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라
이사야 31장
멈출 줄 아는 지혜
남자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한번 휘둘러야지." 일을 시작했으면 중간에 멈추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는 격려의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맞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단히 무모한 말이기도 합니다.
일을 진행하는 동안 상황이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계속 진행하는 것보다 멈추고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지혜로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가던 길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시간이 아깝고 화가 나더라도 그 자리에서 멈추고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훨씬 더 용기가 필요하고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끝까지 가면 망하는 것을 알면서도, 파멸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가는 것은 가장 미련한 일입니다.
마약이나 도박이 위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간에 멈추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 중독에 빠져 있습니다"라고 인정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합니다.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고 도움을 청해야만 돌이킬 수 있고 살아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유다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다시 돌아오라. 너무 멀리 갔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돌아오기만 하면 다시 살아날 것이고 희망이 있다."
애굽을 의지하는 어리석음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은 말을 의지하며 병거의 많음과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앙모하지 아니하며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하나니" (이사야 31:1)
유다 백성들은 동쪽에서 거대한 세력으로 달려오는 아시리아 제국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이집트로 숨어들어갑니다. 애굽의 그늘에 자신들의 약함을 숨기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는 피할 만한 그늘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들 자신도 구스에게 지배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 피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된 일이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애굽에 내려가 살 길을 도모한 적이 있었고, 다윗의 아들 솔로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솔로몬은 아버지와 달리 전쟁을 피하고자 이집트 바로의 딸과 정략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의 딸이 우상을 가져왔고, 그 우상이 이스라엘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가 갈라지는 계기도 결국 솔로몬이 이집트를 의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나라를 의지하는 것, 보이는 사람을 의지하는 것은 이스라엘에게 뿌리 깊은 죄악이었습니다.
하나님만 의지했던 승리의 역사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이 강했던 때가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며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승리한 이유는 영토가 넓어서도, 무기가 최신식이어서도, 잘 훈련된 군대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가 가나안 일곱 족속을 무찌르고 땅을 정복할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힘으로 정복한 것이 아닙니다. 여호수아부터 모든 백성까지 철저하게 하나님만을 의지했습니다. 그것이 승리를 가져다준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지금 남유다가 약한 이유는 군사력 부족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큰 교훈입니다. 믿음의 백성들이 자신감을 잃는 이유는 하나님을 떠나 살기 때문입니다.
"애굽은 사람이요 신이 아니며 그들의 말들은 육체요 영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그의 손을 펴시면 돕는 자도 넘어지며 도움을 받는 자도 엎드러져서 다 함께 멸망하리라" (이사야 31:3)
애굽은 사람일 뿐 신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도 눈에 보이는 것을 지나치게 의지합니다. 젊은이들은 부모의 그늘을, 나이 든 사람은 자녀들을 의지합니다. 하지만 혈연관계가 하나님보다 강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그늘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을 믿고 의지했다가 함께 망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봅니다. 결국 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할 분은 전능하신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
"새가 날개 치며 그 새끼를 보호함 같이 나 만군의 여호와가 예루살렘을 보호할 것이라 그것을 호위하며 건지며 뛰어넘어 구원하리라 하셨느니라" (이사야 31:5)
하나님은 어미 새가 새끼를 보호하듯 이스라엘을 강한 손과 편 팔로 보호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문제는 이집트의 군대는 눈에 보이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길과 날개 그늘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내 인생을 돌보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지금도 내 머리 위에 손을 얹으시고 날개로 감싸 안으신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을 깨달으려면 하나님 앞에 나와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고 느끼려면 하나님의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데, 하나님의 언어는 기도입니다. 전능하신 절대자와 대화하는 유일한 방법이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으면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도하지 않고 말씀 보지 않으면 하나님의 임재와 보호하심을 느낄 수 없습니다.
돌아오라는 최후통첩
"이스라엘 자손들아 너희는 심히 거역하던 자에게로 돌아오라" (이사야 31:6)
이것이 하나님이 유다 백성들에게 하시는 가장 강력한 말씀이자 최후통첩입니다. "너희는 끝까지 거역하고 반역하고 도망갔지만, 나에게 돌아오라"는 말씀입니다.
"돌아오라"는 말씀에는 돌아오면 과거의 모든 악한 일들을 용서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네가 나에게 행한 모든 나쁜 일은 기억조차 하지 않고 다 용서할 테니 무조건 돌아오라. 거기에 너희의 살 길이 있다."
선지자들이 늘 하는 말씀입니다. "회개하고 돌이켜라. 그러면 살아나리라." 오늘 우리가 살 길은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 그것밖에 없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멈추고 돌아갈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파멸로 가는 길임을 알면서도 계속 가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잘못된 길임을 깨달았다면 자존심을 버리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지혜입니다.
둘째,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애굽은 사람이요 신이 아닙니다. 부모도, 자녀도, 국가도 완벽한 그늘이 될 수 없습니다.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만이 우리의 참된 피난처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심히 거역하던 자에게로 돌아오라"는 말씀은 용서의 약속입니다. 아무리 멀리 갔어도, 아무리 오래 거역했어도 돌아오기만 하면 살 길이 열립니다.
이 시대는 복잡합니다. 전쟁과 물가 상승,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우리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습니다. 강대국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물질이 우리를 보호할 수 없습니다. 그때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돌아오라." 하나님 앞에 돌아가 엎드려 구하면, 우리의 연약함을 감싸주시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