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 기일에 지키게 하라
민수기 9장
마음의 힘
모든 일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 없고, 마음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 성취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상황과 환경을 핑계 삼지만, 사실 못하는 것은 마음이 온전히 담겨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섬기는 일,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일, 직장인이 어려운 과업이라도 최선을 다해 돌파하는 일, 이 모든 것은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나님의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에서조차 유월절을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광야에서는 하루하루 걸어가는 것, 살아가는 것 자체가 극도로 버거운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상황에서도 유월절을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율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그 험난한 광야 여정에서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유월절을 마음을 다해 성실히 지켜냅니다.
광야의 어려움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에서 출발하여 모압평지까지 가는 긴 여정을 매일같이 성실하게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들은 진을 치고 머물 때나 행진할 때나 언제나 하나님의 성막을 중심에 두고 성막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정착해야 했습니다. 정착하여 진치고 있을 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성막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각각 세 지파씩 진을 치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그러나 행진하며 이동할 때가 진짜 문제였습니다. 레위 자손들이 성막을 어깨에 메고 걸어가는 보폭에 맞춰 모든 백성이 함께 걸어가야 했습니다. 빨리 가고 싶어도 빨리 갈 수 없고, 쉬고 싶어도 마음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체력이 남아서 힘차게 걷고 싶은데 성막을 멘 레위 자손이 천천히 걸으면 그들도 거기에 보조를 맞춰야 했고, 몸이 좋지 않아 쉬어가고 싶은데 성막을 멘 레위 자손이 발걸음을 재촉하면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억지로라도 따라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매일매일 걷는 것 자체가 극도로 버겁고 힘겨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에 두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우리의 광야 생활이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보조를 맞추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말씀에 신경을 쓰고 하나님의 말씀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가며 말씀과 함께 걷고 말씀과 함께 멈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걷는 것조차 힘든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런 상황에서조차 유월절을 지키라고 명령하십니다.
유월절 준수
"이스라엘 자손에게 유월절을 그 정한 기일에 지키게 하라 그 정한 기일 곧 이 달 열넷째 날 해질 때에 너희는 그것을 지키되 그 모든 율례와 그 모든 규례대로 지킬지니라" (민 9:2-3)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에서조차 유월절을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준 날입니다. 그들은 430년 동안 이집트에서 바로를 섬기던 노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모세를 보내시어 이스라엘을 구원해주셨습니다. 앞선 아홉 가지 재앙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던 바로가 열 번째 재앙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장자의 죽음을 예고하시고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흘려듣고 무시했던 바로부터 이집트의 고관들과 백성들은 그날 밤 죽음의 사자에 의해 장자가 모두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이스라엘 백성들과 일부 이집트 사람들의 집은 죽음의 사자가 건너뛰어 갔습니다. 구원의 날이었습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그날을 통해 이스라엘은 430년간의 죄의 사슬과 노예의 사슬을 끊고 이집트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길을 걷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날을 기념하고 기억하여 거룩하게 구원의 감격을 다시 한번 되새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하루하루 걷기조차 힘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월절 규례를 지키라고까지 명령하셨을까요? 유월절을 지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양을 잡아야 하고 쓴 나물을 준비해야 하며, 광야에서 갖춰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명령하신 이유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광야의 단조로운 삶이 그들에게 불평을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너희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걸음 하나하나가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걸음인지를 기억하고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너희는 죄의 사슬에서 해방되었고 구원받은 백성이며, 하나님께서 너희를 구원하신 것이 분명하고 확실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도록 하기 위해 광야에서조차 유월절을 지키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구원의 감격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되고 힘들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망각하며 살아갑니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버겁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닥치는 대로 살아가며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죄도 짓고, 피곤하면 누워서 자고, 배가 고프면 다른 사람의 것까지 탐내며, 그렇게 아웅다웅 살면서 구원의 감격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믿지 않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오늘 광야길을 걷는 우리에게도 항상 너희가 어떤 죄에서 구원받았는지를 기억하고 깨달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구원받은 사실을 기억한다면,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내게 숨이 붙어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것입니다.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셨으니, 오늘 하루도 의미 있게 살아야 하고 오늘 하루도 복음을 전파하며 살아야 하며 하나님 앞에서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믿음과 힘이 생길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반복되는 광야의 일상이 지겹고 힘들며 불편과 원망이 나올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유월절 그날의 감격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런 의도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말씀 그대로 유월절을 순종하여 지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유월절을 지키라 함에 그들이 첫째 달 열넷째 날 해질 때에 시내 광야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되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을 다 따라 행하였더라" (민 9:4-5)
유월절은 원래 첫째 달, 그들의 종교력으로 첫째 달 열넷째 날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걷고 있던 광야길에서 잠시 진을 치고 걸음을 멈추고, 불편하고 번거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월절 규례를 성실하게 준수했습니다.
마음의 문제
그런데 부득이하게 유월절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부모나 가족의 장례를 치르거나, 혹은 뜻하지 않게 곁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시체를 만진 사람은 부정하게 되어 진 밖에 잠시 격리되어야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유월절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모세에게 나와서 자신들도 유월절을 지키고 싶다며, 유월절 행사에 동참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때에 사람의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하게 되어서 유월절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그날에 모세와 아론 앞에 이르러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사람의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하게 되었거니와 우리를 금지하여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정한 기일에 여호와께 헌물을 드리지 못하게 하심은 어찌함이니까" (민 9:6-7)
사실 우리라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걷느라 힘들고 행진하느라 피곤했는데, 이렇게 쉬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진 밖에서 일주일 정도 편안히 쉬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들은 "우리도 유월절을 지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원해서 시체를 만진 것이 아닙니다. 가족의 장례를 치르느라, 주변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그를 돌보느라 그런 것인데, 그가 죽어버려서 시체를 부득이하게 만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진 밖에 격리되어 유월절을 지킬 수 없게 되었으니, 우리도 구제받을 수 없을까요?" 하며 모세와 아론에게 간청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여쭈었고, 하나님께서는 이들도 유월절을 지킬 수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나 너희 후손 중에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하게 되든지 먼 여행 중에 있다 할지라도 다 여호와 앞에 마땅히 유월절을 지키되 둘째 달 열넷째 날 해질 때에 그것을 지켜서 어린 양을 무교병과 쓴 나물을 아울러 먹을 것이요 아침까지 그것을 조금도 남겨두지 말며 그 뼈를 하나도 꺾지 말아서 유월절 모든 율례대로 지킬 것이니라" (민 9:10-12)
둘째 달 열넷째 날 저녁부터 유월절을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한 달의 유예 기간을 허락해주신 것입니다. 그들이 진 밖에 격리되어 정결 절차를 거쳐 돌아온 후에, 원래 유월절은 첫째 달 열넷째 날부터이지만 한 달 뒤에 예외적으로 유월절을 지킬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유연하게 허락해주셨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서는 날짜에 얽매이거나 율법 그 자체에 경직되어 계신 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마음을 다해 하나님의 백성들이 유월절을 지키고자 할 때, 하나님께서는 한 달의 유예 기간을 허락하시고 그들도 구원의 감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의 문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부득이하게 시체를 만진 자들이 "나도 구원의 감격에 동참하고 싶습니다"라며 하나님께 마음을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는 언제든지 동참하라고 그들에게 한 달이나 시간을 연장해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어떤 마음으로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대하고 있습니까? 지키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하나님께 드리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나도 구원의 감격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만 있다면,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시간이 지났다고 핑계할 이유도 없고, 할 수 없었다고 상황이나 환경을 핑계할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감찰하시는 분이십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구원의 감격을 잊지 말고 지속적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광야 같은 일상에서도 유월절을 지키라고 하신 것은 구원의 은혜를 계속 되새기며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함입니다.
둘째, 모든 일은 마음의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상황과 환경을 핑계 삼지 말고, 하나님을 섬기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진정한 마음을 아시고 배려해주십니다. 율법에 얽매이지 않으시고, 진심으로 하나님을 섬기고자 하는 자들에게는 유연하고 자비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 앞에서 온 마음을 다해 진실하게 살아가는 성숙한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