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
신명기 7장
질서의 중요성
규모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앞뒤와 좌우를 면밀히 살펴서 먼저 해야 할 일을 반드시 선행하고 나중에 해야 할 일은 그 이후에 하는 지혜를 보입니다. 일의 순서가 뒤바뀌면 모든 일이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에게 자율성은 매우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자율적 학습이 좋다는 말만 믿고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라며 방임한다면 교실은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자율 이전에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책임감과 자유를 누릴 만한 자기 역량을 먼저 기르는 것입니다. 그러한 수준에 이르도록 곁에서 정성껏 가르치고 훈육하며 기초 학습을 충실히 지도한 후에 자율성을 부여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국가 안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평화, 안보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진정한 평화가 가능하겠습니까? 강력한 억제력도 없고 무기도 없으며 변변한 전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구호로만 외치는 평화는 공허할 뿐입니다. 진정한 평화를 말하려면 그 평화를 지키고 누릴 수 있는 강력한 자위 능력이 먼저 확보되어야 합니다. 올바른 순서가 먼저 서야 그 일의 가치가 정상적으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가나안 정착의 최우선 과제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반드시 먼저 해야 할 일, 가장 중요한 사명을 일러주십니다. 이것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나안 땅에서의 정착과 삶이 의미 없게 된다며, 하나님께서는 매우 엄중하게 모세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사 네가 가서 차지할 땅으로 들이시고 네 앞에서 여러 민족 헷족속과 기르가스족속과 아모리족속과 가나안족속과 브리스족속과 히위족속과 여부스족속 곧 너보다 많고 힘이 센 일곱 족속을 쫓아내실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겨 네게 치게 하시리니 그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신 7:1-2)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땅에 거주하는 일곱 족속을 진멸하라는 것입니다. 진멸하되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라고 하나님께서는 단호하게 명령하십니다.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신 7:3)
"오직 너희가 그들에게 행할 것은 이러하니 그들의 제단을 헐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조각한 우상들을 불사를 것이니라" (신 7:5)
하나님 명령의 이유
하나님께서 이처럼 엄중한 명령을 내리신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습니다. 하나님은 자비가 없으신 분인가, 불쌍히 여기지도 말라 하시며 무조건 진멸하라 하시고 그 땅 백성들을 모두 쫓아내라 하시니 왜 이토록 가혹한 명령을 내리시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명령하신 데에는 명확한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가나안 일곱 족속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입니다.
그 땅에 거주했던 가나안 일곱 족속들의 죄악을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심판하신 것입니다. 가나안 땅은 원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조상인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땅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너는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주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요셉이 이집트로 이주하여 총리가 되고, 요셉이 자기 형제들과 아버지를 모시고 이집트로 내려간 후, 그 땅은 가나안 일곱 족속들의 거주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나안 일곱 족속들은 그 거룩한 땅을 우상 숭배로 더럽혔습니다. 그들은 바알과 아세라를 섬겼으며, 자신들의 소원 성취를 위해 자녀들을 불에 태워 그들이 믿는 신에게 드리는 인신제사를 자행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우상숭배로 하나님의 자손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그 거룩한 땅을 짓밟아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땅에는 음란한 문화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적 순결에 대한 개념조차 없이 함부로 자신의 몸을 방임하며 죄악 가운데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상숭배와 음란으로 가득한 그 땅의 가나안 일곱 족속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하여 심판하고 계신 것입니다.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 보호를 위한 예방 조치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명령하신 두 번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 상태는 그 땅의 백성들과 함께 거주하면서 우상 숭배와 음란 문화를 이겨낼 만한 수준이 전혀 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출애굽 2세대로서 그러한 문화와 함께 어울려 살면서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 분별력이 매우 약한 상태였습니다.
먼저 이들을 쫓아내고 가나안 일곱 족속들의 우상숭배와 음란 문화를 완전히 척결한 후, 가나안 땅에서 믿음의 뿌리를 견고히 내린 다음에 다른 일들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애굽 2세대인 가나안 정복 세대의 영적 상태가 아직 어린아이 수준인데, 이들에게 무슨 분별력이 있겠습니까? 분별력이 부족한 자들에게 우상숭배와 음란 문화를 스스로 분별하라고 하는 것은 그들을 죽음의 함정으로 밀어 넣는 것과 다름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먼저 진멸하고 쫓아내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규례와 법도였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삶의 우선순위를 가르쳐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마 6:33)
우리에게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고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 분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이런 엄중한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일곱 족속을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우려대로, 모세의 걱정대로 그들은 우상 숭배와 음란한 문화에 순식간에 빠져들어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서 그들은 바알과 아세라를 섬겼고, 이방 문화에 중독되어 결국 오랜 시간 후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순서를 지키지 않은 값비싼 대가였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정하신 우선순위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 정착 이전에 반드시 선행해야 할 과제를 명확히 지시하셨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순서를 따라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을 올바르게 분별해야 합니다.
둘째, 영적 분별력이 부족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출애굽 2세대처럼 영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서는 죄악된 문화와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우리의 영적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합당한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복의 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결국 심판을 받았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참된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가장 먼저 명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기도하며 분별하고, 그 일부터 차근차근 순서대로 행하는 지혜로운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