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1장

성경
민수기

끝까지 믿음을 지키라

민수기 31장

끝까지 들어봐야 아는 것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봐야 정확히 안다고 말합니다. 이는 언어 구조상 동사가 가장 마지막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어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의도를 파악하려면 문장의 끝까지 들어야 비로소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언어적 습관은 그 언어의 고유한 형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믿음생활과 신앙여정 역시 중간 과정만으로는 그 사람의 신앙이 어떠한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지켜봐야, 그의 생명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어떻게 하나님을 섬기며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지 살펴봐야 비로소 그의 참된 믿음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처음에는 열심히 믿다가 중간에 하나님을 떠나 끝까지 돌아오지 않는 이들도 있고, 중도에 세상 길로 빠졌다가 다시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회개하며 돌아오는 인생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명이 다하는 그 마지막 날까지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는지 그렇지 않은지,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생 전체를 조망하시고 최종적으로 판단하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본문에 등장하는 발람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 끝까지 자신이 받은 하나님의 영과 그 귀한 믿음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 대표적인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디안 정벌 명령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하나님 곁으로 가기 전 최후의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의 원수를 미디안에게 갚으라 그 후에 네가 네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라" (민 31:1-2)

모세가 조상에게 돌아가기 전, 즉 모세가 이 땅에서 생명을 마감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최종 명령을 주셨는데, 이스라엘 자손의 원수를 미디안에게 갚으라고 엄중히 명하셨습니다. 미디안이 세운 나라가 바로 모압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모압을 모세를 통해 다시 한번 철저히 심판하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모압왕 발락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대군을 이끌고 진군해오는 것을 목격하고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서 당시 명성이 자자했던 점술자 발람을 거액을 지불하고 고용했습니다. 발람에게 막대한 보상을 약속하며 이스라엘을 저주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발람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는 시도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모압왕 발락은 이 실패로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극도로 집요하고 끈질긴 인물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미인계를 교묘하게 동원했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을 보내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체계적으로 유혹하게 했습니다. 이스라엘 남자들을 음행의 늪에 빠뜨렸습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우상숭배의 죄악에까지 이르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극심하게 진노하셨고, 결국 무서운 전염병을 보내셔서 2만 4천 명이 죽음을 당한 후에야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분노가 가라앉았습니다. 이 모든 끔찍한 일을 배후에서 지도하고 조종한 모압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심판하라고 엄중히 명하셨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철저히 따라 각 지파별로 천 명씩 정예 전사들을 선발하여 징집했습니다. 총 만 2천 명의 정예 군인을 거느리고 가서 모압을 단호히 심판했습니다.

"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미디안을 쳐서 남자를 다 죽였고 그 죽인 자 외에 미디안의 다섯 왕을 죽였으니 미디안의 왕들은 에위와 레겜과 수르와 후르와 레바이며 또 브올의 아들 발람을 칼로 죽였더라" (민 31:7-8)

미디안의 왕들을 모두 처단했고 그 전사한 왕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브올의 아들 발람이 그 죽음을 당한 자들 가운데 명시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그리고 브올의 아들 발람을 처형한 사실을 성경이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발람은 왜 죽어야 했는가

발람은 도대체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사실 우리가 기억하는 발람은 하나님께서 그와 동행하셨던 특별한 인물이 아닙니까? 그가 거액을 받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기 위해 나섰으나,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그와 함께 하셔서 그의 입을 완전히 봉하셨습니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저주 대신 축복의 말씀이 쏟아져 나와야 했고,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그를 완전히 사로잡자 그는 결국 하나님의 영과 동행하면서 점술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물질만을 탐하던 그의 탐욕스러운 눈이 사람의 영혼을 바라보게 되었고, 자기 스스로도 감격스러운 신앙 고백을 하기를 "눈 감았던 자가 이제는 눈 뜬 자가 되었도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영적으로 눈 뜬 자가 되어 발락을 떠나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거기까지만 보면 발람은 정말 완전한 믿음의 사람으로 거듭났구나, 그가 물질을 탐하고 돈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백성을 저주하기 위해 나섰고 한때는 나귀에게까지 책망받는 부끄러운 사람이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구나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브올의 아들 발람을 칼로 처단하라고 엄중히 명하셨고, 결국 그는 그처럼 비참하고 처절하게 이 세상을 떠나야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극적인 결말을 가져온 것일까요?

"보라 이들이 발람의 꾀를 따라 이스라엘 자손을 브올의 사건에서 여호와 앞에 범죄하게 하여 여호와의 회중 가운데서 염병이 일어나게 하였느니라" (민 31:16)

"발람의 꾀를 따라"라는 이 결정적인 구절에 모든 비밀의 열쇠가 숨어 있습니다.

모압왕 발락은 극도로 집요하고 끈질긴 인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발람의 입에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두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발람에게 하나님의 백성을 저주해달라고 간청할 정도로 포기를 모르는 집요함을 보였습니다. 결국 발람은 발락의 지속적인 회유와 포섭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백성들을 직접적으로 저주하는 일에는 실패했지만, 결국 발락에게 포섭된 이후 치밀한 미인계를 사용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영적으로 타락시키라는 악한 계략을 고안해 그에게 제공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배신과 악행을 극도로 분노하며 보셨습니다.

한때는 하나님의 영이 그와 함께했고, 한때는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이 그의 입에 머물렀으며, 한때는 눈 감았던 자가 영적으로 눈 뜬 자로 변화되었는데, 결국은 발락의 교묘한 포섭에 굴복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을 영적으로 넘어뜨리는 사악한 계략을 모압왕 발락에게 제공한 발람을 하나님께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칭의 이후 성화의 삶

믿음이 뜨겁게 충만할 때, 성령이 강력하게 임할 때, 하나님의 영이 나를 완전히 사로잡아 이 세상의 어떤 죄악과 유혹도 능히 이겨낼 것 같을 때, 그때는 우리에게 겁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바로 그 이후에 시작됩니다. 항상 우리에게는 칭의의 은혜 이후에 성화의 치열한 삶이 지속적으로 따라오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영이 강력하게 함께할 때는 뜨거운 성령의 역사로 인해 항상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기뻐하며, 우리가 성령의 능력으로 이 악한 세상을 능히 이겨낼 것 같지만, 그 다음에 일상적인 성화의 삶을 살아갈 때는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의 영과 긴밀하게 동행하며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악한 세상의 끊임없는 유혹을 이겨내고 살아가야 합니다. 발람은 바로 그 이후의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삶에서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본래 돈을 탐하고 물질을 추구하던 탐욕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영적으로 눈 뜬 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그 이후 지속되어야 할 성화의 치열한 삶은 온전히 그 자신의 책임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요하고 끈질기게 그를 회유하고 설득하려는 모압왕 발락의 지속적인 유혹에 그는 결국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의 믿음의 삶은 과연 어떠합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때로는 성령으로 충만한 뜨거운 믿음도 허락하시고, 동시에 우리 스스로 이 악하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나가고 이겨내며 견딜 수 있도록 성화의 치열한 삶을 살게 하시려고 때로는 우리를 홀로 두시기도 하는 지혜로우신 분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하나님의 놀라운 열 가지 재앙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때는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내고 견딜 것 같았습니다. 홍해를 갈라 길을 내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목격할 때 이미 그들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안전히 정착한 것 같은 착각과 확신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길고 험난한 40년 광야 생활은 그들이 자기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광야를 걸어가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치열한 여정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 긴 여정 가운데는 예상치 못한 시험도 있고 극복하기 어려운 힘든 일도 있으며, 때로는 쓰러지고 넘어질 때도 있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절망적인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견디고 또 견디며 끝까지 이겨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성령으로 거룩한 기름을 부어주시고 "너는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엄숙하게 선언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를 온전한 왕으로 연단시켜가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거나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십수 년을 광야에서 유랑하며 온갖 시련을 견디게 하시고, 이 모든 것을 신실하게 견딜 때 비로소 진정한 왕의 그릇이 되게 하셨습니다.

발람은 바로 이 견디고 이겨내는 일에서 치명적으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 믿음의 최종적인 결과를 보시고 그를 엄중하게 심판하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하고 실제적인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신앙생활은 반드시 끝까지 가봐야 그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끝까지 들어봐야 정확히 이해하는 것처럼, 우리의 믿음도 생명이 다하는 그 마지막 날까지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며 살아가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참된 믿음의 실체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중간 과정의 성취나 일시적인 은혜 체험만으로 안주하고 만족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둘째, 칭의의 은혜 이후 일상에서 지속되는 성화의 삶이 더욱 중요하고 결정적입니다. 성령이 뜨겁게 충만할 때는 모든 것을 능히 이겨낼 것 같지만, 그 이후 평범한 일상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꾸준한 기도로 악한 세상의 끊임없는 유혹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지속적인 성화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영적 시험대입니다. 발람처럼 은혜로운 체험 이후 다시 옛 탐욕의 습관으로 돌아가서는 결코 안 됩니다.

셋째, 끝까지 견디고 이겨내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광야와 같은 험난한 세상에서 온종일을 견디고 살아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악한 사람들도 있고 우리를 영적으로 넘어뜨리려는 교묘하고 다양한 유혹들도 끊임없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하나님께 온전히 인정받는 신실하고 훌륭한 믿음을 가진 하나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이 거룩한 자리를 떠나 현실의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온종일 광야와 같은 험난한 세상에서 하루를 견디고 살아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야와 같은 이 세상을 신실하게 견디고 지혜롭게 이겨내어, 끝까지 하나님께 온전히 인정받는 신실하고 견고한 믿음을 가진 하나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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