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엘세바에서
창세기 46장
기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다윗은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쟁할 때도 기도하고, 양을 칠 때도 기도하고, 어떤 선택의 순간에서도 먼저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다윗을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부르셨습니다.
그의 일생 대부분은 전쟁터에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군대 장관으로, 또 왕으로서 수많은 전투를 치렀지만,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도 그는 먼저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이 전쟁을 해야 합니까? 멈추어야 합니까? 만약 해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구체적인 작전 상황까지 알려주실 때까지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기도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항상 승리했고 어떤 전쟁에서도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입장에서는 다윗이 마음에 합한 기도하는 사람이었지만, 참모들과 군사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이런 다윗이 답답해 보였을 것입니다. 장수라면 카리스마 있게 "나를 따르라" 외치며 지휘하고 돌격하는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참모들을 불러 지도를 펴놓고 전략을 논하는 모습을 사람들은 더 선호했을 것입니다. 때로는 다윗의 모습이 무력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오늘날 기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 방향을 묻고 있을 때, 믿음 없는 이들은 "왜 할 일 없이 매일 엎드려 시간을 낭비하는가"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모습을 마음에 합하게 여기시고 기뻐하십니다.
철든 야곱의 변화된 결단
야곱은 요셉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이집트에서 총리가 된 요셉이 아버지와 모든 가족을 초대한 것입니다. 22년 전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살아있을 뿐 아니라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과거의 야곱이었다면 춤추며 기뻐하며 당장 뛰어 내려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야곱은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이스라엘이 모든 소유를 이끌고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그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니" (창세기 46:1)
브엘세바는 가나안 땅의 최남단입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이집트 접경을 만나게 되는 곳입니다. 야곱은 그곳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가나안 땅을 떠나도 되는지, 아니면 떠나면 안 되는지 하나님께 희생제사로 여쭈었습니다.
"그 밤에 하나님이 이상 중에 이스라엘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야곱아 야곱아 하시는지라 야곱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하나님이 이르시되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버지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며 요셉이 그의 손으로 네 눈을 감기리라 하셨더라" (창세기 46:2-4)
하나님께서 직접 나타나셔서 약속해 주셨습니다.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겠다, 함께 내려가시고 다시 인도하여 올라오게 하시겠다, 요셉이 임종을 지킬 것이라는 약속이었습니다. 이 약속을 듣고 나서야 야곱은 가족들과 함께 이집트로 내려갑니다.
야곱이 이렇게 신중하게 하나님께 여쭌 이유가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한 번도 묻지 않고 떠났다가 큰 고생을 했던 일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이삭은 이집트로 내려가지 말라는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 그 땅에 머물러, 그 해에 농사를 지어 백 배나 거두었습니다. 야곱은 약속의 자손이요 믿음의 계승자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아들 요셉이 살아서 초대한다 하더라도, 가족을 이끌고 약속의 땅을 떠나는 것이 과연 하나님께 합당한지 물어보아야 했습니다.
기도하지 않았던 과거의 대가
이런 모습은 우리가 알던 야곱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야곱은 단 한 번도 하나님께 기도하고 답을 얻어 행동한 적이 없었습니다.
장자권을 얻고 싶었을 때, 그는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와 공모해서 아버지를 속이고 형을 속이고, 거짓말과 거짓 행동으로 장자권을 빼앗았습니다. 라헬을 사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결혼을 위해서도 하나님께 기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눈이 이끄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결정했습니다. 덜컥 외삼촌 라반에게 7년을 봉사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7년이 14년이 되고, 14년이 20년이 되었습니다. 단 한 번도 기도하지 않았기에 20년 동안 종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라반의 집을 떠날 때도 하나님이 떠나라고 하셨으면 그 말씀을 믿고 떠나면 되는데, 야반도주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다가 일을 그르칠 뻔했습니다. 형 에서를 만날 때도 하나님이 이미 에서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두셨는데도, 고민하고 걱정하며 자녀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레아가 낳은 자녀들과 여종들이 낳은 자녀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가나안 땅에 도착해서도 하나님과의 약속대로 벧엘로 올라가 기도해야 했지만, 대신 숙곳에 머물며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을 지었습니다. 한평생 기도를 앞세우지 않고, 자기 원하는 대로, 자기 의지대로, 욕망대로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오랜 세월 훈련받아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완고한 야곱을 치시고, 이런 방법 저런 방법으로 훈련시키셨습니다. 이제 그의 나이가 130세가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야 비로소 철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하나님 앞에 여쭙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결론
야곱의 변화된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모든 일에 앞서 하나님께 여쭙고 기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내가 원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더라도, 먼저 하나님께 길을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결정하신 일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일이 되고, 우리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게 됩니다.
둘째,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훈련의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우리는 시간의 한계 안에 사는 존재입니다. 길어야 100세밖에 살지 못하고, 그중에서도 건강하게 하나님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 귀한 시간을 잘못된 선택으로 훈련받으며 보낸다면 얼마나 아까운 일입니까?
셋째,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가라" 하시면 가고, "멈추라" 하시면 멈추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막으시면 멈추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함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이것이 가장 성공적인 인생입니다.
훈련을 빨리 끝내고 하나님의 손에 쓰임받는 삶, 거룩과 성실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는 삶을 살아갑시다.