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1장

성경
레위기

거룩하라

레위기 21장

부부의 행복과 믿음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나,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믿음이 지극히 중요합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사랑이 중요하지만 결혼한 후에는 사랑이 믿음으로 승화되어 가야 그 여정이 행복으로 가득합니다.

믿음에는 두 가지 방향성이 있습니다. 첫째, 믿음은 절대적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인생의 여정에서 믿을 수 없을 만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주변에서 내 남편에 대해서, 내 아내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야말로 절대적으로 서로를 신뢰해야 그 관계가 견고히 유지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믿음은 상대적인 개념이기도 합니다. 신뢰할 만한 행동을 해야 그 믿음이 절대적인 믿음으로 승화할 수 있습니다. 삶의 과정에서 부부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며, 그렇게 해서 상호신뢰가 깊어질 때 상대적인 믿음이 절대적인 믿음으로 성숙해 갑니다.

의무와 권리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는 권리만을 주장하나, 권리의 이면에는 의무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베푸는 복지 혜택을 누리려면 세금이라는 의무가 반드시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지 않고 복지만을 누리려 한다면, 그 나라의 재정은 금세 고갈되어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죽은 자를 만짐으로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제사장들의 의무를 엄숙히 말씀하십니다. 본문을 읽어가며 제사장이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제사장은 이미 하나님께 특별한 권리를 부여받은 존재들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는 "내가 너에게 특별한 권리를 주었으니 그에 합당한 의무를 감당하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말하여 이르라 그의 백성 중에서 죽은 자를 만짐으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려니와" (레위기 21:1)

죽은 자를 만짐으로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라는 것이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부과하신 의무 중 하나였습니다. 이는 곧 일반 백성들의 장례에 참여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언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백성 중에 누가 세상을 떠나면 제사장이 가서 위로하고 함께 그 자리를 지켜주어야 백성들이 큰 위안을 받을 터인데, 하나님께서는 이를 단호히 금하셨습니다.

"그들의 하나님께 대하여 거룩하고 그들의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 것이며 그들은 여호와의 화제 곧 그들의 하나님의 음식을 드리는 자인즉 거룩할 것이라" (레위기 21:6)

하나님께 음식을 드리는 자, 이는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자가 거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제사장의 가장 핵심적인 의무와 사명은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는 것이기에, 예배에 온전히 집중해야지 누구의 죽음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의 삶과 죽음은 오직 하나님께서 주관하십니다.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면 그 후 죽은 자를 위해 살아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가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그가 진정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하나님께서 천국으로 인도하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영원한 지옥불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죽은 자를 위해 살아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제사장들이 하나님께서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시는 백성들을 위한 예배에 온전히 집중하라고 명확히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하여 거룩하고

또한 하나님께서는 제사장의 결혼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규정해 주셨습니다.

"그들은 부정한 창녀나 이혼당한 여인을 취하지 말지니 이는 그가 여호와 하나님께 거룩함이니라" (레위기 21:7)

하나님께서 부정한 창녀와 이혼당한 여인을 예로 드신 것은, 제사장의 결혼 상대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배와 신앙교육을 위해 세우신 제사장은 백성들 앞에 뚜렷이 드러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제사장의 결혼은 백성들에게 관심거리가 되어 입에 오르내리기 쉽습니다. 만약 일반적이지 않은 결혼생활을 한다면, 백성들에게 시험거리가 되고 그들의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제사장들도 사람이기에 마음속에 사랑하는 이, 좋아하는 이, 인격적으로 끌리는 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미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라고 규정으로 정하셨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대제사장에 대한 더욱 엄격한 규정을 말씀하십니다.

"자기의 형제 중 관유로 부음을 받고 위임되어 그 예복을 입은 대제사장은 그의 머리를 풀지 말며 그의 옷을 찢지 말며 어떤 시체이든지 가까이 하지 말지니 그의 부모로 말미암아서라도 더러워지게 하지 말며 그 성소에서 나오지 말며 그의 하나님의 성소를 속되게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께서 성별하신 관유가 그 위에 있음이니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레위기 21:10-12)

일반 제사장은 부모, 형제, 자매의 죽음에 대해서는 장례를 치를 수 있었으나, 대제사장은 어떤 시체든지 가까이 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심지어 부모의 죽음이라도 성소에서 나오지 말고 성소를 지키라고 명하셨습니다.

이것이 지나치지 않은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의 죽음은 물론 부모의 죽음에도, 심지어 결혼생활까지 하나님께서 이렇게 제한하시는가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제사장에게 주신 권리를 생각하면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장을 특별히 우대하셨습니다. 백성들은 논밭에서 일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목축으로 입에 풀칠할 수 있었으나, 제사장은 생업을 위해 일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정하셨습니다.

백성들이 소제를 가져오면 화덕에 구운 것, 철판에 부친 것, 냄비에 삶은 것 중에서 제사장의 몫을 따로 떼어 드렸습니다. 짐승을 잡아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도 오른쪽 뒷다리와 가슴살은 제사장의 몫으로 구별했습니다.

제사장은 어떤 노동도 하지 않고 오직 예배를 잘 드리고, 백성들에게 예배와 제사,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줌으로써 하나님께서 그들의 생활과 생업을 온전히 책임져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장에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셨기에, 이미 받은 권리가 충만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요구하고 계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받은 은혜에 합당한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움 받은 목회자들과 중직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권리를 주신 만큼 그에 합당한 의무를 성실히 감당해야 합니다. 목회자는 성심껏 목회하고 성소를 지키며 열심히 기도하고 성도들을 잘 섬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무입니다.

둘째, 구원받은 자의 특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사랑하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주셨습니다. 우리는 이미 엄청난 권리를 부여받은 존재들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셋째, 맡은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때로 맡은 일이 힘겹게 느껴질 때마다 나는 구원받은 존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주셨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면, 우리에게 맡겨진 십자가가 결코 무겁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일들을 기쁨과 감사와 구원의 능력으로 잘 감당해 나가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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