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땅으로 안식하게 하라
레위기 25장
소유의 착각
인류 역사상 반복되어 온 범죄 형태 중 하나가 사람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착각하여 일어나는 무서운 범죄들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 소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 것인 양 여기며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는 부모의 소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모는 자녀를 자기 소유물처럼 여깁니다. 그래서 자녀는 반드시 부모의 뜻대로 행해야 하고 원하는 일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자녀와의 관계를 극도로 힘들게 만드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물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물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값없이 주신 것인데도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인 양 착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질이 사라지거나 없어지면 견디지 못하고 깊은 고통에 빠집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우리가 지금 내 것이라고 소유하고 있는 것 중에 태어날 때부터 내 것이었던 것이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아무리 둘러보고 찾아봐도 우리는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으며, 하나님께서 이 땅을 살아가도록 허락해 주신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일 뿐입니다.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타고난 본성의 관성으로 인해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것처럼 소유나 물질이나 심지어 사람까지 그렇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땅의 안식년
하나님께서는 오늘 안식년 규례와 희년의 규례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원래부터 너희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진리를 한 번 더 깊이 각인시켜 주십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에 들어간 후에 그 땅으로 여호와 앞에 안식하게 하라" (레 25:2)
비록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 아래에서 이 말씀을 받고 있지만, 곧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여 농사를 지을 것입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땅을 안식하게 하라는 것은 그들에게 농사를 짓지 말고 한 해를 온전히 쉬라는 명령입니다.
쉬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더욱 심각한 현실적 문제는 "그럼 우리가 농사를 쉬면 도대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당장 직면하게 될 절실한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안식년 규정을 정하시면서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6년 동안 그 밭에 파종하며 6년 동안 그 포도원을 가꾸어 그 소출을 거둘 것이나 일곱째 해에는 그 땅이 쉬어 안식하게 할지니 여호와께 대한 안식이라 너는 그 밭에 파종하거나 포도원을 가꾸지 말며 네가 거둔 후에 자라난 것을 거두지 말고 가꾸지 아니한 포도나무가 맺은 열매를 거두지 말라 이는 땅의 안식년임이니라" (레 25:3-5)
6년 동안은 부지런히 씨를 뿌리고 정성껏 열매를 거두며 일하되, 일곱째 해에는 땅이 온전히 쉬도록 안식하게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려 3년간의 소출이 필요합니다. 6년째에 3년 치를 거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6년 그 해에 먹을 것과 안식년인 7년째에 먹을 것, 그리고 8년째 새로 씨를 뿌릴 때까지의 양식까지 합쳐 3년 치의 식량이 반드시 필요한데, 안식년을 온전히 지키려면 3년 어치에 해당하는 믿음이 요구되며 하나님께서 그만큼의 소출을 세 배로 풍성히 주실 것이라는 확고한 신뢰가 필수적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말씀을 들으면서 과연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하는 깊은 의구심을 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걱정과 염려를 미리 아시고 이렇게 확신에 찬 어조로 단언하십니다.
"만일 너희가 말하기를 우리가 만일 일곱째 해에 심지도 못하고 소출을 거두지도 못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으리오 하겠으나 내가 명령하여 여섯째 해에 내 복을 너희에게 주어 그 소출이 3년 동안 쓰기에 족하게 하리라 너희가 여덟째 해에는 파종하려니와 묵은 소출을 먹을 것이며 아홉째 해에 그 땅에 소출이 들어오기까지 너희는 묵은 것을 먹으리라" (레 25:20-22)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걱정과 불안을 미리 아시고 "3년 치 양식을 내가 명령하여 이렇게 풍성히 준비해 놓을 터이니 염려하지 말고 너희는 안식년을 온전히 누리며 참된 안식을 취하라" 하고 자신 있게 약속하셨습니다.
희년의 복귀
하나님께서 명하신 안식년 규정을 순종으로 지키게 되면 우리에게는 두 가지 큰 영적 유익이 주어집니다.
첫 번째 유익은 하나님의 말씀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분명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 하나님께서 친히 하신 약속 "너희가 온전히 쉬어라, 그러면 3년 치 양식을 내가 반드시 공급해 주겠다" 이 말씀이 과연 참된 것인지 아닌지는 직접 실행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실패할 것이라 미리 단정하고 아예 안식년을 지키지 않는다면,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 말씀의 진실성을 우리는 평생토록 살면서도 단 한 번도 경험하거나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용기 있게 도전해보고 믿음으로 실행해 보아야만 그 말씀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체험적으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은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경험을 통해 증명되는 살아있는 진리인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와 반대로 행동합니다. "먼저 저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더해주시면, 그때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정반대의 순서로 행하라고, 먼저 나의 나라와 나의 의를 위해 온 힘을 다해보라고 권하십니다.
두 번째로 안식년을 지키면 얻게 되는 귀한 유익은 우리가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온전히 해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관성의 법칙에 지배받습니다. 열심히 그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 소출이 해마다 점점 더 풍성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내년에는, 그 다음 해에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이, 이렇게 사람들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더욱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며 살기를 꿈꾸지 않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7년째에 모든 것을 완전히 멈추게 하셨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러한 관성에서, 소유에 대한 끝없는 집착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운 처분만을 겸손히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너희는 50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레 25:10)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고 그 이듬해인 50년째를 희년으로 거룩히 선포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이때는 모든 것이 완전히 원점으로 되돌아갑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종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는 해방의 해입니다.
종들의 관점에서는 더없이 기쁜 해방의 해이지만, 주인의 입장에서는 종들을 모두 돌려보내야 하는 아쉽고 힘든 해입니다. 얼마나 아깝고 서운했겠습니까? 지금까지 그들을 부리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렸는데, 이제 그들을 모두 해방시키고 다시 맨손으로 원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한 세기에 두 번, 50년마다 한 번씩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새롭게 시작하도록 정하셨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용기 있게 실천해야 합니다. 믿음이 깊어지고 신앙이 참되게 성장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씩 둘씩 실천해보고 "그 말씀이 정말 참이었구나, 수천 년 전 기록된 이 말씀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성취되는구나" 하고 깨닫고 감격하며 하나님을 찬양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둘째,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절대적이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의지하는 참된 믿음을 통해 소유에 집착하지 말고 말씀대로 살아보며 그 말씀이 진리인지 거짓인지를 분별해 보라고 확신에 차서 권면하고 계십니다.
셋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총임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모든 소유는 하나님의 것임을 겸손히 인정하고,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먹이시고 돌보시며 생명을 지켜주시고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확고한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순전한 은총임을 깊이 깨닫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며 새롭게 다짐하는 참된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