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2장

성경
레위기

산혈이 깨끗하리라

레위기 12장

산후조리

현대에는 여성들이 자녀를 출산하면 산후조리원에서 1~2주간의 전문적인 돌봄을 받습니다. 이후 가정으로 돌아가서는 산후도우미의 지원을 받거나 친정어머니 또는 시댁 어른들의 도움을 받으며 몸을 온전히 회복합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완전한 회복을 이룬 후에야 비로소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과거 한 세대 전 우리 어른들의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각 가정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자녀를 낳고 겨우 2-3일이 지나면 곧바로 들과 밭으로 일하러 나가야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힘든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몸과 건강, 그리고 여성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조차 포기해야 하는 분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특히 남자아이를 간절히 바라는 가정에 시집간 며느리가 딸을 낳았을 때의 설움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이것이 우리보다 한 세대 이전 어른들의 힘든 삶이었습니다. 이는 당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으며,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우리 부모님들의 서글픈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그 먼 고대 근동 시절에 이미 여성의 인권을 율법으로 보장해 주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여성을 아끼고 사랑하시며, 하나님 앞에서는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진리를 오늘 본문을 통해 분명히 일러주고 계십니다.

그는 부정하리니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여인이 임신하여 남자를 낳으면 그는 일 주 동안 부정하리니 곧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할 것이며 여덟째 날에는 그 아이의 포피를 벨 것이요 그 여인은 아직도 삼십삼 일을 지내야 산혈이 깨끗하리니 정결하게 되는 기한이 차기 전에는 성물을 만지지도 말며 성소에 들어가지도 말 것이며" (레위기 12:2-4)

여인이 사내아이를 낳으면 칠 일 동안 부정한 상태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부정하다'는 표현은 도덕적이나 윤리적 잘못을 범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는 성소에 들어가거나 성물을 만지기에 적합하지 않은 몸의 상태가 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기간은 단순히 일주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칠 일이 지난 후에도 삼십삼 일이 더 지나야 산혈이 온전히 깨끗해져서, 그제야 성소에 들어가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즉, 여인이 사내아이를 낳으면 사십 일이 지나야 성소에서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과연 이것이 여성에게 벌이겠습니까, 아니면 은혜이겠습니까? 여성의 입장에서 깊이 살펴보면, 이는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특별한 은혜이요 깊은 배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리는 제사 가운데 소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제는 전적으로 여성들의 손길에 의존하는 제사였습니다. 하나님께 곡물을 드릴 때에는 반드시 고운 가루로 빻아서 드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출산 후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곡식을 고운 가루로 빻아 드릴 수 있겠습니까? 일상적으로 하나님께 음식 제물을 드릴 때에도 화덕에 굽거나 철판에 부치거나 냄비에 삶아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야 하는데, 출산 후의 몸으로는 그러한 일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여인들이 출산을 하게 되면 사십 일 동안은 그 어떤 일도 하지 말고, 심지어 예배 드리는 일조차 면제해 주셨습니다. "너의 몸이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가정에서 충분히 쉬어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여자를 낳으면 그는 두 이레 동안 부정하리니 월경할 때와 같을 것이며 산혈이 깨끗하게 됨은 육십육 일을 지내야 하리라" (레위기 12:5)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는 여자아이를 낳을 때는 그 기간을 두 배로 늘려 주셨습니다. 두 이레, 즉 십사 일 동안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몸 상태가 되며, 육십육 일이 더 지나야 산혈이 온전히 깨끗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여자아이를 낳으면 팔십 일이 지나서야 하나님의 성전에 나와 예배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내아이를 낳으면 사십 일, 여자아이를 낳으면 팔십 일이 지나서야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나와 예배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예배입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잘못 드리다가 생명을 잃은 제사장들의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배 자체를 생명처럼 귀중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공식적으로 여인이 자녀를 낳으면 사십 일 혹은 팔십 일 동안 예배를 면제해 주셨습니다. 이는 "내가 여인들의 예배를 면제해 주니, 너희들은 여성이 자녀를 낳으면 그 어떤 일이나 의무도 그들에게 부과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이자 분부였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사회적 약자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아끼고 사랑하시는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그들이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시고, 여성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하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호와 앞에 드려서

"아들이나 딸이나 정결하게 되는 기한이 차면 그 여인은 번제를 위하여 일 년 된 어린 양을 가져가고 속죄제를 위하여 집비둘기 새끼나 산비둘기를 회막문 제사장에게로 가져갈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여호와 앞에 드려서 그 여인을 위하여 속죄할지니 그리하면 산혈이 깨끗하리라 이는 아들이나 딸을 생산한 여인에게 대한 규례니라" (레위기 12:6-7)

하나님께서는 여인이 사십 일 또는 팔십 일의 정결 기간이 지나면 번제와 속죄제를 드린 후에 일상적인 사회생활로 돌아가라고 명하셨습니다.

왜 번제를 드리라고 하셨을까요? 번제는 하나님 앞에 자신을 온전히 드리겠다는 결단의 예배입니다. 가져온 제물을 완전히 태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왜 이러한 예배를 드리라고 하셨을까요? 이를 살펴보면, 이스라엘의 여인들이 자녀를 출산하고 자신의 품에서 젖을 먹이며 사십 일이나 팔십 일을 지내다 보면 그 자녀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됩니다. 처음에는 어디서 온 생명인지 신기해하던 마음이 시간이 흐르면서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화합니다. 그러면 자칫 그 자녀가 마치 우상처럼 여겨질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정결 기간이 끝나면 여인으로 하여금 자녀를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금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된 존재임을 확인하는 번제를 드리게 하셨습니다.

"자칫 자녀를 지나치게 사랑하여 그가 우상이 될 위험이 있으니, 나는 자녀에게 헌신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헌신된 자입니다"라는 고백을 번제의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속죄제는 왜 드리는 것일까요? 혹시 그러한 마음을 품었다면 그 마음을 하나님께 회개하고 다시 깨끗한 마음이 되어 하나님 앞에 새롭게 결단하며 순결한 마음으로 성막에 나아오는 예배가 바로 속죄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자녀를 낳은 여인이라 할지라도 자녀에게 완전히 매이지 않도록, 자녀를 우상으로 섬기는 일이 없도록, 오직 하나님께만 헌신된 자가 되도록 번제와 속죄제를 드리게 하셨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사회적 약자를 세심하게 돌보십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떠합니까? 여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마음가짐이 과연 어떠합니까? 하나님처럼 섬세한 눈으로, 세밀한 손길로 그들의 형편을 살피고 그들의 삶을 돌아보는 참된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둘째, 현대 사회가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의 인권과 삶이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여인들을 돌보고, 힘이 약하여 인권이 유린당하기 쉬운 이들, 고아와 과부를 비롯하여 출산한 여인들까지도 세심하게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오늘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셋째, 우리가 아무리 아끼고 사랑하는 자녀라 할지라도 그들이 우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온전한 마음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확인하여, 참으로 복된 삶을 살아가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시면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시고 여성의 인권을 보장해 주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마음을 깊이 깨달아, 우리 또한 그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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