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
이사야 8장
자극적인 유혹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강에는 별로 좋지 못합니다. 맵고 짜고 단 음식이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도 이미 입증되었고 경험적으로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그쪽으로 우리의 손이 갑니다. 싱겁고 덜 단 음식은 우리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건강에는 분명히 좋은데 사실 우리 손이 잘 가지 않아서 그것도 고민입니다.
영적인 세계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자극적인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어지럽히는 많은 자극적인 것들, 그쪽으로 흘러 들어가다가 보면 문득 정신을 차리고 나면 영적으로 우리가 크게 오염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 영적 건강에는 세상의 자극적인 것들이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 우리가 영적인 건강함을 유지하고 살기를 바라시는 것은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과 우리가 아버지 앞에 나와 엎드려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하나님이 늘 바라십니다. 그런데 그것은 별로 우리에게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적인 성장이 더딘 것입니다.
노략이 속히 임함
기원전 8세기 남유다는 매우 복잡한 국제 정세 가운데 있었습니다. 기원전 8세기 남유다 아하스 왕 시절, 그때 패권을 가진 나라는 앗수르였습니다. 이 앗수르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아람과 북이스라엘이 동맹을 맺고 유다에게도 동맹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유다의 아하스 왕은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이에 분노한 아람과 북이스라엘이 남유다를 쳐들어옵니다. 그러나 1차 침공은 잘 막아냈습니다. 아람과 북이스라엘은 다시 2차 침공을 준비합니다. 이것이 남유다 아하스 왕과 백성들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보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염려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너희가 1차 침공을 잘 막아냈던 것처럼 내가 너희와 함께할 것이니 두 번째 침공도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하스 왕 그리고 백성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친히 징조를 구하라고 하셨지만, 아하스는 구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임마누엘의 약속까지 하셨지만,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제 아하스에게, 남유다 백성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렇게 임합니다.
"내가 내 아내를 가까이 하매 그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은지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그의 이름을 마헬살랄하스바스라 하라 이는 이 아이가 내 아빠 내 엄마라 부를 줄 알기 전에 다메섹의 재물과 사마리아의 노략물이 앗수르 왕 앞에 옮겨질 것임이라 하시니라" (이사야 8:3-4)
마헬살랄하스바스, 이사야의 둘째 아들의 이름을 이렇게 정하라고 하셨습니다. '노략이 속히 임한다'는 뜻입니다. 노략이 속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를 노략하고 침공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어느 나라가 또 다른 어느 나라를 침공한다는 뜻일까요?
그 내용을 보면 다메섹의 재물과 사마리아의 노략물이 앗수르 왕에게 옮겨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메섹은 아람의 수도입니다. 사마리아는 북이스라엘의 수도입니다. 지금 동맹을 맺고 유다를 침공하고 있는 아람과 북이스라엘이 결국은 앗수르에게 망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염려하지 말라고 내가 말하지 아니하였느냐. 하나님께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왜 자꾸 두려워하느냐. 이제 곧 앗수르가 아람과 이스라엘을 침공해서 그들이 노략한 노략물이 앗수르 왕에게 옮겨질 것인데 너희는 왜 자꾸 걱정하고 두려워하느냐." 하나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다 보면 내 주변을 둘러싼 여러 복잡한 상황들이 생깁니다. 이 사람도 겁이 나고 이 상황도 두렵습니다. 내가 염려하고 걱정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까 봐 밤잠도 자지 못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 아버지께 엎드려 구하는 자들은 하나님 안에서 믿음을 가지고 신뢰하고 살면 됩니다. 나머지 일은 하나님께서 풀어가시고 해결하시고 역사하실 것입니다.
아람과 북이스라엘의 연합군이 유다를 쳐들어온다 할지라도, 그들보다 강한 하나님께서 앗수르를 움직이셔서 그 두 나라를 정리하신다고 말씀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 있기만 하면 됩니다. 여러 복잡한 상황들을 염려하고 그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려고 하면 아무 일도 되지 않습니다.
실로아 물을 버림
믿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 남유다 백성들, 이런 상황을 여전히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있는 자들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이렇게 책망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다시 내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 백성이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버리고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을 기뻐하느니라" (이사야 8:5-6)
르신은 아람 왕의 이름입니다. 르말리야의 아들 베가, 이 사람은 북이스라엘의 왕입니다. 아람과 북이스라엘의 연합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기뻐한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하셨습니다. 이것이 기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역설적으로 표현하셨지만, 여기에는 불순종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않는 남유다 백성들을 비꼬는 말씀입니다.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루살렘 성, 그 성으로 들어오는 식수가 바로 실로아 물입니다. 성 밖에 기혼샘이 있습니다. 기혼샘에서부터 물이 조금씩 조금씩 흘러들어와서 작은 시내를 이룹니다. 이 작은 시내가 성 안으로 들어오고, 성 안 사람들은 성 밖의 기혼샘으로부터 흘러 들어온 샘물을 먹고 살아갑니다.
이 물이 천천히 흐릅니다. 물줄기도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샘을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원래부터 이 샘이 있었습니다. 다윗이 여부스 사람들에게서 예루살렘 성을 빼앗기 전부터 성 밖에는 기혼샘이 있었고, 기혼샘에서부터 발원한 물이 예루살렘 성 안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 사람들은 이 물이 원래부터 있었기 때문에 이 물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물이 마치 하나님의 은혜 같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은혜는 원래부터 우리에게 있었습니다. 태초부터,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기 이전부터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 나를 지으시고 이 땅에 내보내신 이후부터 하나님의 은혜는 마치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처럼 우리 인생에 타고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백성들은 우리에게 언제나 말씀으로 다가오시고 능력으로 찾아오시는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 같은 하나님의 은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강한 군대로 쳐들어오는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허둥지둥하고 걱정하고 염려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런 유다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책망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까?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줄로 믿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와서 엎드려 기도하는 것 아닙니까? 믿음의 백성들은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붙잡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는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과 같습니다. 세상에 강한 군대와 강한 자극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눈을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은혜에 뿌리를 두고 살면 제아무리 강한 군대라 하더라도, 제아무리 강한 자극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쓰러뜨리거나 넘어뜨리지 못할 줄로 믿습니다.
성소가 되시는 하나님
이제 하나님은 유다 백성들에게 심판을 예고합니다. 내 말을 믿지 못하고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의지하지 않고 여전히 아람과 북이스라엘을 두려워하는 그들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주 내가 흉용하고 창일한 큰 하수 곧 앗수르 왕과 그의 모든 위력으로 그들을 뒤덮을 것이라 그 모든 골짜기에 차고 모든 언덕에 넘쳐 흘러 유다에 들어와서 가득하여 목에까지 미치리라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하셨느니라" (이사야 8:7-8)
앗수르가 모든 위력으로 큰 물같이 유다에 쳐들어올 것이라고 예고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과 같은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을 하나님은 이렇게 심판할 것이라고 심판을 예고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심판 예고에는 항상 은혜가 숨어 있습니다. 피할 길도 예비해 주셨습니다.
"만군의 여호와 그를 너희가 거룩하다 하고 그를 너희가 두려워하며 무서워할 자로 삼으라 그가 성소가 되시리라 그러나 이스라엘의 두 집에는 걸림돌과 걸려 넘어지는 반석이 되실 것이며 예루살렘 주민에게는 함정과 올무가 되시리니" (이사야 8:13-14)
"그가 성소가 되시리라"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말씀합니다. 아람과 북이스라엘의 연합군을 두려워하지 말라, 앗수르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가 성소가 되시리라. 성소, 곧 하나님을 의지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오라는 뜻 아닙니까?
성전에는 성소가 있고 지성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남유다 백성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성소로 나와서 기도하고 엎드리라.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라. 그가 너를 건지시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성소가 되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능력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건지시고 보호하시고 세우시고 돌보실 줄로 믿습니다.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셨고 아람과 북이스라엘의 연합군을 하나님이 막아주신다고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믿음 없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없는지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과 같은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기억합니다. 태초부터 계셨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고 영원히 우리를 다스리고 계실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 앞에 우리가 엎드립니다. 그가 우리의 성소가 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오직 우리는 하나님만 두려워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우리 주변의 상황이 복잡합니다. 이 나라도 복잡합니다. 내 인생에 여러 두렵고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보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되기를 원합니다.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이 지금까지 우리의 목을 축이고 우리의 생명을 살려주신 것처럼,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이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살리실 줄 믿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세상의 자극적인 것보다 하나님의 잔잔한 은혜를 택해야 합니다.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처럼 조용하지만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의지해야 합니다.
둘째, 두려워할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세상의 강한 군대나 위협이 아니라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만을 경외하며 살아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이 우리의 성소가 되십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고 엎드리면, 그분이 우리의 피난처와 성소가 되어주십니다.
오늘도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과 같이 다가오시는 주의 말씀 가운데 거하시는 복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