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을 씻는 물
민수기 19장
영혼의 양식과 정결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흙으로 육체를 빚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셔서 생령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태초부터 육체와 영혼을 함께 지닌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육체를 위해 행하는 일 가운데,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날마다 음식을 섭취하는 일이요, 둘째는 몸을 정결히 씻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육체를 위해서는 날마다 좋은 음식을 찾아 먹고 마시며, 몸을 깨끗이 단장하면서도, 정작 영혼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정결하게 하지 않는다면, 이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영혼이 먹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으로 영적 생명을 유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육신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양식을 구하면서도, 영혼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섭취하지 않는 자는 스스로 영혼을 죽음으로 이끄는 자입니다.
영혼이 죽으면 영적 분별력이 사라집니다. 무엇이 참된 것인지 거짓된 것인지,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길인지 전혀 분별할 수 없게 됩니다. '왜 나는 항상 분별력이 부족한가' 하고 자문한다면, 그것은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받지 못해 영적으로 깨어있지 못하고 둔감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영혼을 정결하게 씻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영혼을 씻는다는 것은 곧 회개를 의미합니다. 인간이 죄를 범했을 때는 반드시 회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영이 깨끗해지고 맑아집니다. 몸을 씻지 않는 자에게서 악취가 나듯이, 영혼을 정결케 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서는 영적 악취가 나서 하나님께서 그를 가까이하실 수 없습니다.
붉은 암송아지와 속죄의 비밀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부정을 씻는 물을 통해 백성들의 영을 정결하게 하실 것을 명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명령하시는 법의 율례를 이제 이르노니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러서 온전하여 흠이 없고 아직 멍에 매지 아니한 붉은 암송아지를 내게로 끌어오게 하고" (민 19:2)
하나님께서는 온전하고 흠 없는, 아직 멍에를 메지 않은 붉은 암송아지를 끌어오라 명하셨습니다. 이 귀한 암송아지를 무엇에 사용하려 하셨을까요?
"그 암소를 자기 목전에서 불사르게 하되 그 가죽과 고기와 피와 똥을 불사르게 하고" (민 19:5)
암송아지의 모든 부분을 남김없이 완전히 불태우라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과정을 이렇게 지시하셨습니다.
"이에 정결한 자가 암송아지의 재를 거두어 진영 밖 정한 곳에 둘지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 회중을 위하여 간직하였다가 부정을 씻는 물을 위해 간직할지니 그것은 속죄제니라" (민 19:9)
암송아지를 태운 재로 부정을 씻는 물을 만들어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심오한 진리를 가르칩니다. 바로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죄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죄를 범한 자가 용서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흠한 생명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암송아지가 죽어 그 재로 만든 정결의 물로 씻음을 받아야만 비로소 정함을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많은 타종교들은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죄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선한 행위를 지속하고, 이웃을 도우며, 물질을 바치고, 봉사에 힘쓰면 죄가 사함받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단호히 선언합니다. 인간의 어떤 노력으로도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흠 없는 짐승의 희생을 통해 죄사함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이후, 그분의 십자가 보혈로 말미암아 온 인류가 구원의 길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는 모두 예수 그리스도께 영원한 빚을 진 존재들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해도 스스로는 결코 죄 용서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영혼이 정결하게 될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만 정결함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구원받은 우리는 결코 우리 자신의 의로움을 자랑할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를 겸손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하고, 독생자를 보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날마다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회개하지 않는 자의 운명
"사람이 부정하고도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면 여호와의 성소를 더럽힘이니 그러므로 회중 가운데서 끊어질 것이니라 그는 정결하게 하는 물로 뿌림을 받지 아니하였은즉 부정하니라" (민 19:20)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경고하십니다. 자기를 정결하게 하지 않으면 회중 가운데서 끊어질 것이라고 말입니다. 주목할 점은, 죄를 지은 자가 아니라 회개하지 않는 자가 회중에서 끊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는 더 이상 소망이 없다는 엄중한 선언입니다.
인간은 본래 연약하며 죄악된 본성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우리의 타락한 본성도 이미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죄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크고 작은 죄를 범하게 되고,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에도 여러 죄에 넘어지고 쓰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그 이후에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회개해야만 하나님의 회중에서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회개는 일생에 단 한 번 하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날마다 자신을 돌아보며 실천해야 하는 영적 호흡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자기반성과 성경이 가르치는 회개의 결정적 차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되느냐의 여부입니다. 자기반성은 사회적 법규와 도덕, 윤리, 그리고 개인의 양심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반면 회개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말씀의 거울은 그 어떤 것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우리의 참모습을 비추어 줍니다. 말씀의 거울 앞에 서면 우리 죄악의 모든 것이 낱낱이 드러나고, 감추어진 더러움과 잊혀진 과거의 추악한 죄까지도 모두 밝히 드러나게 됩니다. 날마다 말씀으로 자신을 비추어 보고 진실한 회개로 돌이켜,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그분이 원하시는 자리에 굳건히 서는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의 출애굽 여정 중에 마실 물과 먹을 양식 때문에 하나님을 자주 원망했습니다. 물이 없다고 불평했고, 양식이 부족하다고, 고기가 없다고 원망의 소리를 높였습니다. 육체를 위해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끊임없이 염려하고 원망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영혼을 위해서는 하나님께 간구하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주셔도 무시했고, 말씀에 비추어 자신을 정결하게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광야와 같은 이 세상을 걸어가는 믿음의 순례자들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현실적인 고민이 되고, 생계가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육체와 영혼으로 창조하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영혼의 양식과 영혼의 정결함, 이 두 가지를 늘 마음에 새기고 영과 육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며 오늘도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영혼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날마다 섭취해야 합니다 육신을 위해 매일 음식을 먹듯이, 영혼을 위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으로 영적 생명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영적 통찰력을 갖추고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매일의 회개로 영혼을 정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몸을 날마다 씻어 청결을 유지하듯이, 영혼도 매일 회개로 정결하게 해야 합니다. 말씀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진실한 회개로 돌이킬 때, 하나님의 회중에서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기억하며 겸손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어떤 노력으로도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으나,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정결함을 입었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를 늘 기억하며 날마다 겸손과 감사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말씀과 회개로 영혼을 새롭게 하시고, 영과 육의 조화로운 균형 속에서 믿음의 순례길을 담대히 걸어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