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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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벨라 굴

창세기 23장

성숙한 신앙인의 태도

어린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하고 작은 문제 때문에 서로 마음이 상하고 다투고 일러바치기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합니다. 보이는 것을 양보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얻는 넓은 마음과 통 큰 태도는 사실 어린아이들에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어른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어른이라 할지라도 눈에 보이는 것을 양보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얻는 넓은 마음과 아량, 통 큰 태도를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숙하고 성장한 사람,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태도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아브라함이 바로 그런 모습과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라의 죽음과 아브라함의 위기

"사라가 127세를 살았으니 이것이 곧 사라가 누린 햇수라" (창세기 23:1)

사라가 세상을 먼저 떠났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평생을 함께한 믿음의 동역자였습니다. 아브라함의 나이 75세에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에 왔습니다. 그로부터 62년 동안 두 사람은 믿음의 여정을 함께 달려왔습니다.

가나안 땅에 기근이 있어서 애굽에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도 하고,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믿음을 잃고 소돔 땅으로 떠난 것도 경험하고, 하나님 앞에 10년 동안 기도하고 엎드렸는데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후사를 주지 않자 하갈을 통해서 이스마엘을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천사들을 대접해서 천사들의 말,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이삭이 태어날 날을 받기도 하고, 이삭이 태어나서 기쁨과 감사 그리고 환희를 경험하기도 하고, 여호와 이레의 놀라운 축복도 경험했습니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62년, 동안 믿음의 여정을 함께 달려오고 사라가 127세가 되어서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사라의 죽음은 자신의 절반 아니 그 이상, 그의 전 존재를 잃은 것과 같은 큰 슬픔과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슬픔과 고통과는 별개로 당장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장례를 치를 매장지조차 그에게는 없었습니다.

"그 시신 앞에서 일어나 나가서 헷 족속에게 말하여 이르되 나는 당신들 중에 나그네요 거류하는 자이니 당신들 중에서 내게 매장할 소유지를 주어 내가 나의 죽은 자를 내 앞에서 내어다가 장사하게 하시오" (창세기 23:3-4)

사실 그는 목축도 하고 농사도 지었지만 그러나 그 땅에서 자신을 위해서 땅 한 평도 아직까지 가지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죽었습니다. 아내를 매장할 매장지를 얻기 위해서 헷 족속에게 가서 땅을 팔라고 합니다.

믿지 않는 자들의 인정

하지만 헷 족속은 아브라함에게 땅을 팔지 않고 그저 주겠다고 말합니다.

"내 주여 들으소서 당신은 우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시니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우리 중에서 자기 묘실에 당신의 죽은 자 장사함을 금할 자가 없으리이다" (창세기 23:6)

헷 족속이 하는 말 중에 그들이 아브라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정하는지가 잘 나타납니다. "당신은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세운 지도자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은 믿음의 사람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찬사입니다. 아브라함이 그 땅에서 62년 동안 살면서 믿지 않는 이방인들에게 이렇게 인정받고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는 비록 눈에 보이는 땅 한 평 가지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매장할 매장지조차 준비하지 못했지만,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영적으로 훌륭한 지도자였고 믿지 않은 사람들이 말하기를 하나님의 존재를 아브라함을 통해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이 사라와 함께 62년 동안 그 땅에서 뿌린 씨앗의 열매였습니다. 아브라함의 삶이 어떠했는지 이들의 입을 통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지혜로운 대응

아브라함은 이들의 호의를 완곡하게 거절합니다.

"그가 그의 밭머리에 있는 그의 막벨라 굴을 내게 주도록 하되 충분한 대가를 받고 그 굴을 내게 주어 당신들 중에서 매장할 소유지가 되게 하기를 원하노라 하네" (창세기 23:9)

아브라함은 무상으로 땅을 받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충분한 대가를 주어서 그 땅을 사고자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지금까지 62년 동안 그 땅에 살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과 쌓아온 신뢰 관계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이들에게 "당신은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세운 지도자입니다"라고 고백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보이는 것을 양보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얻은 결과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문제 때문에 땅에 대한 문제를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가져오면 그 가운데 불만을 가진 사람이 한둘 혹은 그 이상이 나올 수 있고 그로 인해서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일이 다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믿지 않는 자들과의 금전 거래에 있어서 정확하게 정확성을 기하고 있습니다.

몇 번 오가는 실랑이가 있습니다. 그 마지막에 일어난 일입니다.

"에브론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내 말을 들으소서 땅값은 은 사백 세겔이나 그것이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되리이까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창세기 23:14-15)

헷 족속의 지도자 되는 사람이 땅값을 말하고 있습니다. 표현은 완곡하고 표현은 부드럽게 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들은 분명히 땅값을 쳐서 은 사백 세겔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은 사백 세겔의 가치를 그 당시 노동자의 품삯으로 계산해보면 상당한 금액입니다. 건강하고 숙련된 건장한 남자의 1년 품삯이 은 10세겔입니다. 일반적인 남자의 1년 품삯이 은 5세겔입니다. 그러면 일반적인 남자, 건장하고 숙련된 남자의 품삯으로 비교해보면 연봉의 40배에서 80배 정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밭 하나 사는데 그만큼의 금액을 이 사람들은 자신의 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보면 불신자들의 삶의 태도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말은 부드럽고 그들의 말은 평안하고 그들은 말로는 그저 가져가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러나 사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저 주는 법은 없는 사람들입니다. 영적으로 성장하지 않고 성숙하지 않은 자들, 하나님의 말씀 복음으로 거듭나지 않은 자들은 당연히 눈에 보이는 것을 쫓아서 살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입니다.

아브라함의 결단과 교훈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런 자들과 교제하고 이런 자들과 함께 뒤엉켜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이들과의 관계에서 눈에 보이는 것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우리는 매 순간 반복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브라함은 이들과 믿지 않은 자들과 가나안 땅에서 62년 동안 살아오면서 그 법칙을 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영적으로 체득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들의 입에서 나온 은 사백 세겔을 가지고 흥정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다 대가를 지불합니다.

"아브라함이 에브론의 말을 따라 에브론이 헷 족속이 듣는 데서 말한 대로 상인이 통용하는 은 사백 세겔을 달아 에브론에게 주었더니 마므레 앞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 곧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과 그 밭과 그 주위에 둘린 모든 나무가 성문에 들어온 모든 헷 족속이 보는 데서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된지라" (창세기 23:16-18)

그 당시에 사람들이 통용하는 은 사백 세겔을 에브론이 말한 대로 달아서 주고 뒷말이 없게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방법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 본문을 보면서 아브라함이 부자였구나, 돈이 많았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지만 이것은 부자라서 돈이 많아서 할 수 있는 태도는 결코 아닙니다. 그의 삶의 방법과 방식과 방향이 이렇게 방향지어져 왔다는 결과입니다.

처음부터 아브라함이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왔을 때 기근이 들어서 하나님께 여쭙지도 않고 기도하지도 않고 애굽으로 내려가 버렸습니다. 그곳에서 아내를 잃을 뻔했지만, 은과 금과 패물과 육축과 그리고 종들을 얻어서 돌아왔습니다. 그때는 기뻤습니다.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이 주는 은금 패물이 결국은 그의 마음을, 그의 가정을 패가망신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때 딸려온 종들 중에 하갈이 있었고, 그때 애굽에 내려가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믿음을 잃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이후로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금전 거래,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깊이 있게 반성하게 됩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성숙한 신앙인은 보이는 것을 양보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얻습니다. 아브라함이 헷 족속에게서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라는 고백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62년 동안 보이는 것을 양보하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입니다.

둘째, 믿지 않는 자들과의 관계에서 정직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은 사백 세겔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흥정 없이 그대로 지불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 관계를 지키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과연 이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태도로 살고 있습니까? 돈 몇 푼에, 눈에 보이는 것 몇 가지 때문에 우리의 믿음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보이는 것은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더 깊은 가치, 더 많은 가치, 더 귀중한 가치를 손에 넣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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