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2장

성경
민수기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

민수기 12장

리더십의 도전

모든 공동체에는 그것을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존재합니다. 어린아이들의 작은 모임에서부터 성인들의 거대한 조직에 이르기까지, 공동체를 대표하고 인도하는 리더십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진정한 리더가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할수록, 구성원들을 향한 그의 헌신과 희생이 깊어질수록, 공동체가 그를 향해 품는 사랑과 신뢰는 더욱 견고해집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헌신적인 지도자를 공격하는 이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공동체는 이런 부당한 공격을 결코 좌시하지 않습니다. 사랑받는 지도자가 불의하게 공격받을 때, 그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백성들을 위해 자신의 전 존재를 바쳤던 모세가, 가장 가까운 혈육인 미리암과 아론으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개입하시고 다스리시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비방의 시작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민 12:1)

'비방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다바르'(דַּבֵּר, dabber)는 본래 '말하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전치사 '베'(בְּ, be)와 함께 쓰여 '~를 반대하여 말하다', '~에 대항하여 말하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등 뒤에서 험담하고 뒷담화를 퍼뜨리는 악의적인 행위를 가리킵니다. 미리암과 아론은 은밀히 시작한 이 뒷담화를 점차 확산시켜, 결국 백성들을 선동하여 공개적으로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표면적인 비방의 이유는 모세가 구스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었습니다. 십보라가 세상을 떠난 후의 재혼인지, 아니면 다른 상황에서의 결혼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들은 이 사건을 빌미로 삼아 모세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의도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함에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민 12:2)

여기서 그들의 숨겨진 야망이 드러납니다. 문제의 핵심은 모세의 독점적인 영적 권위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일관되게 모세를 통해 말씀하시고, 모세를 통해 아론과 백성들에게 뜻을 전달하셨습니다. 십계명을 주실 때도, 성막의 설계를 계시하실 때도, 제사장 위임식을 거행하실 때도 언제나 모세가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미리암과 아론은 이러한 하나님의 질서에 불만을 품었습니다. 그들도 하나님과 직접 소통하기를 갈망했고, 백성들을 직접 인도하는 영적 지도력을 원했습니다. 모세의 구스 여자와의 결혼은 단지 그들의 숨겨진 야욕을 실현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습니다.

하나님의 개입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은밀한 비방을 모두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개입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갑자기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에게 이르시되 너희 세 사람은 회막으로 나오라 하시니 그 세 사람이 나아가매 여호와께서 구름 기둥 가운데로부터 강림하사 장막 문에 서시고 아론과 미리암을 부르시는지라 그 두 사람이 나아가매" (민 12:4-5)

갑작스러운 하나님의 부르심에 아론과 미리암의 마음은 얼마나 두려움으로 떨렸겠습니까? 순수하지 못한 동기로 시작한 그들의 반역이 하나님 앞에 낱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모세의 특별한 지위를 분명히 선포하셨습니다.

"이르시되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내 온 집에 충성함이라 그와는 내가 대면하여 명백히 말하고 은밀한 말로 하지 아니하며 그는 또 여호와의 형상을 보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를 비방하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민 12:6-8)

하나님의 선언은 명확했습니다. 일반적인 선지자들과는 달리, 모세는 하나님과 직접 대면하여 소통하는 특별한 관계에 있었습니다. 환상이나 꿈이 아닌,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친밀한 교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전달받는 유일한 존재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미리암과 아론에게 준엄하게 물으셨습니다. "만약 모세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직접 그를 책망하지 않았겠느냐? 그런데 너희가 감히 내가 세운 종을 비방한단 말이냐?"

하나님의 심판

"구름이 장막 위에서 떠나갔고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과 같더라 아론이 미리암을 본즉 나병에 걸렸는지라" (민 12:10)

하나님의 심판은 즉각적이고 엄중했습니다. 반역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미리암에게 나병이 임했습니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고자 했던 그녀는 오히려 진영 밖으로 격리되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모세를 축출하고 자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던 야망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엄하게 심판하신 데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이스라엘 공동체를 보호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 공동체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셨습니다. 만약 공동체를 이끄는 모세가 무너진다면, 전체 백성이 영적 혼란에 빠질 것이 자명했습니다. 지도자의 권위가 실추되고 그의 마음이 상처받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공동체 전체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도전을 용납할 수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시고 기름 부으신 종을 공격하는 것은 곧 하나님 자신을 거역하는 행위였습니다. 하나님과 직접 교제하며 그분의 뜻을 전달하는 모세를 비방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택과 계획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반역이었습니다.

아론의 회개

"아론이 이에 모세에게 이르되 슬프도다 내 주여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여 죄를 지었으나 청하건대 그 벌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소서" (민 12:11)

미리암의 처참한 모습을 목격한 아론은 비로소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저지른 "어리석은 일"이란 무엇이었습니까?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종을 감히 비방한 것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영적 분별력만 있었더라도, 하나님께서 모세를 얼마나 귀히 여기시는지, 그를 통해 어떤 놀라운 일들을 행하고 계신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모세와 같은 특별한 부르심을 받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나님의 선택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지혜는 가져야 합니다.

역사는 이 교훈을 반복해서 증명합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사랑하셔서 보디발의 집에 복을 내리셨습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보디발과 그의 아내는 요셉이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는 자임을 망각했습니다.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을 유혹했고, 보디발은 무고한 요셉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들의 어리석음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울 왕 역시 하나님의 사랑받는 다윗을 핍박했다가 결국 버림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름 부으신 자를 대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실례입니다.

결론

오늘 이 엄숙한 말씀이 우리에게 전하는 귀중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이 세우신 영적 권위를 깊이 존중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시고 사용하시는 종을 비방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주권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택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그분이 세우신 질서를 존중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둘째, 영적 분별력을 예리하게 갈고 닦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누구를 통해 일하시는지, 누구에게 특별한 은총을 베푸시는지를 분별할 수 있는 영적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분별력은 우리를 치명적인 실수와 어리석음으로부터 보호해 줄 것입니다.

셋째, 공동체의 유익을 개인의 야망보다 우선시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욕망이나 야심보다 공동체 전체의 안녕과 성장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함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 공동체를 극진히 사랑하시고 보호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모세처럼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자가 되기를 소망하며, 동시에 미리암과 아론의 실패를 거울삼아 하나님이 세우신 종들을 존중하고 섬기는 지혜로운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icon
핵심 주제
icon
제목

날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