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 풍속을 따르지 말라
레위기 20장
로마법을 따르라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복잡한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남으려면 그 땅의 풍속과 삶의 방식을 본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지만, 지켜야 할 선과 넘지 말아야 할 경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 진리로 붙들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 땅에 적응하고 정착한다는 명분으로 절대적 가치인 하나님의 말씀까지 포기하거나 무시하며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적이며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입니다.
그의 자식을 몰렉에게 주면
하나님께서는 출애굽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 사람들의 풍속을 결단코 본받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하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절대적이고 불변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전 세계 어디를 가든 동일하게 적용되는 영원한 기준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지키고 살며 그 땅 백성들의 풍속과 사고방식을 본받지 말라는 것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입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또 이르라 그가 이스라엘 자손이든지 이스라엘에 거류하는 거류민이든지 그의 자식을 몰렉에게 주면 반드시 죽이되 그 지방 사람이 돌로 칠 것이요 나도 그 사람에게 진노하여 그를 그의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 이는 그가 그의 자식을 몰렉에게 주어서 내 성소를 더럽히고 내 성호를 욕되게 하였음이라" (레위기 20:2-3)
몰렉은 암몬 사람들이 섬기는 국가신으로, 성경에서는 밀곰 또는 몰록이라고도 불렸습니다. 가나안 백성들은 간절한 소원이 있을 때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녀를 불태워 몰렉에게 바쳤습니다. 그렇게 하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끔찍한 인신제사가 가나안 땅에 만연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행위를 음란하고 가증한 일로 규정하시며, 그 땅에 들어가서도 결코 이런 인신제사를 행하지 말라고 엄명하셨습니다. 만약 그런 일을 행하는 자는 끊어버릴 것이고, 그것을 보고도 못 본 체하는 자 역시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십니다.
"그가 그의 자식을 몰렉에게 주는 것을 그 지방 사람이 못 본 체하고 그를 죽이지 아니하면 내가 그 사람과 그의 친족에게 진노하여 그와 그를 본받아 몰렉을 음란하게 섬기는 모든 사람을 그들의 백성 중에서 끊으리라" (레위기 20:4-5)
부모가 자녀를 대할 때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것입니다. 암몬족의 영향을 받은 가나안 백성들은 자식을 철저히 자신의 소유물로 간주했기에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자녀를 인신제사로 바치는 일이 만연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당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다는 것은 각 사람이 하나님의 소유라는 뜻입니다. 자식이라 할지라도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께 속한 자녀를 어찌 부모가 자신의 욕심을 위해 불태워 바칠 수 있겠습니까? 이는 결단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면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교훈을 줍니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자녀를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며 살아갑니다. 자녀를 통해 부모의 욕심을 실현하려 하고, 자녀를 통해 체면을 세우려 하며, 자녀를 통한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자녀 역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이며, 비록 우리 몸에서 났을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독립된 개별적 인격체입니다. 그러므로 법적 보호가 필요한 시기에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끼고 돌보되, 세상으로 나아갈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독립시켜 보내야 합니다. 보호하고 떠나보내며 기도로 후원하는 것, 이것이 부모가 하나님 앞에서 해야 할 본분입니다.
"만일 누구든지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 그가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였은즉 그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위기 20:9)
하나님께서는 십계명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확히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어떤 면에서 역설적인 명령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년 이상 살았던 이집트에는 부모공경의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 그곳에서 살았지만 눈으로 보고 몸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정착할 가나안 땅 역시 부모공경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에 부모공경을 명시하신 것은 그들이 자의적으로 행동하거나 가나안 땅의 풍속을 본받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살라는 뜻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돌보고 섬겨주는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 백성의 의무라고 규정하신 것입니다.
성생활에 대한 하나님의 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든지 남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 곧 그의 이웃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는 그 간부와 음부를 반드시 죽일지니라" (레위기 20:10)
문란한 성문화 역시 이집트와 가나안 땅의 특징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아가니 간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산다고 해서 우리도 그 땅의 백성들처럼 살아도 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십계명에 명확히 기록해두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산다"는 명분으로 세상 문화를 얼마나 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 심지어 거듭났다고 고백하는 사람들까지도 세상의 풍조와 문화에 물들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희는 내가 너희 앞에서 쫓아내는 족속의 풍속을 따르지 말라 그들이 이 모든 일을 행하므로 내가 그들을 가증히 여기노라" (레위기 20:23)
가나안 백성들이 그 땅에서 쫓겨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신제사를 서슴없이 행하고, 부모를 공경하지 않으며, 성문화가 극도로 문란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시고 쫓아내신 후 그 땅을 정결케 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땅에 들어가 살아야 할 이스라엘 백성들이 멸망당한 민족들의 문화를 본받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그들을 멸망시키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멸망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존재들입니다. 세상 문화에 동화되거나 녹아들 것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들의 삶이 세상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야 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자녀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각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독립된 개별적 인격체로서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하나님의 마음으로 돌보되, 적절한 때에 독립시키고 기도로 후원하는 것이 참된 사랑입니다.
둘째, 세상 풍속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집트나 가나안 땅에는 부모공경의 문화가 없었고 성문화가 문란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 땅의 풍속을 따르지 말고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라고 명하셨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산다"는 명분에 흔들리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사명을 가진 자들입니다. 세상 문화에 동화되어 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세상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그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자녀답게 하나님께서 일러주신 말씀을 따라 분투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미 허락하신 복을 주시고 당신의 은혜와 긍휼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