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장

성경
신명기

지도자의 무거운 책임

신명기 3장

권력과 책임의 딜레마

우리나라 대통령이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위한 여러 조건 중 하나는 측근 및 친인척 관리입니다. 권력형 비리가 발생하면 그 대통령은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어도 결코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누구나 아는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왜 권력형 비리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공직 이전의 인간관계가 권력을 얻은 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친척과 인척들, 그리고 오랫동안 도움을 주고받았던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관성을 가지고 지속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이전의 사사로운 인간관계를 절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당하게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공적 권력이 소수의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때, 그것이 바로 권력형 비리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의 이중적 기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어떠하실까요? 하나님께서는 한 개인을 신앙인으로 보실 때는 한없이 자비로우시고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이십니다. 그러나 동일한 사람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위치에 서게 될 때, 하나님께서는 전혀 다른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십니다.

이는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었거나 미워하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개인보다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대하실 때도 정확히 이러한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모세를 대하실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누구보다도 깊이 사랑하시고 아끼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 모세를 대하실 때는 가장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적용하셨습니다.

출애굽기 33장 11절에는 하나님께서 모세와 얼굴을 대면하여 말씀하셨다는 놀라운 기록이 있습니다. 구약의 여러 구절들을 살펴보면 죄 많은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본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여겨졌습니다. 죄로 물든 피조물이 어찌 완전히 거룩하시고 죄 없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직접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모세와만은 얼굴을 대면하여 친밀하게 교제하셨습니다.

민수기 12장 3절에는 더욱 놀라운 하나님의 증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였더라."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극진히 사랑하셨습니다. 그와 얼굴을 맞대고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시며, 그의 인격과 품성을 누구보다 잘 아셨고, 그의 온유함이 세상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친히 증언하실 정도로 모세를 아끼셨습니다.

그러나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모세를 대하실 때, 하나님께서는 놀라울 정도로 엄격하셨습니다.

모세의 간절한 호소와 하나님의 단호한 거절

"그때에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기를 주 여호와여 주께서 주의 크심과 주의 권능을 주의 종에게 나타내시기를 시작하셨사오니 천지간에 어떤 신이 능히 주께서 행하신 일 곧 주의 큰 능력으로 행하신 일같이 행할 수 있으리이까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편의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 하되" (신 3:23-25)

신명기는 모세의 진솔한 회고록입니다. 이는 그의 마지막 고별설교이기도 한데, 여기서 모세는 하나님께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간구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출애굽기나 민수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세의 내밀한 고백입니다.

모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었겠습니까?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 땅을 향해 달려왔는데, 이제 눈앞에 두고도 들어가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현실 앞에서 그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께 이토록 간절한 청원을 올렸습니다.

한 사람의 개인적인 신앙인으로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보신다면, 이는 충분히 들어주실 만한 합당한 기도 제목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하나님의 대답은 놀라울 정도로 단호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 때문에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내게 이르시되 그만하면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 너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고 네 눈으로 그 땅을 바라보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하리라" (신 3:26-27)

"그만하면 족하니 이 일로 다시는 내게 말하지 말라. 너는 요단을 건너지 못하리라." 어찌 이토록 단호하실 수 있을까요? 무엇이 하나님으로 하여금 이처럼 엄중한 선언을 하시게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는 민수기 20장에 기록된 사건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물 부족으로 인해 다시 한번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모세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40년 동안 출애굽 1세대에게 들었던 그 똑같은 원망을 이제 그들의 자녀인 2세대가 되풀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마음에는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반석 앞에 모으고,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게 하라." 그런데 분노에 사로잡힌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정확히 따르지 않았습니다. 반석에게 명령하는 대신, 자신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이나 내리쳤습니다.

물은 나왔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해 모세에게 진노하셨습니다. "네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너는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다"고 엄중히 선포하셨습니다.

순종을 통한 하나님의 거룩함 계시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는 유일한 방법은 공동체 지도자로서 하나님 앞에 완전히 순종하는 것입니다. 어떤 말씀이든지 온전히 순종할 때에만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이 백성들 앞에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지도자로서 하나님의 명령에 정확히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모세가 이토록 간절히 간구하고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만하면 족하니 이제는 다시 그 일을 내게 말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셨습니다.

이 놀라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중요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의 모세에게는 한없이 자비롭고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이셨지만, 공동체 지도자로서의 모세를 대하실 때는 엄격하고 타협할 수 없는 기준을 적용하셨다는 것입니다.

현대 지도자들에게 주는 교훈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어떤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요?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이루든,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 어떤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모세에게 적용하셨던 것과 동일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교회의 목회자가 되는 것, 중직자가 되는 것, 그리고 어떤 영혼들을 돌보는 리더가 되는 것은 결코 세상이 주는 단순한 명예직이 아닙니다. 이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그 직임이 무겁고, 때로는 하나님 앞에서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직분을 맡기실 때는 언제나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는 자로서 온전히 순종하며 살기를 기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직자가 되고 목회자가 되어서도 여전히 사사로운 개인적 이익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피곤해서", "나의 개인적인 일이 많아서", "내 사정이 이러해서"와 같은 개인적인 변명들을 내세웁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사정은 결코 공적인 사명을 앞설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모세의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분명합니다. 교회의 직분은 세상이 주는 명예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백성들 앞에서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는 자가 되고,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자가 되며, 말씀 앞에 겸손히 엎드려 순종하는 자가 될 것을 우리에게 간절히 요구하고 계십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개인과 지도자를 전혀 다른 기준으로 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의 모세에게는 한없이 자비롭고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이셨지만, 공동체 지도자로서의 모세에게는 타협할 수 없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셨습니다. 이는 개인보다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우선시하시는 하나님의 마음 때문입니다.

둘째, 교회의 직분은 세상의 명예직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교회의 목회자나 중직자가 되는 것은 단순한 사회적 명예나 지위가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고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해야 하는 거룩한 사명입니다. 그렇기에 그 직임이 무겁고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책임이 따르는 것입니다.

셋째, 개인적인 사정은 결코 공적인 사명을 앞설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직분을 받았다면, 개인적인 편의나 감정, 사정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는 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에 겸손히 순종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 소중한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시어, 우리가 받은 직분의 무게와 그 거룩한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항상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려 순종하는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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