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0장

성경
레위기

여호와의 불

레위기 10장

약과 독의 변증법

약초를 채취하여 약제를 조제하고 환자에게 처방하는 일은 전문적 훈련을 받은 한의사만이 감당할 수 있는 정밀한 작업입니다. 한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여 그 환자의 체질과 상황에 맞는 적정량을 처방해야 합니다. 아무리 몸에 유익한 약재라 할지라도 과용하면 환자를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독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돈과 권력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적절한 분량의 돈과 권력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생명을 살릴 수 있으나, 지나치면 사람을 파멸시키고 타락의 나락으로 이끄는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고아들의 아버지 조지 뮬러에게 물질은 수많은 고아들을 살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하는 도구였으나, 중세 시대 타락한 성직자들에게는 자신과 공동체를 죽음으로 이끄는 치명적인 독이 되었습니다. 노예 해방을 성취한 링컨에게 권력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을 해방시키는 거룩한 도구였으나, 히틀러에게는 600만 유대인을 학살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생명을 사지로 내몬 파멸의 독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여호와의 불 역시 이와 같은 이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의 상징이 되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어길 때는 사람을 삼키는 무서운 심판의 불이 됩니다.

기대와 좌절의 비극

아론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나답과 아비후, 엘르아살과 이다말이 그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장남 나답과 차남 아비후는 아론의 자랑이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의지하는 차세대 영적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아론은 이 두 아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아론의 뒤를 이어 자신들을 영적으로 인도할 제사장들이 된 것을 기뻐하며 그들을 신뢰하고 의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여호와의 불을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방식대로 다루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보다는 자신들의 판단을 우선시했습니다.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아니하신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레위기 10:1)

하나님께서 분향단에 사용할 불씨는 반드시 번제단에서 가져오라고 명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나답과 아비후는 다른 불을 사용했습니다. 번제단의 불은 끊임없이 드려지는 번제물로 인해 기름과 연기가 뒤섞여 외관상 깨끗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다른 곳에서 가져온 깨끗한 불이 하나님께 더 합당해 보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명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차피 불은 다 같은 불"이라는 인간적 논리로 하나님의 명령을 임의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그들의 연약하고 악한 인간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보다 자신들의 방식을 우선시한 교만한 행위였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킴에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 (레위기 10:2)

이 사건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충격을 줍니다. 이 정도의 실수가 죽음에 이를 만큼 심각한 죄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절대적 순종의 필요성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예배에 관하여, 특히 영적 지도자에게는 당신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자신의 기호나 판단에 따른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하시고 원하시는 방식대로 드리는 예배만이 참된 예배입니다. 영적 지도자인 제사장이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다면, 백성들이 어떻게 올바른 순종의 모범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성막 제작 시에도 모세에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밀하게 명령하셨습니다. 모세는 이를 브살렐과 오홀리압에게 그대로 전달했고, 뛰어난 기술을 가진 이들도 자신의 감각이나 미적 판단을 앞세우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막을 완성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하게 임했습니다.

예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배에 관하여 정확하게 규정해두신 원칙들이 있습니다. 제사장들인 나답과 아비후가 이를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행동한 결과는 비참한 죽음이었습니다.

현대의 우리 역시 자기 방식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예배와 신앙생활을 자신이 좋아하는 대로, 편한 대로, 입맛에 맞는 대로 행하는 데 익숙합니다. 특히 목회자와 중직자들,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영적 지도자들에게 오늘의 말씀은 깊은 성찰과 회개를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방식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방식대로, 자신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기도하고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모든 뜻과 계획은 성경에 완전하게 계시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가까이하고 성경을 읽고 묵상할 때,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식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날마다 말씀을 가까이하고 깊이 묵상하여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예배와 신앙생활을 온전히 이루어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상반된 두 불의 교훈

"모세와 아론이 회막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백성에게 축복하매 여호와의 영광이 온 백성에게 나타나며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제단 위의 번제물과 기름을 사른지라 온 백성이 이를 보고 소리 지르며 엎드렸더라" (레위기 9:23-24)

레위기 9장에서도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불은 여호와의 영광스러운 임재의 상징이었습니다. 위임받은 제사장이 속죄제와 번제를 드려 자신의 죄를 정결케 하고 하나님께 헌신을 다짐한 후, 백성을 위해 화목제를 드리고 축복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올바른 예배가 이루어졌음을 확증하시는 임재의 표징으로 불을 보내어 제물을 태우셨습니다.

이는 제사장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불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의 불은 동일하게 여호와 앞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집례하는 나답과 아비후를 태워 죽였습니다. 하나님의 불은 제물을 태우기도 하고 사람을 태우기도 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불이 임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그 불은 우리의 삶을 환하게 비추는 축복의 빛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할 때 그 불은 우리를 삼키는 심판의 불이 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들이 있습니다.

첫째, 선한 것도 과하면 독이 됩니다. 좋은 약재도 과용하면 독이 되듯이, 돈과 권력 같은 것들도 지나치면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 독소가 됩니다. 모든 것에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적절한 분량과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 하나님은 지도자에게 절대적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영적 지도자는 자신의 판단이나 기호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방식대로만 예배하고 섬겨야 합니다. 지도자의 순종이 백성들의 순종을 이끌어냅니다.

셋째, 하나님의 뜻은 성경에 완전히 계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방법을 알고 싶다면 말씀을 가까이하고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성경 외에 다른 계시나 방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넷째, 여호와의 불은 순종과 불순종의 갈림길입니다. 같은 하나님의 불이라도 순종할 때는 축복의 불이 되고, 불순종할 때는 심판의 불이 됩니다. 우리의 태도가 그 불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여 여호와의 불이 우리 인생을 환하게 비추는 임재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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