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을 불지니
민수기 10장
공동체 소식
우리 교회는 예배를 드릴 때마다 설교 시간 후에 교회 소식 광고를 전하는 순서를 갖습니다. 교회에서 중요한 일정이나 사역 모임이 있으면 예배 후 광고 때마다 몇 주간에 걸쳐 상세하게 교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그런데 그렇게 몇 주간에 걸쳐 전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못 들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언제 그런 말씀을 하셨느냐며 오히려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교회 소식만 잘 들어도, 주보에 나온 광고만 잘 읽어도 교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며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는 관심이 없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의 여러 공동체에서도 공지사항을 경청해야 그 공동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공동체의 소식을 전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발전해 왔습니다. 잘 듣고 잘 읽어야 올바르게 따르고 행동할 수 있는 법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하나님의 말씀은 광야에서 길을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 그 무수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신호를 주시는 하나님의 방법을 명시해 주십니다.
은나팔을 불라
하나님께서는 은나팔 둘을 만들라 하시고, 은나팔이 크게 울릴 때 혹은 작게 울릴 때, 하나만 불 때 혹은 둘을 불 때, 그때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명확히 지시하고 계십니다.
"나팔 두 개를 불 때에는 온 회중이 회막 문 앞에 모여서 내게로 나올 것이요 하나만 불 때에는 이스라엘의 천부장 된 지휘관들이 모여서 내게로 나올 것이며" (민 10:3-4)
나팔 두 개를 불면 온 회중이 하나님 앞에 나와야 하고, 하나만 불면 지휘관들만 하나님 앞에 나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불 때와 작게 불 때에 따라서 그들의 행동 양상이 또한 달라집니다.
"또 회중을 모을 때에도 나팔을 불 것이나 소리를 크게 내지 말며" (민 10:7)
"또 너희 땅에서 너희를 압박하는 대적을 치러 나갈 때에는 나팔을 크게 불지니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너희를 기억하시고 너희를 너희의 대적에게서 구원하시리라" (민 10:9)
나팔을 작게 불 때는 회중을 모을 때이며, 나팔을 크게 불 때는 전쟁에 나갈 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조용한 자리에 앉아서 성경을 읽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만약 현장에서 나팔 소리를 들는다면 이것을 분별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은나팔을 두 개 부는지 하나를 부는지 숫자를 판단하기도 어렵고, 어느 정도가 큰 소리인지 어느 정도가 작은 소리인지 분별하는 것이 결단코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스라엘 공동체 백성들이 그러므로 세심하게 귀를 기울여 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제대로 잘 듣지 않으면 큰 소리로 나팔을 불었는데 오히려 태연히 있다가 전쟁에 모이지 못하고 심각한 해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작은 소리로 나팔을 불었는데 큰 소리로 나팔을 분다고 오해하고 착각해서 회중들이 모이지 않고 전쟁 준비를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이스라엘 공동체 백성들은 항상 나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했으며, 연습할 때 온 마음을 다하여 이 정도 소리가 작은 소리구나, 이 정도 소리가 큰 소리구나, 이것이 나팔 두 개가 우는 소리구나, 하나의 소리구나 하는 것을 정확하게 훈련을 통해서도 식별하고 깨달아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동체 전체가 오히려 큰 혼란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팔
오늘 우리에게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혼란스러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나팔 소리를 들려주십니다. 하나님의 신호를 제대로 분별해야 이런 복잡한 광야 같은 세상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나님께서 어떤 방향을 주시는지 그 방향을 따라 행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책망하시는데 오히려 칭찬하는 소리로 오해하고, 하나님께서 기다리라고 하시는데 나아가고 전진하라는 소리로 오인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신호와 정반대로 걸어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정확한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깨우치게 하시는데 우리가 말씀을 읽지 않고 듣지 않으며 묵상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신호를 어찌 분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더욱 복잡한 상황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자리는 광야였습니다. 나팔 소리밖에 울려 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이 복잡한 세상에서 온갖 소리를 듣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단들도 나팔을 불고, 악한 사탄들도 나팔을 붑니다.
이 소리 저 소리가 얽히고 설켜서 무슨 소리가 하나님의 소리인지 분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 얽히고 설켜 살아가면서 과연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깨닫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세심한 집중이 필요합니다. 기도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야 합니다. 욕심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탄이 내 욕심을 자극하는 나팔을 부는데 혹시 이 나팔 소리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분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읽고 묵상하면서 세상의 소리를 걷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매일 하나님 앞에 나아와 기도하고 엎드리는 이 자리는 지극히 중요합니다.
많은 나팔소리와 여러 가지 복잡한 세상의 소음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미세하고 세미한 소리든지 크고 분명한 소리든지 정확히 분별해내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제사장의 사명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중요한 나팔 소리를 제사장들을 통하여 불게 하셨습니다.
"그 나팔은 아론의 자손인 제사장들이 불지니 이는 너희 대대의 영원한 율례니라" (민 10:8)
제사장들이 이 중차대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정확하게 분별하고 백성들에게 정확한 신호를 전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이 나팔 소리에 실려서도 곤란하며, 자신의 영적 상태가 나팔 소리에 담겨서도 안 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객관적으로 하나님의 나팔 소리를 불어야 백성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유다 말기 제사장들은 자신들 마음대로 하나님의 뜻을 곡해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들이 이렇게 살면 나라가 분명히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하셨는데, 그 당시 제사장들은 멸망하지 않는다고, 괜찮다고, 이렇게 살아도 하나님께서 절대로 우리를 벌하지 않으신다고 거짓 나팔 소리를 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나라는 멸망하고 성전은 불타고 성전의 모든 기물과 귀한 것들은 다 탈취당하고 말았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 정직한 나팔 소리를 내는 자들은 예레미야와 하박국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날 목회자들에게 정확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분별하며 정확하고 분명한 나팔 소리를 내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분별하고 성도들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인도할 거룩한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 본문의 나팔 소리는 목회자에게 그리고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집중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무수한 소리가 들리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참된 음성을 구별해내는 영적 감각을 기르고 단련해야 합니다.
둘째, 매일의 기도와 말씀 묵상이 하나님의 신호를 듣는 필수 요소입니다. 세상의 잡음을 차단하고 하나님께만 집중할 수 있는 영적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정확히 분별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들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나팔 소리를 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상태가 아닌, 순전한 하나님의 뜻만을 전해야 하는 거룩하고 엄중한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오늘도 온종일 이 땅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나팔 소리를 정확히 분별하고 그 소리에 따라 우리의 행동 양식과 방향을 정하여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