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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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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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담보가 되는 희생

창세기 43장

진정한 협상의 기술

흔히 장사는 협상의 기술이라고 합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고객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고객은 작은 일에 감동하고 작은 일에 상처받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판매자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좋은 물건을 가져오고 이윤을 적게 남기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판매자는 별로 좋지 않은 물건을 많은 이익을 남기고 팔고 싶어 합니다. 이 사이의 갈등이 협상의 걸림돌이 됩니다.

진정으로 장사를 잘하는 사람은 좋은 물건을 가져오고 이윤을 적게 남깁니다.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그를 신뢰하게 되고, 그 가게는 대를 이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이렇게 손해 보는 것이 오히려 협상 기술의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손해는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큰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유다는 완고한 아버지 야곱을 설득하는 데 이런 협상의 기술을 보여줍니다.

막다른 상황과 유다의 결단

야곱의 아들들이 이집트에서 곡식을 구해왔습니다. 그들은 총리 앞에 엎드려 절했는데, 그 총리가 22년 전에 팔아버린 동생 요셉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정탐꾼이라는 누명을 씌우고, 막내동생 베냐민을 데려오라고 명령한 후 시므온을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형제들은 곡식은 구해왔으나 시므온을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야곱에게 이 상황을 보고했지만, 야곱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시므온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가져온 곡식이 다 떨어졌습니다.

"그 땅에 기근이 심하고 그들이 애굽에서 가져온 곡식을 다 먹으매 그 아버지가 그들에게 이르되 다시 가서 우리를 위하여 양식을 조금 사오라" (창세기 43:1-2)

다시 이집트에 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베냐민을 데려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들들이 여러 번 설득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우리 아우를 우리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내려가서 아버지를 위하여 양식을 사려니와 아버지께서 만일 그를 보내지 아니하시면 우리는 내려가지 아니하리니 그 사람이 우리에게 말하기를 너희의 아우가 너희와 함께 오지 아니하면 너희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였음이니이다" (창세기 43:4-5)

야곱은 자신의 괴로움만 토로할 뿐 양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는 모든 식구가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지루한 공방이 계속될 때, 유다가 나섰습니다.

"유다가 그의 아버지 이스라엘에게 이르되 저 아이를 나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곧 가리니 그러면 우리와 아버지와 우리 어린 아이들이 다 살고 죽지 아니하리이다 내가 그를 위하여 담보가 되오리니 아버지께 내 손에서 그를 찾으소서 내가 만일 그를 아버지께 데려다가 아버지 앞에 두지 아니하면 내가 영원히 죄를 지리이다" (창세기 43:8-9)

한마디로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선언이었습니다. "제가 담보가 되겠습니다. 동생 베냐민을 찾아오지 못하면 제가 거기에 갇히는 한이 있더라도 막내동생은 반드시 데려오겠습니다." 자신을 내걸고 아버지께 간청한 것입니다.

사실 유다는 이렇게 말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레아가 낳은 네 번째 아들로, 위에 르우벤, 시므온, 레위 세 형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을 때, 유다가 나서서 담보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희생이 녹인 완고한 마음

이 이야기를 들은 야곱의 생각이 완전히 바뀝니다.

"내 아우도 데리고 떠나 다시 그 사람에게로 가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창세기 43:13-14)

그렇게 완고했던 야곱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유다의 결단이었습니다. "내가 담보가 되오리니"라는 선언,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유다의 결단이 완고한 아버지의 마음을 녹인 것입니다.

야곱은 자신만이 베냐민을 사랑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배 다른 형제들도 막내동생을 이토록 아낀다는 것을 보고, 유다를 믿고 베냐민을 보내줍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겠다는 진심과 결단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이 땅의 완고한 백성들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사랑하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셨습니다. 아들을 내어주는 아버지의 진심을 백성들이 깨닫고 죄에서 돌이키기를 바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완고하고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근 사람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자신을 십자가에서 완전히 내어주셨습니다.

완고한 아버지 야곱의 마음을 열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한 유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결론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첫째, 진정한 설득은 자기 희생에서 나옵니다. 유다의 "내가 담보가 되오리니"라는 선언처럼, 자신을 내어주는 희생이 완고한 마음을 녹입니다.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헌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둘째,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내어주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움켜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베풀며 나눌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를 봅니다.

셋째, 손해가 오히려 유익이 됩니다. 장사하는 사람들도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며 신뢰를 쌓습니다. 영적 가치를 붙들고 사는 우리는 더욱 자기중심적 삶을 버리고 희생하며 살아야 합니다.

"제가 담보가 되겠습니다." 이 결단이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나누며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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