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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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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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뒤바뀐 순서

창세기 34장

초고속 성장의 그늘, 결과주의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초고속 성장을 이룬 나라입니다. 한국전쟁과 분단, 자원 부족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극복하고 세계적으로 존중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근면과 성실을 무기로 삼아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이제는 한류라는 이름으로 음악과 드라마, 영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반드시 그늘이 따라옵니다. 그 문제 중 하나가 성과주의와 결과주의입니다. 결과만 좋다면, 성과만 낼 수 있다면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조리와 문제는 눈감아줄 수 있다는 의식이 우리 안에 팽배해 있습니다. 인권이 무시되고 정의가 상실되어도 "그 정도야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동기도 무척 중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끊임없이 동기와 과정, 순서를 강조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시작할 때 어떤 내적 의지를 가졌는지, 그 과정은 정의로웠는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큼 성실했는지를 항상 묻고 계십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과정을 철저히 무시합니다. 순서를 뒤바꿔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의 이방인들이 그러했고, 그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은 야곱의 일생도 그러했습니다.

순서가 뒤바뀐 비극적 사건

야곱은 가나안 땅에 들어왔습니다. 라반과 에서라는 두 큰 장애물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극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네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약속하시고, 마하나임 하나님의 군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합니다. 벧엘로 올라가야 할 야곱이 숙곳에 자기 집을 짓고 가축을 위해 우릿간을 지었지만, 하나님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 디나가 그 땅의 딸들을 보러 나갔더니 히위 족속 중 하몰의 아들 그 땅의 추장 세겜이 그를 보고 끌어들여 강간하여 욕되게 하고" (창세기 34:1-2)

야곱의 딸 디나가 그 땅의 추장 세겜에게 강간당한 것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야곱과 그의 가족은 이곳의 원주민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조상들은 아브라함 때 이주해온 사람들이었기에, 전쟁을 했다가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의 태도를 보십시오.

"그 마음이 깊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연연하며 그 소녀를 사랑하여 그의 마음을 말로 위로하고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청하여 이르되 이 소녀를 내 아내로 얻게 하여 주소서 하였더라" (창세기 34:3-4)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고백하고, 청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 순서인데, 세겜은 억지로 욕보인 후에 연연하고 사랑하여 위로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믿지 않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아버지 하몰이 야곱을 찾아와 정식으로 청혼합니다.

"하몰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 세겜이 마음으로 너희 딸을 연연하여 하니 원하건대 그를 세겜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라...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 (창세기 34:8-10)

세겜도 같은 말을 합니다.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와 그의 남자 형제들에게 이르되... 아무리 큰 혼수와 예물을 청할지라도 너희가 내게 말한 대로 주리니 이 소녀만 내게 주어 아내가 되게 하라" (창세기 34:11-12)

겉으로만 보면 아름다운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순서를 바꾼 악한 모습입니다. 과정은 어찌 되었건 결혼만 하면 된다는 생각, 욕을 보였건 강간을 했건 인권을 짓밟았건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일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야곱의 일생도 거울을 보듯 똑같았습니다. 장자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형과 아버지를 속여도 과정이 무엇이 중요했습니까? 라헬을 얻을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 봉사해야 할 20년을 외삼촌 한 사람을 섬기며 허비했습니다. 라반에게서 도망갈 수만 있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야반도주했습니다. 에서의 칼날을 피할 수만 있다면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며 차별적으로 배치했습니다.

야곱이 바로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자기가 뿌린 대로 거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도 역시 이방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십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 때,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시고 질서 있게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동기와 과정, 절차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결과는 내가 책임질 테니 너는 바른 마음으로 시작하고 과정과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라" 항상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야곱의 일생은 무엇 하나 순서가 정당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이방인들에게 똑같이 당하고 있습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며 동기와 과정을 중시하십니다.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세상의 논리에 휩쓸리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과정을 거치며, 그 과정을 통해 기다림과 인내를 배워야 합니다.

둘째, 우리가 뿌린 대로 거두게 됩니다. 야곱이 순서를 무시하고 살았던 것처럼, 그도 똑같이 순서가 뒤바뀐 비극을 당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보다 앞서지 말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는 일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아 답답할지라도,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때를 기다리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지혜로운 백성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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