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제의 균형 원리
레위기 7장
참된 건강의 개념
과거에는 살이 찐 사람을 건강하다고 여겼습니다. 뚱뚱한 사람을 부자라고 생각했고, 부자는 곧 건강한 사람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균형 잡힌 몸을 건강한 몸 상태라고 말합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과 지방을 골고루 섭취하고, 거기에 필수 영양소가 몸에 적절하게 들어가 있는 상태를 우리는 건강한 몸 상태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몸만 건강하면 정말 건강한 것일까요? 그것도 또한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은 정신건강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몸과 함께 마음도 건강해야 우리는 전인적인 건강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면 신앙인의 건강 지표를 말하라고 한다면, 어떤 상태를 신앙인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신앙인의 건강 지표
신앙인의 건강상태는 관계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가 적절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아주 좋은데 이웃과의 관계가 엉망이라면 우리는 그 상태를 건강한 영적 상태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웃들과의 관계는 아주 좋은데 하나님과의 관계가 엉망이라면 우리는 그 상태도 영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가 모두 적절하게 건강한 상태, 균형을 이룬 상태를 우리는 건강한 상태라고 표현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화목제를 드리는 구체적인 상황, 구체적인 경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화목제 정신에 대해서는 이미 레위기 3장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중심을 드리는 예배를 화목제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화목제를 드리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면서 화목제 자체가 영적으로 건강한 상태, 즉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를 적절하게 규정하고 있는 예배임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화목제의 세 가지 종류
화목제를 드리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감사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1. 감사제 - 공동체와 함께하는 감사
"만일 그것을 감사함으로 드리려면 기름 섞은 무교병과 기름 바른 무교전병과 고운 가루에 기름 섞어 구운 과자를 그 감사제물과 함께 드리고 또 유교병을 화목제의 감사제물과 함께 그 예물로 드리되 그 전체의 예물 중에서 하나씩 여호와께 거제로 드리고 그것을 화목제의 피를 뿌린 제사장에게로 돌릴지니라 감사함으로 드리는 화목제물의 고기는 드리는 그날에 먹을 것이요 조금이라도 이튿날 아침까지 두지 말 것이니라" (레위기 7:12-15)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금 이 말씀을 받는 자리는 시내 산 아래입니다. 출애굽하는 도중에 말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나면, 가나안 땅에서 정착생활을 할 때 이런저런 감사한 일들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자녀에게 그리고 온 가족 공동체에 감사한 일이 생기면 화목제의 감사제를 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선 감사제에는 하나님께 거제로 올려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이 모든 감사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되고 중심이 되신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감사는 내가 잘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루어주심을 감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자녀를 축복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한 것을 이루신 것에 대한 감사, 이 모든 것의 원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감사가 없는 인생은 교만한 인생입니다. 내가 잘나서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너의 모든 일의 중심에는 하나님이 있음을 기억하고 깨달으라고 하시며, 그래서 하나님은 우선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감사제에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감사제로 드리는 예물을 그날 반드시 다 먹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송아지 한 마리를 잡았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떻게 그 가족이 송아지 한 마리를 그날에 다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웃들에게 적극적으로 나누라는 뜻입니다.
감사제로 드리는 화목제물은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어야 그 감사가 온전한 감사로 하나님께 올려드린 바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라고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가 감사한데 왜 이웃에게 감사제물의 고기를 나누어야 하는가? 이것은 우리 사회가 철저하게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하나님이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나에게 감사한 일은 알게 모르게 이웃에게 빚지고 있는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 감사하고, 건강해서 감사하고, 우리 자녀가 잘 되어서 감사하고, 이 모든 감사는 나 혼자만 이룬 공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이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까? 나 하나가 잘 되는 것에는, 내 인생에 감사한 일에는 우리 이웃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와 손길이 함께 쌓여져서 감사한 일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도 감사할 때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웃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야 그 감사가 진정한 감사가 될 것입니다.
2. 서원제 - 공동체의 기도 동참 요청
두 번째는 서원제이고 세 번째는 자원제입니다.
"그러나 그 예물의 제물이 서원이나 자원하는 것이면 그 제물을 드린 날에 먹을 것이요 그 남은 것은 이튿날에도 먹되 그 제물의 고기가 셋째 날까지 남았으면 불사를지니 만일 그 화목제물의 고기를 셋째 날에 조금이라도 먹으면 그 제사는 기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드린 자에게도 예물답게 되지 못하고 도리어 가증한 것이 될 것이며 그것을 먹는 자는 그 죄를 짊어지리라" (레위기 7:16-18)
화목제물의 두 번째 경우는 서원제입니다. 서원은 우리가 간절할 때, 급할 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하나님, 우리 가정에 이런 이런 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이 기도를 하나님께 올려드리오니 반드시 응답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시면 제가 이렇게 약속하겠습니다." 이것이 서원 아닙니까? 이렇게 하나님께 서원할 때도 화목제를 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예물을 올려드리고 동시에 서원제로 드리는 짐승을 잡아서 이웃과도 나누어 먹어야 됩니다. 서원할 때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이웃과 나누어 먹어야 됩니까?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가 하나님께 이런 제목으로 서원 기도를 드리오니 우리 이웃들도 함께 기도해 달라는 기도 부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간절한 기도 제목이 있는데, 저와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제가 이런 기도 제목이 있고 우리 가정에 이런 소원이 있고 이런 간절함이 있는데, 꼭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이것은 간절한 기도의 표현입니다.
오늘 우리도 기도할 제목이 있으면 혼자 기도하지 말고 교회 공동체 성도들과 또는 목회자들과 기도 제목을 나누어야 됩니다. 함께 기도할 때 그 기도는 기도의 삼겹줄을 이루어서 하나님께서 온전히 그 기도를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3. 자원제 - 공동체의 격려와 응원
세 번째는 자원제입니다. 자원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결단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성막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결단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리고 또한 이웃과도 나누어야 됩니다.
내가 자원하는데 왜 이웃과 자원제의 예물을 나누어야 하는가? 내 결심이 무뎌지지 않기 위한 하나의 안전장치입니다. 마음으로 결심했는데 이웃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1년을 결심하고 6개월만 하고 그만둘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결단하고 이웃들에게 "제가 1년 동안 성막을 위해서 봉사하겠습니다"라고 하고 자원제를 드렸다면 이웃들이 함께 기도하고, 응원하고 축복해줄 것입니다. 그래서 자원제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건강한 신앙의 척도
화목제를 드리는 세 가지 경우, 감사제와 서원제와 자원제의 공통점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가 철저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만 예물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도 함께 그 예물을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건강한 신앙의 척도입니다.
오늘 우리가 믿음생활을 하고 있는데, 정말 나의 믿음생활이 건강한가 혹은 병들었는가? 이것은 균형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아름답게 맺어지고 있고 이웃과의 관계도 문제가 없다면 우리는 건강한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전하는 소중한 교훈들이 있습니다.
첫째, 신앙인의 건강은 관계의 균형으로 측정됩니다. 몸의 건강이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로 결정되듯이, 신앙인의 건강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가 모두 건강할 때 이루어집니다. 한쪽만 좋아서는 참된 건강이라 할 수 없습니다.
둘째, 감사는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모든 감사에는 보이지 않는 이웃들의 수고와 기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감사는 하나님께 드림과 동시에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완성됩니다.
셋째, 기도는 공동체와 함께할 때 더욱 강력해집니다. 서원제의 정신처럼, 우리의 간절한 기도 제목은 공동체와 나누어 함께 기도할 때 삼겹줄과 같은 힘을 발휘합니다. 혼자만의 기도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기도로 나아가야 합니다.
넷째, 헌신의 결단은 공동체의 격려 속에서 지속됩니다. 자원제의 정신처럼, 하나님께 대한 헌신의 결단은 공동체에 알리고 그들의 기도와 격려를 받을 때 끝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부디 오늘 우리의 삶이 하나님과도 이웃과도 문제없이 건강한 믿음생활을 이루어 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화목제의 균형 원리를 통해 참된 신앙인의 모습을 회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