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7장

성경
민수기

아론의 싹 난 지팡이

민수기 17장

마무리되지 않은 위험

의사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약을 처방할 때 반드시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약 복용을 중단하지 마시고, 끝까지 다 복용하십시오." 왜냐하면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재발할 위험이 있기에, 처방된 약은 끝까지 복용해야만 합니다.

화재 진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보이는 불길을 잡았다고 해서 완전히 진화된 것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잔불이 남아 있다가 더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석구석 살피며 마지막 불씨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생의 모든 일에서도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이 훗날 더 큰 화근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목격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겪은 리더십 분쟁을 대충 넘어가지 않으시고 확실하게 매듭지으십니다. 그래야만 공동체가 다시는 같은 문제로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역의 여파

고라 일당과 250명의 지휘관들이 모세와 아론의 리더십에 도전했던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레위 자손이었던 고라는 성막에서 봉사하며 모세와 아론을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그들이 별것 아닌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인정을 받고 백성들 위에 서 있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왜 나는 이토록 힘들게 일만 해야 하는가?"라는 불만이 쌓여갔습니다.

급기야 그들은 백성들을 선동하여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더 나아가 이집트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 부르며 하나님의 약속 자체를 조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간 지도자에 대한 반역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모독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땅을 사모하는 자들을 땅이 삼키게 하셨고, 그분의 권위를 부정한 250명을 여호와의 불로 소멸시키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모든 백성 앞에서 아론의 영적 권위를 확증하시기로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확증

심판 이후에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 앞에서 아론의 영적 권위를 명확히 확증하기를 원하셨습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 중에서 각 조상의 가문을 따라 지팡이 하나씩을 취하되 곧 그들의 조상의 가문대로 그 모든 지휘관에게서 지팡이 열둘을 취하고 그 사람들의 이름을 각각 그 지팡이에 쓰되 레위의 지팡이에는 아론의 이름을 쓰라" (민 17:2-3)

각 지파의 지휘관들로부터 지팡이를 거두어, 그들의 이름을 새긴 후 지성소의 증거궤 앞에 두라고 명하셨습니다. 레위 지파의 지팡이에는 아론의 이름을 새기게 하셨습니다.

"내가 택한 자의 지팡이에는 싹이 나리니 이것으로 이스라엘 자손이 너희에게 대하여 원망하는 말을 내 앞에서 그치게 하리라" (민 17:5)

마른 막대기에서 싹이 난다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행하실 수 있는 초자연적 기적입니다. 이 기적을 통해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가 누구인지 명백히 드러내시려 하셨습니다.

생명이 돋은 기적

"이튿날 모세가 증거의 장막에 들어가 본즉 레위 집을 위하여 낸 아론의 지팡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서 살구 열매가 열렸더라" (민 17:8)

단순히 싹이 난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고, 급기야 살구 열매까지 맺었습니다. 이것을 목격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그들이 무시하고 때로는 인정하지 않았던 아론의 지팡이에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택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그 누구도 아론의 제사장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흠 많은 지도자를 세우신 은혜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첫 번째 교훈은 아론에 관한 것입니다. 과연 아론은 흠 없는 완벽한 지도자였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이 증언하는 아론의 과오는 이루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두 가지 중대한 잘못이 있었습니다. 출애굽기 32장에서 그는 금송아지를 만들어 백성들을 우상숭배로 이끈 장본인이었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느라 더디 내려오자, 백성들의 압력에 굴복하여 "너희들의 금붙이를 가져오라"고 명하고는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또한 민수기 12장에서는 미리암과 함께 모세의 권위에 도전했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아론의 지팡이에 싹이 나게 하시며 "내가 너를 택했다"는 사실을 온 백성 앞에 확증하셨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택하심으로 세워졌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론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인정하셨으니 이제 백성들 위에 군림해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나는 죽어 마땅한 죄인이었는데, 우상숭배를 주도하고 모세에게 반역했던 자였는데, 하나님께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구나. 이제는 정말로 하나님 앞에 신실하게 살아야겠다"는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의 모든 직분자들에게도 동일한 메시지가 주어집니다. 목회자든, 장로든, 권사든, 집사든, 우리가 완벽해서 직분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연약하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은혜로 세워주셨으니,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맡은 바 사명을 충성되이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충성하라

두 번째 교훈은 백성들을 향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라에게도 레위 자손으로서 성막 봉사라는 귀한 직분을 주셨습니다. 게르손 자손, 므라리 자손, 고핫 자손 각각에게 성막의 중요한 일들을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고라는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충성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직분을 탐내다가 결국 심판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를 기억하십시오.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받은 종들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많은 달란트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받은 달란트를 어떻게 활용했느냐입니다. 내게 주어진 재능과 사명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리에서 성실하게 섬길 때, 그것이 하나님께 사랑받고 인정받는 비결입니다.

고라처럼 어리석게 살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지도자에게 주신 일은 지도자에게 맡기고, 내게 주신 일은 내가 충성스럽게 감당하십시오. 그럴 때 하나님의 나라가 아름답게 세워집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은혜로 세워진 자의 겸손을 잊지 마십시오 우상숭배를 주도하고 모세에게 반역했던 아론을 하나님께서 다시 세우신 것처럼, 우리도 완벽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직분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교만하지 말고 더욱 낮아져서 맡은 바 사명을 충성되이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다섯 달란트든, 한 달란트든, 그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그 일에 충성할 때, 그것이 하나님께 인정받는 삶입니다. 남의 직분을 시기하지 말고 내 자리를 지키십시오.

셋째, 하나님의 큰 그림을 신뢰하십시오 리더십 분쟁으로 진통을 겪던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는 싹 난 지팡이로 확실한 매듭을 지어주셨습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에도 하나님께서는 각자에게 합당한 자리와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며 함께 아름다운 공동체를 세워가십시오.

마른 막대기에서 하룻밤 사이에 살구 열매를 맺게 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의 메마른 삶에 생명의 역사를 일으키실 것입니다. 은혜에 감사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충성하는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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