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7장

성경
신명기

왕을 세울 때

신명기 17장

맹목적 모방의 위험성

"남이 장에 가니 나도 거름 지고 나선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없으면서 남이 하는 일을 무작정 따라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친구의 장난감을 막무가내로 가지려 떼를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맹목적 모방을 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다른 사람이 명품을 소유했다고 해서 나도 반드시 그런 물건들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런 사람과 건전한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방 민족들의 행위를 의미 없이 모방하지 말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특히 왕을 세우는 문제에 있어서 이방인들과 하나님의 백성들이 지향해야 할 목적과 의미, 그리고 가치관이 명확히 달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이상적 정치체제

이 말씀은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한 것으로,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7족속을 정착하여 그 땅을 차지한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지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본래 이스라엘이 왕을 세우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가나안 땅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각 지파별로 제비뽑기를 통해 분배하고, 각 지파가 차지한 땅의 거점 도시마다 레위 지파 사람들을 분산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레위인들에게는 세 가지 핵심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첫째는 예배, 둘째는 재판, 셋째는 신앙 교육이었습니다. 이러한 체제가 확립되면 왕이 필요 없게 됩니다. 철저한 지방분권 체제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직접 통치하는 신정국가를 세우려 하신 것입니다.

레위인들의 지도하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예배를 드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말씀에 근거하여 재판하며, 철저히 말씀으로 신앙 교육을 실시하여 부모들이 자녀에게 말씀을 전수한다면, 인간 왕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에 대해 구상하신 최초의 이상적 정치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제외한 주변의 모든 나라들에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을 세우고자 하거든

하나님께서는 미래를 내다보시며 이렇게 예견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처음에는 하나님께서 제시하신 정치 체제로 살아가다가도, 시간이 흐른 후 주변국들의 왕제를 보면서 "우리도 왕을 세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이르러 그 땅을 차지하고 거주할 때에 만일 우리도 우리 주위의 모든 민족들 같이 우리 위에 왕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나거든" (신 17:14)

본래 왕을 세우는 것은 하나님의 본래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이 왕을 원하게 되면, 그때는 반드시 하나님의 방식대로 왕을 세워야 한다고 명령하셨습니다.

"반드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네 위에 왕으로 세울 것이며 네 위에 왕을 세우려면 네 형제 중에서 한 사람을 할 것이요 네 형제 아닌 타국인을 네 위에 세우지 말 것이며" (신 17:15)

하나님께서는 "반드시"라는 강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를 왕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방인들이 왕을 세우는 기준은 명확했습니다. 강력한 군사력, 뛰어난 무예, 병법에 대한 지식, 위기 상황에서 국가를 구해낼 수 있는 능력, 강력한 지도력과 왕권, 그리고 명문가 출신이라는 조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왕은 전혀 달랐습니다. 백성들이 원하는 인기 있는 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택하신 왕을 세우되 반드시 하나님께 묻고 그 응답에 따라 세우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왕의 자질

하나님께서는 다윗과 같은 왕을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감당하는 왕, 목자장 되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여쭙고 묻고 질문하는 왕, 양들인 백성들을 위해서는 자기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왕을 원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주변국의 왕들과 그 근본부터 달라야 했습니다. 주변국의 왕들은 자력으로 왕위에 오른 자들이었습니다. 자신의 무예를 자랑하고, 흩어진 민심을 모으며, 뛰어난 인기를 바탕으로 권력을 장악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왕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여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첫 번째 왕의 조건입니다.

첫째, 군사력에 의존하지 말 것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 하셨음이며" (신 17:16)

왕이 병거와 마병을 많이 보유하게 되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병거와 마병, 즉 강력한 군사력에 의존하게 되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왕된 자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첫 왕 사울은 어떠했습니까? 전쟁할 때마다 병거를 모으고 마병을 모았습니다. 주변국의 용병들을 돈으로 고용하여 모집했습니다. 전투에 능한 인재들을 수집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아말렉을 진멸하라고 명령하셨음에도, 사울은 자기 눈에 좋은 말들을 남겨두었습니다. 병가와 마병 확보에만 몰두했기 때문입니다.

사울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병마를 의지한 왕이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 버림받지 않았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왕이 철저히 하나님을 의지하기를 원하시며,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간자인 왕이 병가와 마병에 의존하지 말 것을 명령하신 것입니다.

둘째, 정욕과 재물에 빠지지 말 것

"그에게 아내를 많이 두어 그의 마음이 미혹되게 하지 말 것이며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 (신 17:17)

아내를 많이 두면 정욕에 미혹되어 하나님을 의지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은금을 많이 축적하면 창고에 쌓인 재물을 의지하게 되어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게 됩니다.

솔로몬의 경우를 보십시오. 후궁과 첩이 천 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솔로몬의 영적 타락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솔로몬은 초기에 하나님을 의지하며 "듣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던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천 명의 처첩을 두며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져 갔습니다.

반면 다윗은 은금을 사사로이 축적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들을 하나님의 창고에 바쳐 성전 건축을 준비했던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사랑하시고 아끼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셋째, 평생 말씀을 가까이할 것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평생의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 (신 17:18-19)

왕은 평생에 걸쳐 하나님의 말씀을 곁에 두고 가까이하며 읽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해야 한다고 명령하셨습니다.

일반적인 세속 군주들의 경우 왕의 말이 곧 법입니다. 성문법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왕의 개인적 의사가 법적 효력을 갖습니다. 분별력을 잃고 감정적으로 내뱉은 말일지라도 왕이 한 말이라는 이유로 백성들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불합리한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왕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곧 최고의 법입니다. 왕이 개인적 의사나 감정에 따라 자의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명령하셨습니다.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는 하나님의 백성

왕을 세우는 기준 자체가 이방 민족들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까? 오늘 우리가 이 말씀을 통해 깊이 새겨야 할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믿지 않는 자들과 반드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학교에서 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인 교사는 다른 차원의 교육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이기에 같은 상업 활동에 종사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이 운영하는 사업체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것과는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같은 부모의 역할을 감당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인 부모는 기도하고 말씀으로 자녀를 양육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믿음이 있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방식대로 산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가 왕을 세우려거든 이방의 왕들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왕을 세우라"고 명령하신 이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사람이므로 내가 가진 직업에서도, 내가 영위하는 가정생활에서도,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서도, 하나님의 백성다운 구별된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귀중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맹목적 모방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방 민족들의 행위를 의미 없이 추종하지 말고, 항상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남이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다운 영적 분별력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군사력이나 재물이나 권력에 의존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유한 능력이나 소유를 믿지 말고,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평생의 동반자로 삼아야 합니다. 왕도 평생에 걸쳐 하나님의 말씀을 곁에 두고 읽어야 했듯이, 우리도 평생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며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다운 구별된 삶을 살아가며, 직업과 가정생활과 언행에서 하나님의 백성다운 거룩한 의미를 구현하는 복된 인생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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