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균열을 살피라
이사야 21장
성장과 몰락의 원리
입시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습관을 먼저 들이는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계획한 분량을 마치고, 정해진 시간에 잠드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습관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공부하는 능력이 몸에 배고, 성적 향상이 따라옵니다. 중요한 시험일수록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습니다. 서서히,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야 합니다.
어떤 실력이든 단번에 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지속적인 수고와 노력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것입니다. 본인은 답답할 수 있습니다. 단번에 도약하고 즉각적인 결과를 원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인내의 시간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인생이 무너지는 사람들, 실패하는 사람들이 단번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반드시 전조 증상이 있고, 문제의 징후가 나타나며, 작은 균열들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이 작은 균열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작은 실패와 조그만 문제를 가볍게 흘려보냅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조금씩 누적되고 반복되다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견디지 못하고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고 착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개인의 몰락도, 공동체의 붕괴도, 국가의 분열도 모두 같은 원리 속에서 일어납니다. 성장과 성숙, 분열과 멸망, 성공과 실패가 모두 동일한 법칙 안에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바벨론 제국의 몰락
오늘 본문은 대제국 바벨론의 멸망에 관한 예언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미 13장과 14장에서 바벨론의 멸망을 다루었는데, 21장에서 다시 한 번 언급합니다. 그만큼 바벨론은 거대하고 중요한 제국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사야가 활동했던 기원전 740년부터 681년 사이에는 바벨론이 아직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 나라가 일어날 것과 어떻게 망할 것인지를 이미 이사야에게 계시하셨습니다.
"해변 광야에 관한 경고라 적병이 광야에서 두려운 땅에서 네게브 회오리바람 같이 몰려왔도다" (이사야 21:1)
해변 광야는 바벨론을 가리킵니다. 바벨론은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을 끼고 발달한 나라입니다. 이 거대한 두 강이 고대인들에게는 마치 바다처럼 광활하게 보였기에 '해변 광야'라 불렀습니다. 갈릴리 호수를 바다라고 부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동맹의 배신
"혹독한 묵시가 내게 보였도다 속이는 자는 속이고 약탈하는 자는 약탈하도다 엘람이여 올라가고 메대여 에워싸라 그의 모든 탄식을 내가 그치게 하였노라 하시도다" (이사야 21:2)
바벨론 멸망의 핵심에는 엘람과 메대가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원래 바벨론의 동맹국이었습니다. 바벨론이 위대한 제국으로 성장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바로 그들이 결국 바벨론을 배반합니다. 동맹이 깨어지고, 엘람과 메대는 바벨론을 멸망시킨 후 그 땅을 차지하여 페르시아 제국의 기초를 놓게 됩니다.
바벨론이 망한 근본 원인은 동맹을 맺은 자들의 배신이었습니다. 이것은 동맹을 의지하고 사람을 의지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통해 유다 백성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하신 핵심 메시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만 의지하라. 하나님만 붙들고 가라."
앗시리아가 아무리 크고 강해 보여도, 아람과 북이스라엘의 동맹이 매력적으로 보여도, 구스 중심의 연합이 든든해 보여도, 그것들을 의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바벨론조차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다가 자기 동맹에 의해 무너질 것이니, 사람과 나라를 믿지 말라는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자만과 사치의 결과
"그들이 식탁을 베풀고 파수꾼을 세우고 먹고 마시도다 너희 고관들아 일어나 방패에 기름을 바를지어다" (이사야 21:5)
바벨론이 망한 또 다른 이유가 드러납니다. 고관들이 식탁을 베풀고 먹고 마시는 데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기 나라의 위대함을 과신했습니다. 자만에 빠져 사치와 향락을 즐겼습니다. "우리나라는 워낙 강대국이니 감히 이 나라를 무너뜨릴 자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들의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동맹국 엘람과 메대는 배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제국을 건설할 꿈을 꾸며 칼을 갈고 있었지만, 바벨론의 고관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사치와 향락에 빠져 교만하고 자만했습니다. 그것이 바벨론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세운 것은 얼마나 허술하고 허무한지 모릅니다. 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세워도 더 뛰어난 사람이 나타나면 그것을 넘어서게 되어 있습니다. 세계 신기록도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유물이 됩니다. 내가 이룬 것을 자랑하고 의지하는 것만큼 허무한 것은 없습니다. 인간은 그저 하나님의 손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입니다.
파수꾼의 외침
"파수꾼이 사자같이 부르짖기를 주여 내가 낮에 늘 망대에 서 있었고 밤이 새도록 파수하는 곳에 있었더니 보소서 마병대가 쌍쌍이 오나이다 하니 그가 대답하여 이르시되 함락되었도다 함락되었도다 바벨론이여 그들이 조각한 신상들이 다 부서져 땅에 떨어졌도다 하시도다" (이사야 21:8-9)
파수꾼을 세워놓은 것이 무슨 의미가 있었습니까? 내면의 균열을 살피지 않고, 영적 상태를 점검하지 않으면서, 파수꾼은 그저 외부의 적이 오는지만 보고할 뿐입니다. 결국 나라를 지키는 것은 파수꾼만이 아니라 고관들이 깨어 군대와 함께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벨론은 파수꾼만 세워놓고 자신들은 사치와 향락과 자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망했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 인생의 기초를 살펴야 합니다. 혹시 내가 서 있는 바닥에 균열이 가고 있지는 않은지, 작은 문제들이 누적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무엇을 통해 살필 수 있습니까? 믿음의 백성은 기도를 통해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며 내 인생의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 돌아보고 성찰하면 문제가 보일 것입니다. 그 문제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하나님, 제 인생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가정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해결할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십시오." 그때 하나님의 도우심이 임할 것입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분명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인간적 동맹보다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바벨론의 멸망은 동맹의 배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을 의지하고 세상의 힘을 의지하는 것의 허무함을 보여줍니다. 오직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지금도 다스리시는 하나님만을 붙잡아야 합니다.
둘째, 자만과 안일함은 멸망의 지름길입니다 바벨론의 고관들처럼 자신의 성취에 취해 사치와 향락에 빠지면, 다가오는 위기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셋째, 미세한 균열을 기도로 점검해야 합니다 성장도 몰락도 조금씩 일어납니다. 작은 균열이 큰 붕괴로 이어지기 전에, 기도를 통해 내 삶을 점검하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바벨론의 멸망을 거울삼아 우리 인생의 미세한 균열을 살피십시오.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앞에 엎드리고, 나를 돌아보며,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