄 수 없는 참된 위로와 평안을 주실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와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사람에게 가서 위로를 구하고 사람의 조언에 의존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완전하고 지속적인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위안이거나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진정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참된 위로와 치유를 원하신다면, 반드시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나와서 엎드려 기도해야 합니다.
성전의 가장 아름다운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정의로움이 회복되고, 회개와 기도가 응답받으며, 인생의 방향을 제시받고, 상한 마음이 치유되며,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단단히 붙잡아 주시는 은혜의 공간, 이곳이 바로 성전입니다.
참된 성전과 거짓된 신전의 차이
하나님의 성전과 이방인의 신전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방인의 신전은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든지 와서 자신의 욕망과 소원만을 아뢰는 곳에 불과합니다. 거기에는 도덕적 기준도, 영적 분별도, 참된 회개도 없습니다. 단지 인간의 이기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종교적 거래의 장소일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성전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성전은 원래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과 완전한 정의가 나타나며, 진실한 회개와 영적 소통이 이루어지는 거룩한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깊이 성찰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을 우리의 개인적 소원과 욕구만을 아뢰는 이방인의 신전과 같은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있지는 않습니까? 성전 본연의 거룩한 목적과 기능을 망각한 채, 단순히 우리의 필요만을 채우려는 이기적 동기로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전이 진정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공간이 되려면, 그곳에서 풍성한 기도의 소통이 일어나고, 하나님의 응답이 임하며, 진실한 회개와 하나님의 완전한 정의가 실현되고, 우리의 전 존재가 하나님께 온전히 올려지는 아름답고 거룩한 영적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하며 간절히 기도했던 성전의 참된 모습이며, 오늘 우리가 회복해야 할 성전의 본질적 기능입니다.
결론
솔로몬의 성전 봉헌 기도를 통해 우리가 깊이 깨달아야 할 성전의 참된 목적과 기능이 있습니다.
첫째는 성전은 하나님과의 깊은 영적 소통이 일어나는 거룩한 공간입니다. 성전의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사명은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의 살아있는 영적 교제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당신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하시고, 우리는 기도를 통해 그 말씀에 대한 응답과 고백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전에 나올 때마다 이 본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는 성전은 진실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나와야 하는 곳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모두 아시고 계시며, 성전 앞에서는 그 어떤 기만이나 위선도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속이려는 생각은 추호도 품지 말고 나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외적 경건이 아니라 내면의 진실함입니다.
셋째는 성전은 회복과 회개의 은혜가 넘치는 곳입니다.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든지, 어떤 실패를 경험했든지,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용서하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기도를 쉬지 말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회개하는 주의 백성들이 되어야 합니다.
넷째는 성전은 하나님의 지혜로운 인도하심을 받는 곳입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잃고 헤맬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마땅히 행할 선한 길을 분명히 제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막힌 길을 열어주시고, 닫힌 문을 여시며,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주시고, 구체적인 방법과 지혜를 주시는 분이 바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다섯째는 성전은 참된 위로와 치유를 받는 곳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완전히 아시는 하나님께서만이 상한 마음을 진정으로 위로하시고, 깨어진 영혼을 온전히 치유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깊고 지속적인 위안과 평안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오늘도 이처럼 아름답고 거룩한 성전에서 하나님과 깊은 영적 소통을 나누며, 회복과 인도와 위로의 은혜를 풍성히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