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3장

성경
민수기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설계하다

민수기 33장

명절에 나누는 과거 이야기

우리나라에는 설 명절과 추석 명절이 있습니다. 민족 고유의 명절이 되면 멀리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대화하고 그간에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사랑과 정을 표현합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길이 막힌다 하더라도 명절 연휴에는 함께 모여 교제하고 지난날의 삶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어른들이 모여서 주로 나누는 대화 내용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거 어린 시절에 같은 부모 밑에서 살면서 고생했던 이야기, 힘들었던 이야기, 재미있고 즐거웠던 이야기들, 삶의 여정들을 함께 나눕니다. 집안 어른들과 함께 모이면 과거 전쟁 때 고생했던 이야기, 피난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등으로 꽃을 피웁니다.

그 과정을 통해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가난했고 몹시 힘들었으며 먹고살 걱정 때문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한 감사와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오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했던 40년의 여정을 모세와 함께 나누고 계십니다.

요단강 동편에서 돌아본 40년 여정

"모세와 아론의 인도로 대오를 갖추어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 자손들의 노정은 이러하니라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대로 그 노정을 따라 그들이 행진한 것을 기록하였으니 그들이 행진한 대로의 노정은 이러하니라" (민 33:1-2)

지금 모세와 대화하는 장소는 요단강 동편입니다. 바로 눈을 들어 요단강 너머를 바라보면 약속의 땅 가나안이 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함께 이집트에서 출애굽하여 이곳 요단 동편까지 오는 40년의 여정을 돌아보게 하시고, 그 여정에서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시며, 미래를 바라보고 꿈꾸게 해주십니다.

"그들이 첫째 달 열다섯째 날에 라암셋을 떠났으니 곧 유월절 다음날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모든 사람의 목전에서 큰 권능으로 나왔으니" (민 33:3)

하나님의 은혜와 큰 권능은 출애굽 당시부터 나타났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430년 동안 살았고, 그 기간 중 상당 기간을 노예로 살았습니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왕이 나타나 이스라엘 백성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들을 각종 부역에 동원하고, 갓 태어난 남자아이들을 나일강에 던져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렇게 고통받고 어려웠던 시절을 하나님께서 큰 권능으로 구원해 주셨습니다. 특히 출애굽 과정에서 일어난 10가지 재앙 중에서도 마지막 열 번째 재앙은 하나님의 크신 권능의 결정판이었습니다.

"하히롯 앞을 떠나 광야를 바라보고 바다 가운데를 지나 에담 광야로 사흘 길을 가서 마라에 진을 치고" (민 33:8)

출애굽하여 홍해를 건넜을 때 백성들은 크신 권능으로 건너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그때부터 고난의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광야를 사흘 동안 걸어갔으나 마실 물을 얻지 못했습니다. 백성들은 지쳐가며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마라에 이르렀지만 쓴 물밖에 없었습니다. 기도하는 모세의 음성을 들으시고 하나님께서는 한 나무를 가리켜 주셨습니다. 그 나무를 넣자 마라의 쓴 물이 달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습니다.

"신 광야를 떠나 기브롯 핫다아와에 진을 치고" (민 33:16)

기브롯 핫다아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뼈저리게 기억해야 할 곳입니다. '탐욕의 무덤'이라는 의미의 장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먹는 것 때문에 하나님을 자주 원망했습니다. 특히 고기를 먹고 싶다며 과거 이집트의 고기 가마 곁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마늘과 부추도 먹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이집트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여시고 메추라기를 내려주셔서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원망이 지나쳤던 자들, 이집트로 돌아가기를 원했던 자들을 하나님께서 심판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십 년째 오월 초하루에 제사장 아론이 여호와의 명령으로 호르 산에 올라가 거기서 죽었으니 아론이 호르 산에서 죽던 때의 나이는 백이십삼 세였더라" (민 33:38-39)

아론은 모세의 형이자 혈육입니다. 모세가 "나는 입이 둔한 자입니다"라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아론을 붙여주시고 함께 바로에게 가라고 말씀하신 이후로, 40년 동안 광야길을 함께 동행했던 모세의 동역자였습니다. 그런데 광야에서 아론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광야길에는 이렇게 사랑하는 자와의 이별의 아픔도 있습니다. 아바림산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시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는 여기서 하나님 앞에 기도 응답의 좌절을 경험합니다.

과거가 미래의 교훈이 되다

"여리고 맞은편 요단강 가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그 땅의 원주민을 너희 앞에서 다 몰아내고 그 새긴 석상과 부어 만든 우상을 다 깨뜨리며 산당을 다 헐고 그 땅을 점령하여 거기 거주하라 내가 그 땅을 너희 소유로 너희에게 주었음이라" (민 33:50-53)

이렇게 40년의 여정은 지나간 과거였습니다. 하나님의 큰 권능으로 구원을 경험했던 적도 있고, 마라의 쓴 물이 단물로 바뀌는 큰 기쁨과 은혜를 경험한 적도 있으며, 또한 인생의 뼈저린 고통인 탐욕의 무덤을 경험한 적도 있고, 이별의 아픔과 기도 응답의 좌절을 경험한 과거 40년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신앙은 과거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 과거의 경험이 미래를 위한 소중한 교훈이 됩니다.

과거 4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제 출애굽 2세대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는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하십니다. 큰 권능으로 구원받은 그 은혜를 기억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기억하며, 탐욕의 무덤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자가 언제든지 세상을 떠날 수 있음을 기억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타협하지 말고 그 땅의 악한 자들을 몰아내며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을 위해 그 옛날부터 이미 계획하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시고, 하나님의 크신 권능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죄악된 세상에서 건져주셨습니다. 돌아보면 구원은 내가 이룬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루신 크신 권능이었습니다. 우리 인생이 광야길 같다 하더라도 주님의 말씀대로 행하고 따라가면 우리 인생의 쓴 물이 단물로 바뀌게 되고,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하나님의 교훈을 발견해야 합니다. 우리 인생의 과거를 큰 사건들을 기점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 사건들의 마디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단순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그 사건 이면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고 싶은 교훈이 있습니다.

둘째, 과거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합니다. 모세와 하나님께서 지난 40년의 여정을 회고하신 이유는 출애굽 2세대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과거의 은혜와 실패를 경험으로 삼아 다시는 실패하지 않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셋째, 우리의 경험이 다음 세대에게 유산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부모 세대의 실패를 물려주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부모 세대의 믿음의 유산이 그들에게 성공을 안겨주는 귀한 유산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가 있으면 미래가 있고, 미래는 과거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하나님과 함께했던 과거의 시간들을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미래의 꿈을 잘 설계하여 성공적인 믿음의 여정을 걸어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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