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하나님
신명기 2장
혈육의 정보다 깊은 사랑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피와 물을 비교해 보면 당연히 피가 농도가 더 진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사실을 왜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며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는 것일까요? 이는 혈육의 정이 얼마나 깊고 의미 있으며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인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먼 타국에 가 있으면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쁨이 솟아납니다. 낯선 땅에서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마치 형제를 만난 것 같은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고향과 비슷한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만나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더욱이 우리 자식이 부모의 속을 썩인다 하더라도 여전히 남보다 더 가까운 존재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며, 집을 떠나 오랫동안 연락이 두절되어 있다 하더라도 끝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바로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를, 한 번 하나님의 울타리에 들어온 하나님의 백성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놀라운 진리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에돔을 향한 하나님의 세심한 배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출애굽 여정 중에 만나게 될 특정 족속들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주셨습니다. 그들과 절대로 다투지도 말고 싸우지도 말라고 세 번이나 강조하여 명령하셨습니다.
"너는 또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세일에 거주하는 너희 동족 에서의 자손이 사는 지역으로 지날진대 그들이 너희를 두려워하리니 너희는 스스로 깊이 삼가고 그들과 다투지 말라 그들의 땅은 한 발자국도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세일산을 에서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신 2:4-5)
에서의 후손인 에돔족속이 거주하는 지역을 통과할 때는 그들과 일체의 분쟁을 피하라고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배려를 명령하셨습니다.
"너희는 돈으로 그들에게서 양식을 사서 먹고 돈으로 그들에게서 물을 사서 마시라" (신 2:6)
하나님께서 이토록 세심한 배려를 명령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에돔족속은 바로 에서를 조상으로 하는 민족이었습니다. 에서는 야곱의 쌍둥이 형으로, 본래 이삭의 맏아들로서 약속의 계승자요 축복의 계승자가 될 자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에서는 장자권을 경홀히 여겼습니다. 한 그릇 팥죽에 자신의 소중한 장자권을 팔아버리는 망령된 선택을 했습니다. 그 결과 장자권은 동생 야곱에게 넘어가고, 야곱이 하나님의 축복의 계승자가 되었습니다. 분노한 에서는 결국 스스로 아버지의 집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야곱의 장막에 머물며 현실을 겸손히 받아들였다면 얼마나 좋았을 것입니까. 그러나 에서는 자존심을 굽히지 못하고 스스로 하나님의 울타리를 벗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결코 에서의 후손들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에게 세일산을 기업으로 주셨고, 그 땅을 침범하지 말라고 엄중히 명령하셨으며, 심지어 필요한 양식과 물을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구입하라고까지 하셨습니다.
모압과 암몬을 향한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는 에돔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모압과 암몬족속에 대해서도 동일한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모압을 괴롭히지 말라 그와 싸우지도 말라 그 땅을 내가 네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롯 자손에게 아르를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신 2:9)
"암몬 족속에게 가까이 이르거든 그들을 괴롭히지 말고 그들과 다투지도 말라 암몬 족속의 땅은 내가 네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을 롯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신 2:19)
모압과 암몬의 땅 역시 이스라엘에게 기업으로 주어지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들과 다투지 말고 그 땅을 우회하여 지나가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런데 모압과 암몬의 기원을 살펴보면 더욱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들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에게서 시작된 민족들입니다. 롯은 믿음을 저버리고 죄악이 관영한 소돔 땅으로 이주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불과 유황으로 심판하실 때, 천사들이 간신히 롯의 가족을 구해내었습니다.
그러나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는 미련으로 인해 소금 기둥이 되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은 것은 롯과 그의 두 딸뿐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롯의 두 딸은 소돔 성의 음란하고 부패한 이방 문화에 깊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동침하여 후손을 얻으려 했습니다. 그 부도덕한 결합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들이 바로 모압과 암몬이었습니다.
이는 정말로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부도덕한 행위였습니다. 과연 이런 방식으로 태어난 민족들에게 하나님께서 어떤 관심이나 배려를 베푸실까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변함없는 아버지 사랑
하나님께서는 에서의 후손 에돔족속과 롯의 부도덕한 가운데서 태어난 모압과 암몬족속을 한때 하나님의 울타리에 함께 있었던 자들로 여전히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실제로 모압은 후에 발람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했습니다. 미인계를 동원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음행의 죄에 빠뜨렸고, 결국 그들을 우상숭배라는 치명적인 죄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한때 하나님의 백성이었고, 한때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있었던 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랜 세월 동안 인내하시며 그들을 기다리셨습니다. 언젠가는 그들이 돌아오기를, 언젠가는 그들이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다시 들어오기를 간절히 소망하시며 오매불망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이요,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신앙의 자세
이 놀라운 하나님의 마음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요?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면 우리 역시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한때 교회 공동체의 소중한 일원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의 울타리를 떠나 세상의 유혹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분들의 이름과 얼굴이 우리 마음에 떠오르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아직도 그들을 포기하지 않고 계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단편적인 소식만 듣고 성급하게 판단합니다. "이제 그들은 완전히 세상으로 갔구나, 이제 그들은 철저히 세상의 자녀가 되었구나." 사람들은 쉽게 포기할지언정,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 포기하지 말고 오늘도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세상의 유혹과 죄악 가운데 너무 오랫동안 빠져있지 않도록 말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맺어진 영적 가족인 우리가 한때 그 귀한 보혈의 은혜 안에서 함께 생활했던 그들을 어찌 쉽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교회학교에서 열심히 믿음생활을 했지만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어 교회의 울타리를 떠나버린 이들, 한때 내가 교회학교 교사로서 선생님으로서 정성껏 가르쳤지만 이제는 연락조차 닿지 않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언젠가 다시 하나님의 품 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위해 중보기도 해주시기를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한 번 하나님의 울타리에 들어온 자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자신의 발로 하나님을 떠난 에서의 후손 에돔족속과 부도덕한 가운데 태어난 롯의 후손 모압과 암몬족속까지도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배려하시고 기다리셨습니다. 비록 그들이 하나님을 등지고 떠났지만,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그들을 기억하시며 사랑하고 계셨습니다.
둘째, 우리 역시 하나님의 마음을 본받아 교회를 떠난 이들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성급하게 포기할지언정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도 그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인내로 기다려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맺어진 영적 가족의 끈을 어찌 쉽게 놓을 수 있겠습니까?
셋째,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의 회복을 위해 중보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그들이 다시 하나님의 울타리 안으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세상의 유혹에서 벗어나 다시 하나님의 품 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 귀한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깨달아서, 오늘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으로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