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 첫사랑
창세기 35장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의 중요성
성공한 기업인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상투적인 언어가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며, 그 성공을 지속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결단입니다. 맛있는 음식점에서 초심은 곧 음식 맛이고, 초심이 변하면 맛이 변합니다. 좋은 기업에게 초심은 제품의 품질입니다. 품질이 변하고 맛이 변하면 누가 다시 찾겠습니까?
믿음의 사람들에게 초심은 하나님을 뜨겁게 만난 첫사랑입니다. 하나님께서 죄 가운데 있던 우리를 찾아오셔서 자녀로 불러주셨을 때, 그 감격과 환희와 기쁨의 첫사랑이 바로 믿음의 초심이요 영적인 초심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첫사랑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은 드물고, 첫사랑은 변질되기도 합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섬에서 기록한 요한계시록에서, 하나님은 에베소 교회에게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돌이키고 첫사랑을 회복하라"고 책망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이 개척하고 두란노 서원에서 밤낮없이 가르쳤던 그 교회가 첫사랑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야곱도 하나님의 책망을 듣고 첫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야곱은 20년 전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빈털터리로 외삼촌 집 밧단아람으로 떠났습니다. 벧엘 들녘에서 노숙하던 중 꿈에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늘 문이 열리고 사닥다리가 내려오며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깨어난 야곱은 "하나님이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구나" 고백하며 두 가지 결단을 했습니다. 평생 십일조를 드리겠다는 것과 이곳에 하나님의 집을 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베개로 사용했던 돌에 기름을 부어 그곳을 '벧엘'이라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그 언약을 기억하시고 20년 동안 야곱을 지켜주셨습니다. 라반의 손에서도, 에서의 칼날에서도 건져주셨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벧엘로 올라가야 할 야곱은 숙곳에 정착하여 자기를 위해 집을 짓고 가축을 위해 우릿간을 지었지만, 하나님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환란 속에서 들려온 하나님의 부르심
그 가정에 큰 환란이 닥쳤습니다. 딸 디나가 세겜에게 욕보임을 당했고, 격분한 시므온과 레위가 그 땅의 족속들을 칼로 죽였습니다. 야곱의 가족은 그 땅에서 이방인에 불과했기에, 동맹을 맺은 다른 고을 사람들이 쫓아오면 당해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을 때 하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창세기 35:1)
하나님께서 먼저 "벧엘로 올라가서 제단을 쌓으라"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이 벧엘에서 야곱을 기다리고 계셨다는 뜻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인간과 맺은 약속을 기억하시고 지키시는 분입니다. 벧엘에 올라와서 하나님의 집을 짓겠다던 야곱의 약속을 기억하시고 기다리셨지만, 야곱은 숙곳에 정착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다시 그를 불러주신 것입니다.
"벧엘로 올라오라"는 말씀은 "너의 초심을 회복하라, 첫사랑을 회복하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벧엘에서 야곱을 만나주셨을 때, 그의 물질이나 정직함을 보신 것이 아닙니다. 그는 거짓말쟁이 빈털터리였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를 지키고 돌보셨습니다. 이제 야곱은 자식도 많고 물질도 넘치며 아내도 넷이나 됩니다. 가족과 물질, 부귀영화를 지키기 위해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은 "이제 너는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너 하나만 올라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창세기 35:2)
의아한 것은 믿음의 가정에 이방 신상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이 20년을 살았던 라반의 집은 혼합주의적 요소가 가득했습니다. 라헬이 아버지 집을 떠날 때 그 집의 수호신인 드라빔을 훔쳐 나왔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이방 신상을 함께 두고 섬기는 집이었습니다. 부귀영화와 무병장수, 가정의 안녕을 위해 드라빔을 모셔놓고 섬겼습니다.
야곱도 처음에는 이상했겠지만, 20년을 살면서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하나님도 섬기고 드라빔도 섬기며, 하나님의 물질 축복도 받고 드라빔의 가정 평안도 누리는 일거양득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 숙곳 사건입니다. 물질이 많아지자 하나님은 뒷전이 되고 물질을 섬기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것들 다 정리하고 나에게로 올라오라" 하셨고, 야곱은 순종했습니다. 이방 신상을 버리고 정결하게 하며 의복을 바꾸어 깨끗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기로 결단했습니다. 그때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들이 자기 손에 있는 모든 이방의 신상들과 자기 귀에 있는 귀고리들을 야곱에게 주는지라 야곱이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 (창세기 35:4-5)
모든 이방 신상과 장신구를 묻어버리고 길을 떠났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세겜 족속들을 죽였기에 동맹을 맺은 이웃 고을들이 복수를 위해 추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들을 두려워하게 하셔서 아무도 야곱의 가족을 추격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초심과 첫사랑을 회복하면 인생의 염려와 걱정, 불안과 근심이 다 떠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섬기고 이방 신상도 섬기며 여러 걱정을 하지만, 하나님이 야곱을 만나주셨을 때 그는 거짓말쟁이 빈털터리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구원하여 주셨는데, 오늘 우리는 물질과 인간관계에 매여 하나님을 뒷전에 밀어놓고 있지는 않습니까?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첫사랑과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격과 환희를 기억해야 합니다. 물질이 늘고 환경이 나아져도 하나님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혼합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하나님도 섬기고 세상도 섬기는 이중적 신앙은 결국 환란을 가져옵니다. 정결한 마음으로 오직 하나님만 섬겨야 합니다.
첫사랑을 기억하고 초심을 회복하여 다시 하나님 앞에 벧엘로 올라가는 주의 백성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