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1장

성경
민수기

바라보면 살리라

민수기 21장

인간의 의지와 선택

"평안감사도 제가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기회가 주어져도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주변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옷, 명예로운 자리를 준비하여 그 사람 앞에 놓는다 할지라도, 최종적인 결정은 오직 그 사람 자신이 내려야 하며 타인이 강요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러한 경험을 수없이 합니다. 그렇다면 영혼의 구원은 과연 어떠할까요? 구원의 계획과 시작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주도하십니다. 구원의 방법 또한 하나님께서 정하십니다. 그러나 그 구원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적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에서 범죄하여 쫓겨나게 된 아담과 하와를 위해 가죽옷을 손수 지어 입혀주셨습니다. 그들이 무화과나무 잎으로 만든 치마는 자꾸 마르고 말려 올라가 수치가 드러났기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짐승을 잡아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주셨습니다. 만약 아담과 하와가 강퍅한 마음으로 "우리는 쫓겨나는 처지에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가죽옷을 입지 않겠습니다"라고 고집했다면, 하나님께서 그 옷을 억지로 입히실 수 있었을까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은혜를 겸손히 받아들였기에 그들의 수치가 가려졌고, 그 옷을 입고서 에덴을 떠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구원의 길

레위기 율법서에는 죄를 사함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한 후 하나님 앞에 번제물, 화목제물, 속죄제물, 속건제물을 가져와 드리는 여러 예배 방식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일 년에 단 한 번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속죄소 앞에서 온 이스라엘의 죄를 사하는 의식과, 아사셀 염소를 광야로 내보내는 속죄 예식도 친히 명령하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도하시고 계획하시며 완성하신 죄 사함과 구원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방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권능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후 사흘 만에 부활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인류를 위해 영원 전부터 예비하신 구원 계획을 그대로 성취하신 역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의 방법까지 완벽하게 준비하시고 세상에 제시하셨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끝까지 그것을 거부한다면 무엇을 더 하실 수 있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살펴볼 본문 말씀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완악함과 하나님의 무한하신 긍휼, 그리고 우리에게 맡겨진 복음 전도의 사명을 동시에 보여주는 귀한 교훈입니다.

변하지 않는 원망의 마음

"백성이 호르산에서 출발하여 홍해 길을 따라 에돔 땅을 우회하려 하였다가 길로 말미암아 백성의 마음이 상하니라" (민 21:4)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 때문에 마음이 상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는 광야 40년 여정의 마지막 해였습니다. 지금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2세대였는데, 이전 1세대들 역시 길 문제로 하나님께 원망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40년 동안 광야를 떠돌게 된 근본 원인은 그들 자신의 죄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해만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길 때문에 불평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걸어가야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완악한 성품을 조금도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들의 완악함 때문에 마음 아파하실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참으시는 가운데 이스라엘과의 긴장된 관계가 계속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백성이 하나님과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되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는가 이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혐오하노라" (민 21:5)

40년 동안 계속되어온 불평과 불만, 원망의 내용이 털끝만큼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음식 문제로 불평했습니다. 20장에서는 물 부족으로 원망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를 통해 반석에서 물을 솟게 하여 그들의 갈증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음식을 문제 삼으며 하나님과 모세를 동시에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심판 중에 베푸신 구원의 길

"여호와께서 불뱀들을 백성 중에 보내어 백성을 물게 하시므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죽은 자가 많은지라" (민 21:6)

하나님께서 광야에 불뱀들을 풀어놓으셨습니다. 불뱀들이 백성들을 물었고 그 독이 온몸에 퍼져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갔습니다. 백성들이 당황하여 두려워하자 모세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구원의 방법을 알려달라고, 이 백성들을 용서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한 가지 특별한 방법, 매우 중요한 구원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민 21:8)

하나님께서는 불뱀의 형상을 놋으로 만들어 장대 위에 높이 매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자는 누구든지 살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매 뱀에게 물린 자가 놋뱀을 쳐다본 즉 모두 살더라" (민 21:9)

놋뱀을 바라본 사람은 모두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바라보지 않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죽어갔을 것입니다.

세 가지 관점에서 얻는 영적 교훈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세 가지 중요한 관점에서 깊은 영적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는 무한한 긍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을 향한 구원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지 않으셨을까요? 40년 동안 대를 이어가며 동일한 원망과 불평을 계속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시며, 이제는 그만 포기하고 싶지 않으셨을까요? 그 끊임없는 불평 소리와 원망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으실 법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출애굽의 구원 여정을 끝까지 완성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끝까지 긍휼히 여기시며 구원의 문을 열어두고 계신 자비로우신 아버지이십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구원의 문을 결코 닫지 않으신다는 확신을 줍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돌아오기만 하면, 하나님의 구원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심판의 그날까지도 하나님께서는 "조금 더, 조금만 더" 하시며 당신의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인내로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심판의 하나님, 무서운 하나님이 아니라 긍휼과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 사랑이 한없이 깊으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둘째, 백성들의 관점에서 보는 믿음의 중요성입니다. 놋뱀을 바라본 사람은 모두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완고한 마음으로 "나는 절대로 그것을 바라보지 않겠다"고 고집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들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구원의 길을 제시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다 보면,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도 완강하게 거부하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절대로 믿지 않겠다. 절대로 내 입으로는 고백하지 않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열어두신 구원의 길에 대한 인간의 응답과 수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놋뱀을 바라본 자는 살았지만, 바라보지 않은 자는 그렇게 죄 가운데서 죽어가며 영원한 멸망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모세의 관점에서 보는 전도의 사명입니다. 모세는 장대를 높이 들고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는 한, 모세도 끝까지 그 장대를 붙들고 있어야 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혹은 장대를 바라보지 않아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모세가 중도에 포기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구원받은 사람들은 "내가 바라보니 살아났더라"는 감격적인 체험을 통해, 아직까지 믿지 않고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당신도 제발 한 번만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라고 간곡히 권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맡겨진 전도의 사명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으며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 오늘 우리 각자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구원의 문을 닫지 않으십니다. 40년 동안 지속된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구원의 길을 열어두셨습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인내로 기다리고 계십니다.

둘째,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우리의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놋뱀을 바라본 자는 살았지만 바라보지 않은 자는 죽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구원의 길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겸손히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셋째, 우리에게는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놋뱀을 바라본 즉 생명을 얻은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음으로 바라보고 영원한 생명을 얻은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아직까지 믿지 않는 이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는데 우리가 어찌 먼저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모세가 비록 팔이 아프고 힘이 들어도 장대를 끝까지 붙들고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가족과 친구들, 동포와 열방을 향해 기도와 복음 전파의 수고를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이 귀한 말씀을 마음에 새기시고,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맡겨주신 복음 전도의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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