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해야 할 일
이사야 22장
본질을 잃은 준비
운동을 시작하려면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등산을 하려면 등산화와 등산복, 등산 스틱을 준비해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테니스나 배드민턴, 탁구 같은 구기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신발과 라켓, 운동복 정도는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장비를 모두 갖추고도 정작 운동은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장비에는 욕심이 많아 열심히 모으고 준비하지만, 정작 해야 할 운동은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책과 참고서, 문제집을 잔뜩 준비해놓고 정작 공부는 하지 않는 자녀를 보는 부모의 심정이 얼마나 애타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본질이요, 알맹이요, 내용입니다. 비본질적인 껍데기는 열심히 준비하면서 정작 해야 할 일은 하지 않는 사람들, 오늘 본문의 유다 백성들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기적적인 구원
오늘 본문은 기원전 701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룹니다. 기원전 8세기 근동 지방의 맹주는 앗시리아였습니다. 이집트를 목표로 서진하던 앗시리아는 기원전 721년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후, 기원전 701년에는 남유다의 수도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앗시리아 왕 산헤립은 군대 장관 랍사게를 보내 히스기야 왕에게 편지를 전했습니다. 그 편지는 무례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유다와 예루살렘을 조롱할 뿐 아니라 하나님까지 모독했습니다. 히스기야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그 편지를 들고 성전으로 달려갔습니다. 성전에서 편지를 펴놓고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이방 백성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히스기야에게 응답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염려하지 말라.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니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정말로 그것은 하나님께서 해주셔야 할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다에게 어떤 동맹도 맺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하나님께서 여호와의 군대를 보내셨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앗시리아 군대 18만 5천 명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앗시리아 군대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전투도 없이 자국 군대가 그렇게 많이 죽은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랍사게는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수 없어 본국으로 철수했습니다. 유다는 평화를 얻었습니다. 하나님만 의지하고 동맹을 맺지 않은 유다가 결국 앗시리아를 물리친 것입니다.
잘못된 우선순위
그런데 앗시리아 군대가 물러간 후 유다 백성들이 한 일을 보십시오.
"너희가 다윗 성에 무너진 곳이 많은 것도 보며 너희가 아랫못의 물도 모으며 또 예루살렘의 가옥을 계수하며 그 가옥을 헐어 성벽을 견고하게도 하며" (이사야 22:9-10)
앗시리아 군대가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면서 성벽이 무너지고 가옥이 파괴되었습니다. 군대가 떠나자 유다 백성들은 성벽을 재건하고 무너진 가옥을 복구하는 일에 착수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당연한 순서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악하게 보셨습니다.
"너희가 또 옛 못의 물을 위하여 두 성벽 사이에 저수지를 만들었느니라 그러나 너희가 이를 행하신 이를 앙망하지 아니하였고 이 일을 옛적부터 경영하신 이를 공경하지 아니하였느니라" (이사야 22:11)
'이를 행하신 이'는 누구입니까? 앗시리아 군대를 하룻밤 사이에 물리치시고 18만 5천 명을 죽이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유다 백성들은 이 놀라운 일을 행하신 하나님을 앙망하지도, 공경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를 악하게 보신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둘러싼 앗시리아 군대를 한순간에 섬멸하셨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건져주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기 집을 먼저 세우고 성벽을 먼저 고쳤습니다.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회개 대신 잔치
"그날에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통곡하며 애곡하며 머리털을 뜯으며 굵은 베를 띠라 하셨거늘" (이사야 22:12)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왜 이런 일이 닥쳤는지, 왜 나라가 이렇게 약해졌는지, 왜 외부 세력이 성을 둘러싸게 되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회개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굵은 베를 띠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유다 백성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성벽을 수축하고 가옥을 복구하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너희가 기뻐하며 즐거워하여 소를 죽이고 양을 잡아 고기를 먹고 포도주를 마시면서 내일 죽으리니 먹고 마시자 하는도다" (이사야 22:13)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적들이 물러갔다고 소를 잡고 양을 잡아 포도주를 마시며 "내일 죽을 각오로 오늘 실컷 마시자"며 술판을 벌였습니다. 굵은 베를 띠고 회개해야 할 백성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드려야 할 백성들이 오히려 잔치와 술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하나님 보시기에 좋을 수 있겠습니까?
우선순위의 중요성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일어납니다. 그 문제를 하나님 앞에 가져가면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십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을 때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는지 자신을 살피고 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문제가 일단락되면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립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살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돌이켜 봐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 우리 가정에 주시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내 인생에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돌이켜야 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하나님은 순서를 어기는 자를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분명히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는 자를 하나님은 기뻐하십니다. 유다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셨는데, 그들은 하나님께 나와 감사하지 않고 잔치를 벌이며 자기들 눈에 좋은 것을 먼저 했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분명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구원의 은혜를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기에서 건져주실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사와 찬양입니다. 문제 해결 후 즉시 일상으로 돌아가지 말고, 먼저 하나님께 예배드려야 합니다.
둘째, 회개가 회복보다 앞서야 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을 돌아보고 회개하는 것이 외적 복구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영적 상태를 먼저 보십니다.
셋째, 하나님의 우선순위를 따라야 합니다 우리 눈에 급한 것과 하나님께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먼저 찾고 그 자리에 서야 합니다.
이런 미련한 자들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라고 하신 가장 우선되는 것을 먼저 찾고 깨닫고, 그 자리에 서는 지혜로운 믿음의 백성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