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1장

성경
신명기

하나님이 돌보시는 땅

신명기 11장

시대를 초월한 관심사

우리나라 정치를 좌우하는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입니다. 여당과 야당의 명운을 가르는 선거 결과, 대통령 지지율이 급등하기도 하고 하루아침에 급락하기도 하는 핵심 요인이 바로 부동산 정책입니다. 우리는 집값과 땅값 문제에 극도로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족입니다.

다주택 소유자들과 기득권층은 부동산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부동산 가격 하락에 전전긍긍합니다. 반면 서민층과 청년세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의 꿈이 좌절되어 깊은 절망에 빠지고, 이러한 현실을 방치하는 정부를 향해 격렬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처럼 부동산과 토지에 대한 관심과 갈등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천 년 전 구약 시대에도 이미 사람들에게는 핵심적인 관심사였고, 민감한 문제였으며, 예민한 이슈였습니다. 인간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이며, 우리가 거주하는 터전이 바로 그 땅이기 때문입니다.

두 땅의 현저한 대조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들이 요단강을 건너가서 정착할 가나안 땅의 특성을 상세히 설명해 주십니다. 특히 그들이 430년 동안 노예로 거주했던 이집트 땅과 앞으로 거주할 가나안 땅 사이의 근본적 차이점을 명확히 제시하셨습니다.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에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대기를 채소밭에 됨과 같이 하였거니와" (신 11:10)

하나님께서 이집트 땅을 한 마디로 압축하여 표현하신 것은 '발로 물댈 수 있는 땅'입니다. 이는 인간의 노력과 수고만 있다면 얼마든지 풍요로운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땅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집트는 나일강이라는 거대한 수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일강이 이집트 전 국토를 관통하며 흐르고, 강 양안에는 비옥한 농토가 펼쳐져 있어 사람들은 논밭에서 곡식을 재배하고 목초지에서 목축업을 영위하며 번영을 누렸습니다. 그 풍부한 수원에서 발로 물을 퍼 올리며 관개시설을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땅이었습니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이집트는 탁월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축복받은 땅입니다. 성실히 노력하고 부지런히 수고하기만 하면 풍족한 수확을 거둘 수 있고, 걱정 없이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궁핍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게으름 때문이지, 부지런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땅이 바로 이집트였습니다.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신 11:11)

그런데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이 정착할 가나안 땅은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나안은 험준한 산지와 깊은 골짜기가 교차하는 복잡한 지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높은 산들이 솟아 있어 필연적으로 깊은 골짜기들이 형성될 수밖에 없고, 메마른 광야 지대도 상당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그 땅에 돌이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나무가 무성하고 토양이 깊다면 천수(天水)를 저장했다가 농업에 활용할 수 있을 텐데,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땅에 떨어지자마자 순식간에 흡수되어 지하로 스며들어버리는 특성을 지닌 땅입니다. 물을 저장하고 싶어도 돌투성이 지반 때문에 저장할 방법이 없는 땅, 그곳이 바로 가나안입니다.

객관적으로 비교해보면 이집트와 가나안은 농업 조건에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인간의 수고만 있으면 풍부한 나일강 수자원을 활용하여 언제든지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이집트에 비해,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떨어지자마자 땅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가나안은 농업에 있어서는 최악의 조건을 지닌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선언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신 11:12)

그런데 바로 이 순간, 하나님께서는 결정적이고도 놀라운 선언을 하십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척박하고 메마른 그 가나안 땅이 바로 하나님께서 친히 돌보시는 땅이며, 하나님의 눈동자가 항상 그 위에 머무르는 거룩한 땅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업으로 주시는 그 땅은 단순히 거주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을 특별히 보살피시는 은혜의 터전이요, 하나님의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연초부터 연말까지 끊임없이 임하는 축복의 땅입니다.

이제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이 두 땅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없지만 인간의 노력과 수고만으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땅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자연 환경은 객관적으로 볼 때 척박하고 어려우나, 하나님의 눈길이 항상 머무르시며 친히 돌보시는 그 땅을 택할 것인가? 우리는 과연 믿음의 관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현재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과 일터는 마치 가나안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열심히 수고하여 물질을 조금 모은 것 같은데, 마치 메마른 땅이 비를 순식간에 흡수해버리는 것처럼 어느새 사라져 없어집니다. 늘 물질적 어려움으로 인해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의 직장과 일터는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면, 하나님 없이 세속적 기준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근무 환경보다 결코 나은 편이 아닙니다. 급여 수준도 높지 않고 근무 여건도 그리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종종 불평과 불만의 소리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 각자에게 깊은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그 땅이 바로 하나님이 친히 돌보시는 곳이며, 하나님의 눈이 연초부터 연말까지 항상 그 위에 머무르는 축복의 터전이니, 걱정하거나 염려하지 말고 너희의 일터에서, 너희의 가정에서, 너희 삶의 모든 자리에서 성실히 애쓰고 힘써 수고하라. 그러면 내가 친히 너희를 살피고 돌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되는 귀한 말씀입니까?

하나님께서 그 사랑의 눈으로 우리를 세심히 살피시고 보살펴 주고 계시니, 우리에게는 염려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앞날을 걱정하고 불안해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시는 한 그분의 능하신 손길이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보호하실 것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시며 바른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우리를 은혜로 인도하사 이 자리까지 이끌어 오셨지 않습니까? 늘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우리와 함께하시며, 하나님의 사랑의 눈길이 우리 위에 머물러 계심을 깊이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적절한 때의 은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신 11:13-14)

가나안 땅에서 농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려면 두 가지 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바로 이른 비와 늦은 비입니다. 파종철에 내리는 이른 비가 있어야만 씨앗을 뿌릴 수 있고, 수확철에 내리는 늦은 비가 있어야만 한 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두 비를 "적당한 때"에 내려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바로 이 "적당한 때"가 핵심입니다.

만약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적절한 시기에 내리지 않는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근으로 인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하나님을 간절히 갈망하게 됩니다. 하나님께 끊임없이 기도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하나님, 올해도 이른 비를 적절한 때에 내려주시고, 늦은 비를 정확한 시기에 허락해 주옵소서. 이것이 없으면 저희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사모하고 갈망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땅, 그곳이 바로 가나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이렇게 절묘한 영적 관계를 유지하시면서 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가셨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가나안의 상황이 얼마나 유사한지요! 하나님의 은혜가 이른 비와 늦은 비처럼 적절한 때에 임하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자녀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른 비와 늦은 비와 같은 물질적 공급을 해주지 않으시면, 우리에게 살 길을 열어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이른 비도 허락하시고 늦은 비도 허락하셔서 우리를 이 자리까지 인도해 오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믿음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기면, 비록 척박한 땅 같은 환경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눈길이 우리와 함께 머물러 계시고, 하나님의 은혜가 이른 비와 늦은 비처럼 적절한 때에 우리에게 임할 것을 확신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믿음의 관점으로 우리 삶의 터전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일터와 삶의 환경이 객관적으로는 척박하고 어려워 보일지라도, 그곳이 바로 하나님의 눈길이 함께하시며 친히 돌보시는 은혜의 터전임을 믿어야 합니다. 외적 조건보다 하나님의 임재가 더욱 중요함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적절한 때에 베풀어주시는 은혜를 신뢰해야 합니다. 이른 비와 늦은 비처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한 시간표에 따라, 당신의 지혜로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십니다. 우리의 조급함보다는 하나님의 때를 믿고 기다리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셋째, 항상 하나님을 갈망하며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나안 땅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우리의 실존적 현실을 겸손히 인정하고, 끊임없이 하나님을 사모하며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온종일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 가운데 거하는 복된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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